그야말로 염천이다. 한반도가 펄펄 끓고 있다. 그렇다고 여름 내내 에어컨이 켜진 건물만 찾아다닐 수는 없다. 한 발만 안으로 들여도 긴팔 옷을 생각하게 되는 동굴이 있고, 바위틈에서 에어컨 바람처럼 냉기가 쏟아지는 풍혈이 있다. 한여름에 얼음이 맺히는 골짜기와 발을 오래 담그기 어려울 만큼 물이 찬 계곡도 있다. 해가 지면 기온이 뚝 떨어지는 고원마을도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다.
여행레저신문은 올여름 특별기획 ‘오싹한 여행지’를 시작한다. 동굴과 폐광 갱도, 얼음골과 풍혈, 냉천과 용천수, 깊은 산골 계곡, 고원도시와 고랭지 마을을 아우르는 국내 여행지 120곳을 차례로 찾아간다.
목표는 ‘시원하니 가보자’는 권유가 아니다. 한 편을 읽고 난 독자가 ‘이런 곳이 있었어? 나는 여기 갈래’라고 목적지를 정할 수 있는 기사를 만드는 것이다.
한여름 찬바람은 관광상품이 되기 전부터 사람을 살렸다
풍혈과 얼음골은 단순한 여름 볼거리가 아니다. 돌무더기와 암석 틈에 저장된 찬 공기가 여름철 바깥으로 흘러나오면서 주변과 전혀 다른 작은 냉기 지대가 만들어진다. 어떤 곳에서는 바깥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어도 바위틈 주변에 얼음이 남거나 손이 시릴 정도의 바람이 나온다.
사람들은 과학이 그 원리를 밝히기 전부터 찬 공기의 쓰임을 알고 있었다. 바위틈에 음식과 과일, 약재를 넣어 보관했고, 동굴과 갱도는 술을 익히거나 농산물을 저장하는 천연 창고가 됐다. 한여름에도 서늘한 장소는 주민들이 더위를 피하고 음식을 상하지 않게 지키는 생활공간이었다.
광산이 문을 닫은 뒤에도 냉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폐광 갱도는 냉풍욕장과 와인 저장고, 관광동굴로 다시 쓰이며 지역의 새로운 여름 자원이 됐다. 산골 냉천에는 병을 낫게 했다는 이야기와 선녀, 용, 도깨비가 등장하는 전설과 야담도 남았다.
오싹한 여행지는 이런 이야기를 장식처럼 붙이지 않는다. 사실로 확인되는 기록과 마을에서 전해지는 구전을 구분하고, 차가운 자연이 지역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바꿨는지까지 추적한다.

왕에게 올릴 은어를 지킨 얼음, 여름 권력이 된 냉기
냉기는 한때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겨울 강에서 얼음을 잘라 창고에 넣고, 짚과 왕겨로 덮어 여름까지 보관하는 일에는 많은 노동력과 비용이 필요했다.
경주와 안동, 창녕 등지에 남아 있는 석빙고는 여름 얼음이 얼마나 귀중한 자원이었는지를 보여준다. 안동 석빙고는 낙동강에서 잡은 은어를 국왕에게 올리는 과정에서 신선도를 지키기 위해 사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얼음은 더위를 식히는 사치품이면서 생선과 음식물을 먼 거리까지 옮기는 국가 물류의 핵심이었다.
어느 지역에서 얼음을 바쳤는지, 어떤 생선과 과일을 차갑게 보관했는지, 냉기가 술과 음식, 농산물에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도 이번 기획에서 살핀다. 고원과 고랭지에서는 서늘한 기후가 배추와 감자, 무를 키웠고 산간마을의 풍경과 음식, 계절 장터까지 바꿨다.

유명한 곳보다 아직 이름이 덜 알려진 지역부터
여행레저신문은 이미 널리 알려진 장소만 되풀이하지 않는다. 지역 주민에게는 익숙하지만 전국 여행자에게는 낯선 풍혈과 냉천, 접근로가 덜 정비된 산골 계곡, 여행지보다 농촌마을로 먼저 알려진 고랭지부터 앞세운다.
첫 순서는 제천 능강계곡 얼음골과 진안 풍혈냉천, 울릉도 봉래폭포 풍혈, 의성 빙계계곡처럼 바위틈의 냉기를 직접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어 보령 냉풍욕장, 청송 얼음골, 밀양 얼음골과 제주 용천수, 강원과 경북의 숨은 계곡, 태백과 평창, 정선, 장수, 진안의 고원마을을 찾아간다.
개발이 덜 된 곳은 불편함까지 그대로 기록한다. 주차장이 없는지, 마지막 구간을 얼마나 걸어야 하는지, 화장실과 안전시설이 부족한지, 사유지나 보호구역에 해당하는지를 감추지 않는다. 덜 개발됐다는 사실을 낭만으로 포장하지 않고 자연과 주민 생활을 훼손하지 않는 방문법을 함께 찾는다.

몇 도인지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경험하느냐다
동굴 내부가 10도인지 14도인지 확인하는 것만으로 기사는 끝나지 않는다. 주차장에서 냉기를 느끼는 지점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가파른 계단이 있는지, 아이와 어르신이 함께 걸을 수 있는지, 긴팔 겉옷이 필요한지까지 실제 동선으로 풀어낸다.
찬물 계곡은 입수가 가능한 구역과 단순 관람 구역을 나눈다.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는 소와 폭포 아래, 비가 내린 뒤 물이 불어난 계곡은 피서지가 아니라 위험지역이 된다. 고원과 산상 여행지는 차량 접근, 셔틀과 케이블카, 정상부 그늘과 화장실, 안개와 강풍에 대비할 옷까지 확인한다.
주차와 운영시간, 요금, 예약, 물놀이 허용 여부, 집중호우 후 통제 상황은 기사 발행 직전 다시 점검한다.

더위에 지친 독자를 위해 오전 일찍부터 이어지는 여행정보
오싹한 여행지는 더위에 지친 독자들이 하루 일정을 정하기 전에 유용한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도록 오전 일찍부터 순차적으로 발행한다. 한 묶음에는 성격이 비슷한 네 곳을 담되, 각각을 독립 여행지로 선택할 수 있을 만큼 온도와 수온, 역사와 전설, 접근법과 즐기는 방법을 충분히 싣는다.
시리즈 중간에는 조회수가 높았던 여행지와 독자가 오래 읽은 기사, 댓글과 검색에서 관심이 집중된 지역을 소개하고 다음 목적지를 예고한다. 반응이 좋은 장소는 단독 기사로 다시 찾아가 마을 사람들의 기억과 전설의 배경, 냉기로 생긴 음식과 특산물, 주변 숙박과 연계 동선까지 더 깊이 파고든다.
여행레저신문이 찾는 것은 단순히 시원한 장소가 아니다
차가운 바람과 물은 여행의 출발점일 뿐이다. 왜 그 골짜기에서만 얼음이 남았는지, 사람들은 그 냉기를 어떻게 이용했는지, 어떤 이야기를 후대에 남겼는지가 목적지를 특별하게 만든다.
여행레저신문의 오싹한 여행지는 전국 120곳의 온도를 재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냉기가 만든 자연과 역사, 전설과 생활, 지역의 오늘을 함께 기록한다.
기사를 읽고 남아야 할 말은 ‘가자’가 아니다.
‘이런 곳이 있었어? 나 여기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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