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MICE 회복, 목적지 경험이 경쟁력
스위스 MICE 산업이 중국과 홍콩 시장을 다시 겨냥하고 있다. 스위스 컨벤션·인센티브 뷰로는 중국 시장 회복세에 맞춰 마케팅을 강화하고, 현지 여행사와 MICE 에이전트를 대상으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스위스의 대표 자산인 열차와 케이블카, 알프스 리조트 경험을 기업 인센티브 관광 상품 안에 적극적으로 결합하는 점이 눈에 띈다.
이번 움직임은 국제 MICE 시장의 회복 방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코로나19 이후 기업 행사와 인센티브 여행은 단순히 회의장을 확보하는 문제를 넘어 비용 효율, 안전성, 지속 가능성, 임직원 만족도를 함께 따지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목적지를 선택할 때 호텔 객실 수와 회의장 규모만 보지 않는다. 이동 과정, 지역 체험, 계절별 혼잡도, 항공 접근성, 브랜드 이미지가 함께 평가된다.
스위스가 산악열차와 케이블카를 전면에 내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거리 인센티브 단체는 일정이 길고 소비력이 높은 편이지만, 이동 피로도도 크다. 목적지 내부 이동이 단순 환승이 아니라 알프스 풍경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되면 참가자 만족도는 높아진다. 열차와 케이블카를 이용한 이동은 스위스라는 목적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여행 이미지를 강화하는 요소가 된다.
중국과 홍콩 시장은 아시아 MICE 업계가 주시하는 핵심 수요처다. 단체 인센티브와 기업 포상 여행 수요가 회복되면 항공, 호텔, 리조트, 지역 체험, 쇼핑까지 파급 효과가 크다. 특히 장거리 목적지는 대규모 단체보다 고부가가치 기업 수요를 유치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스위스가 현지 로드쇼와 에이전트 대상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은 이런 수요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국제 MICE 목적지 간 경쟁은 갈수록 세분화되고 있다. 대형 컨벤션을 유치하는 도시, 기업 포상 여행에 강한 리조트, 전시와 산업시찰을 결합하는 산업도시, 웰니스와 자연 체험을 앞세운 휴양지가 각기 다른 수요를 겨냥한다. 스위스는 고급 자연경관, 안정적인 교통 시스템, 프리미엄 숙박, 정교한 지역 프로그램을 결합해 기업 인센티브 시장에서 강점을 만들고 있다.
장거리 MICE 시장에서 계절성은 중요한 변수다. 성수기 관광객이 몰리는 시기에는 항공과 숙박 비용이 오르고, 단체 이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 반면 비수기 또는 어깨 시즌에 기업 인센티브 단체를 유치하면 관광지의 수요를 분산시키고 지역 경제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스위스가 중국 시장을 다시 공략하는 배경에는 비수기 수요 창출에 대한 기대도 깔려 있다.
한국 MICE 업계에도 시사점이 있다. 서울, 부산, 제주, 인천, 경주 등 국내 MICE 목적지는 회의장과 호텔 경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외국 기업이 한국을 인센티브 목적지로 선택하려면 K-컬처, 미식, 철도·해양·산악 이동, 야간관광, 지역축제, 웰니스 체험이 함께 제안돼야 한다. 특히 장거리 시장은 회의 이후의 체험 품질이 목적지 선택에 큰 영향을 준다.
부산은 해양도시와 국제회의 인프라를 동시에 제시할 수 있고, 제주는 자연과 휴양 이미지를 갖고 있다. 서울은 도시 콘텐츠와 문화 소비, 쇼핑, 공연에 강점이 있다. 경주는 역사문화와 국제회의를 결합할 수 있는 지역이다. 그러나 이런 자원이 MICE 상품으로 작동하려면 회의 일정과 이동 동선, 식사, 체험, 야간 프로그램까지 하나의 일정으로 정리돼야 한다. 관광자원이 많다는 설명만으로는 해외 바이어를 설득하기 어렵다.
스위스 사례는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도 참고할 만하다. 항공으로 입국한 뒤 현지에서 대중교통과 산악 교통을 활용하는 일정은 친환경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 기업 행사는 ESG 기준을 점점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 한국도 KTX, 지역 철도, 해상 교통, 전기버스, 걷기 여행을 MICE 프로그램과 연결하면 회의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단순히 친환경 회의를 표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참가자가 실제로 경험하는 이동 방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하나의 과제는 지역 간 연결이다. 한국은 서울 중심의 MICE 수요가 강하지만, 장거리 인센티브 관광객은 한 도시에서만 머물기를 원하지 않는다. 회의와 관광을 결합한 일정이라면 서울에서 부산, 경주, 제주, 강원 등으로 이동하는 다도시 프로그램이 가능하다. 이때 교통 예약, 숙박, 식사, 체험, 통역, 안전관리까지 통합 운영할 수 있는 지역 협력 체계가 필요하다.
해외 기업이 인센티브 목적지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참가자에게 기억될 경험’이다. 회의장 안에서의 프로그램보다 회의장 밖에서의 이동, 풍경, 식사, 지역 사람과의 접점이 만족도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스위스는 알프스와 정교한 교통 시스템을 활용해 이 부분을 상품화하고 있다. 한국 역시 지역별 강점을 기업 행사 언어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
향후 국제 MICE 시장은 가격 경쟁보다 목적지의 이야기와 실행력이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스위스는 알프스와 교통 시스템이라는 확실한 자산을 기업 행사 상품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한국도 부산의 해양도시성, 경주의 역사문화, 제주의 자연, 서울의 도시 콘텐츠를 회의 참가자의 일정 안에서 살아나게 해야 한다. 목적지 경험이 선명해질 때 장거리 비즈니스 관광객을 더 오래 붙잡을 수 있다.
중국과 홍콩 시장의 회복은 아시아 MICE 업계 전체에 중요한 신호다. 장거리 수요가 다시 움직이면 목적지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 있다. 한국 MICE 산업도 행사장 중심의 유치 전략을 넘어 지역관광, 교통, 문화체험, 지속 가능성을 결합한 고부가가치 상품을 준비해야 한다. 스위스의 움직임은 그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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