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MICE 산업, 초대형 행사보다 체류형 비즈니스 여행으로 이동한다

전시·회의·인센티브 관광의 중심축 변화… 참가자 숫자보다 체류시간과 도시 경험 경쟁이 중요해졌다

글로벌 MICE 산업을 상징하는 국제 비즈니스 네트워킹 현장
글로벌 MICE 산업은 체류형 비즈니스 여행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회복세를 보인 글로벌 MICE 산업이 다시 구조 변화에 들어가고 있다. 과거에는 대형 전시장과 참가 인원 규모가 경쟁력의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체류 기간과 소비 수준, 도시 경험, 산업 연결성 등이 새로운 경쟁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회의와 전시, 기업 인센티브 여행 역시 단순 행사 운영을 넘어 지역 산업과 관광, 문화 소비를 함께 묶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MICE 시장에서는 최근 블레저(Bleisure) 흐름이 뚜렷하다. 비즈니스와 레저를 결합한 개념으로, 출장이나 회의 참석 후 개인 여행을 연장하는 방식이다. 싱가포르와 두바이, 바르셀로나, 방콕 같은 주요 MICE 도시들은 회의장과 전시장 자체보다 미식과 쇼핑, 야간 관광, 문화 콘텐츠를 함께 묶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전시장 경쟁에서 도시 경험 경쟁으로 이동

특히 동남아와 중동 지역은 공격적인 MICE 투자에 나서고 있다. 싱가포르는 복합리조트와 금융·IT 행사를 중심으로 글로벌 MICE 허브 경쟁력을 키우고 있으며, 태국은 웰니스와 기업 인센티브 관광을 결합한 장기 체류형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두바이는 항공 허브 경쟁력을 앞세워 유럽과 아시아, 중동을 연결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이벤트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다.

국제회의와 포럼이 열리는 대형 컨퍼런스 현장
국제회의와 기업행사는 도시 경제와 관광산업을 함께 움직이는 핵심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MICE 산업에서는 참가자 숫자보다 실제 소비와 네트워킹 효과를 중시하는 흐름도 강해지고 있다. 행사 하나가 열리면 호텔과 식당, 쇼핑, 교통, 관광 프로그램까지 연결되기 때문에 도시 입장에서는 일반 관광보다 경제 파급효과가 크다. 세계 주요 도시들이 단순 행사 개최보다 도시 경험 자체를 상품화하는 전략에 집중하는 이유다.

디지털 기술과 지속가능성도 핵심 변수

디지털 기술도 MICE 산업 변화를 이끌고 있다. 모바일 등록 시스템과 AI 기반 통역, 실시간 네트워킹 플랫폼, 하이브리드 회의 시스템 등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행사 운영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참가자 데이터를 분석해 관심 산업과 소비 성향까지 파악하는 방향으로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있다.

환경 문제 역시 중요한 변수다. 국제회의 업계에서는 탄소 배출 저감과 친환경 행사 운영이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회용 구조물 사용을 줄이고 디지털 배지와 모바일 안내 시스템을 확대하는 행사도 늘고 있다. 일부 글로벌 전시회는 참가 기업의 ESG 기준까지 평가 요소로 반영하기 시작했다.

한국 역시 국제회의와 전시 산업 규모는 성장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서울과 부산, 인천, 제주를 중심으로 국제행사 개최가 이어지고 있으나 단순 행사 운영을 넘어 도시 브랜드와 산업 경쟁력을 함께 연결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MICE 산업은 더 이상 회의장 임대 사업이 아니다. 국제회의와 전시, 기업 인센티브 관광은 항공과 호텔, 쇼핑, 문화, 도시 브랜드, 산업 홍보가 함께 움직이는 복합 산업으로 변하고 있다. 글로벌 MICE 경쟁은 얼마나 큰 행사를 열었는가보다 참가자들이 도시 안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고 얼마나 깊게 소비했는가로 평가받는 흐름으로 이동하고 있다.

여행레저신문 Copyrights ⓒ Travel Leisure Newspape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