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 기자
2025년 한국인 17만6322명 방문해 해외시장 3위…툰구 압둘 라만 해양공원·시티 모스크·키나발루산까지 바다와 고원을 한 번에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는 바다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에는 해발 4000m가 넘는 산악지대를 바라볼 수 있는 여행지다. 도심 앞에는 사피섬과 마누칸섬을 포함한 해양공원이 펼쳐지고, 내륙으로 이동하면 키나발루산과 쿤다상 고원이 이어진다. 대형 리조트와 시내 관광, 섬 호핑을 짧은 동선으로 묶을 수 있어 가족·휴양 여행객에게 익숙한 목적지가 됐다.
2025년 사바를 방문한 한국인은 17만6322명으로 해외 방문객의 11.8%를 차지했다. 중국과 브루나이에 이어 세 번째로 큰 해외시장이지만 2024년보다 8.2% 감소했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에 머물렀다. 한국 시장은 사바 관광을 떠받치는 핵심 시장이지만 전체 관광시장을 독점하는 수준은 아니다.

영국령 북보르네오의 항구 제셀턴에서 사바의 관문으로
코타키나발루가 자리한 사바는 과거 북보르네오로 불렸다. 이 지역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까지 영국의 지배를 받았고, 1963년 자치정부 수립을 거쳐 말레이시아를 구성했다.
현재의 코타키나발루는 영국 북보르네오 회사가 개발한 제셀턴에서 출발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도시 대부분이 파괴됐고 전후 재건을 거쳐 코타키나발루로 이름이 바뀌었다.

제셀턴 포인트에는 옛 도시 사진과 영국식 빨간 공중전화 부스가 남아 있다. 현재는 라부안행 여객선과 툰구 압둘 라만 해양공원, 가야섬 리조트로 가는 배가 출발하는 주요 선착장이다.
사피섬·마누칸섬, 도심에서 바로 연결되는 섬 호핑
툰구 압둘 라만 해양공원은 가야·사피·마누칸·마무틱·술룩 등 5개 섬으로 구성된다. 술룩을 제외한 4개 섬은 관광객이 비교적 쉽게 방문할 수 있으며 스노클링과 다이빙, 해변 피크닉, 수상활동이 가능하다.
사피섬은 규모가 작아 짧은 시간 안에 해변과 스노클링을 함께 즐기기 좋다. 마누칸섬은 상대적으로 긴 해변과 숙박시설을 갖춰 머무는 시간이 긴 여행자에게 맞는다.

섬 호핑은 제셀턴 포인트에서 출발한다. 우기와 강풍, 선박 운항 상황에 따라 수중 시야와 파도가 달라질 수 있으며, 해양공원에서는 산호를 밟거나 열대어에게 임의로 먹이를 주지 않아야 한다.
리조트와 시내 호텔, 여행 목적에 따라 달라지는 선택
코타키나발루의 해변 리조트는 수영장과 정원, 레스토랑, 일몰 전망을 한 공간에서 해결할 수 있다. 어린이를 동반하거나 일정의 절반 이상을 휴식에 쓰려는 여행자에게 맞는다.

시내 호텔은 제셀턴 포인트와 가야 스트리트, 워터프런트 접근성이 좋다. 섬 호핑과 식도락, 쇼핑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면 도심 숙소가 편하다.
숙소를 고를 때는 오션뷰 문구만 보지 말고 실제 객실 방향과 전용 해변 여부, 시내와 공항까지의 이동시간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일정이 길면 시내와 리조트를 나눠 숙박하는 방법도 있다.

탄중아루와 워터프런트, 남중국해로 지는 해
해 질 무렵에는 탄중아루 해변과 코타키나발루 워터프런트로 사람이 모인다. 서쪽이 남중국해로 열려 있고 앞바다 섬들이 수평선에 층을 만들면서 붉은색과 보랏빛이 길게 이어진다.
탄중아루를 세계 3대 석양으로 부르는 표현은 공인된 국제 순위가 아니라 여행업계에서 널리 쓰인 홍보 문구다. 과장된 수식어를 빼더라도 일몰 뒤 하늘과 섬의 실루엣은 코타키나발루를 대표할 만한 풍경이다.
워터프런트는 일몰 뒤 해산물 식당과 야시장, 쇼핑몰로 이동하기 편하다. 태양이 수평선 아래로 내려간 뒤에도 10~20분 정도 머물면 하늘의 색이 더 깊어지는 날이 많다.
가야섬 체류, 도심에서 배로 이동하는 섬 휴양
가야섬에는 여러 고급 리조트가 자리해 코타키나발루 도심과 분리된 섬 체류 일정을 구성할 수 있다. 제셀턴 포인트에서 선박으로 이동하며 숙박시설별 전용 선착장과 배편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섬 리조트는 바다와 숲을 가까이 누릴 수 있지만 시내 식당과 쇼핑시설을 자유롭게 오가기 어렵다. 체크인 전 선박 운항시간과 수하물 기준, 기상 악화 시 대체 이동 방식을 확인해야 한다.

코타키나발루에서 내륙으로 이동하면 키나발루산과 쿤다상 고원의 농경지, 산악마을이 펼쳐진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키나발루산과 쿤다상, 바다와 다른 보르네오의 얼굴
코타키나발루에서 내륙으로 이동하면 키나발루산과 쿤다상 고원이 나타난다. 쿤다상에서는 거대한 암봉과 고랭지 농경지, 산악마을을 한 시야에 볼 수 있다.
정상부는 아침에 비교적 잘 보이지만 낮에는 구름에 가려지는 날이 많다. 전망을 우선한다면 전날 쿤다상으로 이동해 숙박하고 이른 아침 산을 보는 일정이 유리하다.
키나발루산 정상 등반에는 지정 숙박과 가이드, 허가가 필요하다. 가벼운 여행자는 키나발루공원과 쿤다상 전망지, 농장 등을 묶은 차량 일정으로 고원지대를 둘러볼 수 있다.
입국 전 MDAC와 여권 유효기간 확인
한국에서 출발하는 직항편과 운항 횟수는 계절에 따라 바뀐다. 특정 항공사와 주간 편수를 고정 정보로 받아들이기보다 여행일 기준 항공사 시간표를 확인해야 한다.
말레이시아 입국자는 여권 유효기간이 입국일로부터 6개월 이상 남아 있어야 하며, 원칙적으로 도착 전 3일 이내에 말레이시아 디지털 입국카드인 MDAC를 작성해야 한다.
코타키나발루는 리조트만 머무는 휴양지보다 여행의 범위가 넓다. 제셀턴의 항구 역사와 섬 호핑, 이슬람 건축, 남중국해 일몰, 키나발루산 고원을 나눠 살펴볼 때 보르네오 여행의 밀도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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