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화인산림욕장, 4000원에 걷는 메타세쿼이아 숲…가을 흙길 따라 한 바퀴

가을빛으로 물든 나무를 밖에서 바라보다 숲 안으로 들어서면 풍경이 달라진다. 멀리서 한 덩어리로 보이던 수관 아래로 곧은 줄기가 겹쳐지고, 그 사이로 흙길이 이어진다. 충북 옥천군 안남면 화인산림욕장은 높은 나무를 올려다보며 걷는 즐거움이 선명한 곳이다.

입구의 연못과 본관을 지나면 메타세쿼이아 숲길이 시작된다. 나무 사이가 좁아 보이는 구간과 하늘이 열리는 자리가 번갈아 나타난다. 가을에는 가지 끝의 잎과 바닥에 내려앉은 낙엽을 함께 살펴볼 수 있어, 숲 전체의 색뿐 아니라 걸음 가까이의 풍경에도 눈길이 간다.

곧게 뻗은 나무 사이로 이어지는 화인산림욕장 흙길
화인산림욕장 울창한 나무터널 가을풍경/출처:충청북도 공식 블로그

나무 터널과 연못, 사진의 시선이 달라지는 숲

메타세쿼이아가 길 양쪽에 늘어선 구간은 이곳을 대표하는 장면이다. 본관 뒤로 이어지는 이른바 개선문 구간에서는 나무의 줄기와 길이 만드는 원근감이 두드러진다. 길 가운데만 바라보기보다 잠시 멈춰 위쪽 가지를 올려다보면 숲의 높이가 실감난다.

연못 주변에서는 나무가 수면에 비치는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다. 숲 안쪽에서 줄기를 가까이 담았다면 물가에서는 나무와 하늘을 넓게 넣어보는 식으로 시선을 바꿔볼 만하다. 햇빛이 들어오는 방향에 따라 같은 자리에서도 나무의 윤곽과 수면의 표정이 달라진다.

메타세쿼이아만으로 이뤄진 숲은 아니다. 낙엽송과 잣나무, 편백나무 등 여러 수종이 함께 자란다. 그동안 보도된 10만여 그루라는 수량도 이들 수종을 합친 나무 수다. 수종에 따라 다른 줄기와 잎을 찾아보면 숲의 구성을 더 가까이 살펴볼 수 있다.

화인산림욕장 반환점의 종과 돌의자
화인산림욕장 정상 행운의 종/출처:충청북도 공식 블로그

전체 약 4km, 오르내림을 포함한 숲길 산책

옥천군은 화인산림욕장을 약 4km 걷기 코스로 소개한다. 입구에서 숲을 지나 정상부를 거쳐 돌아오는 길에는 흙바닥과 나무뿌리, 경사진 구간이 섞여 있다. 도심 공원의 평탄한 보행로와는 다른 길이다.

전체를 걸을 계획이라면 휴식과 사진 촬영을 포함해 2시간 이상 여유를 잡는 편이 좋다. 짧게 걷고 싶으면 입구의 나무 터널과 가까운 숲길을 감상한 뒤 되돌아오는 방식으로 범위를 줄일 수 있다. 정해진 완주보다 동행자의 걸음에 맞춰 걷는 구간을 고르면 된다.

정상 반환점에는 행운의 종이 있다. 돌의자와 나무 사이에서 잠시 호흡을 고르는 지점이기도 하다. 입구에서 이어지던 나무 터널과 다른 풍경을 본 뒤 내려오면 같은 숲의 오름길과 내림길을 비교하는 재미가 남는다.

화인산림욕장 본관과 숲길 방향 안내판
화인산림욕장 가을풍경/출처:대한민국 구석구석

HISTORY & CULTURE|한 사람의 조림에서 열린 숲으로

이 숲의 출발점에는 고향 산에 나무를 심은 정홍용 대표가 있다. 2019년 옥천군 제공 자료를 바탕으로 한 보도에 따르면 정 대표는 1975년 마을 공동소유 땅을 매입했고, 사업을 하면서도 고향을 오가며 나무를 심었다. 오늘의 숲은 오랜 조림과 관리가 쌓인 결과다.

화인산림욕장은 2013년 8월 문을 열었다. 지금은 사유림을 방문객과 나누는 산림욕장으로 운영된다. 사람이 심고 가꾼 나무가 오랜 시간 자라 지금의 숲길과 그늘을 만들었다.

햇빛이 비치는 화인산림욕장 연못과 가을 나무
화인산림욕장 가을풍경/출처:충청북도 공식 블로그

TRAVEL GUIDE|일반 4000원, 관광주민증 성인 할인

주소는 충북 옥천군 안남면 안남로 151-66이다. 연중무휴로 안내되지만 기상에 따라 휴장할 수 있다. 관광정보마다 개장·폐장 시각이 다르게 표기돼 있어 방문 전 당일 운영시간과 입장 마감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문의는 0507-1318-0308이다.

일반 입장료는 4000원이다. 중·고등학생과 8인 이상 단체, 장애인, 70세 이상은 3000원, 초등학생과 국가유공자, 옥천군민은 2000원으로 안내된다. 80세 이상과 미취학 아동, 안남·안내면 주민은 무료 대상이다. 할인·무료 대상자는 증빙자료를 준비하면 된다.

옥천군 디지털 관광주민증 안내에는 성인 입장료를 4000원에서 3000원으로 할인하는 혜택이 올라 있다. 방문 전 발급받고 현장 결제 전에 제시하면 된다. 입구 주차장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운동화나 등산화처럼 밑창이 잘 잡아주는 신발과 마실 물을 챙기면 준비는 간단하다. 화장실은 숲에 들어가기 전 본관에서 이용하는 편이 좋다. 가을의 흙길과 나무를 충분히 보고 돌아올 수 있도록 해가 남아 있을 때 걷는 일정이 알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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