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기자
동석산은 높이만 보면 동네 뒷산에 가깝다. 정상석에 적힌 해발고도는 219m다. 그런데 하심동마을에서 산을 올려다보면 숫자와 눈앞의 풍경이 잘 맞지 않는다.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가 여러 겹 솟아 있고 능선 곳곳이 칼날처럼 갈라져 있다.
산행의 성격도 평범한 200m급 산과 다르다. 하심동마을에서 종성교회 옆으로 들어선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급경사 바위와 철 난간이 나타난다. 정상까지 1.1km라는 이정표가 있지만 바위를 통과해야 해 발걸음은 쉽게 빨라지지 않는다.
동석산을 처음 찾는다면 몇 m짜리 산인가보다 어떤 노면을 몇 시간 걷는가를 먼저 봐야 한다.

정상까지 1.1km인데 한 시간이 걸리는 이유가 있다
하심동 쪽 들머리에서 정상까지 거리는 약 1.1km로 안내된다. 일반 흙산이라면 상당히 짧은 거리지만 동석산에서는 이 숫자가 체감 난이도를 설명하지 못한다. 초반부터 암릉과 철계단, 난간을 잡고 올라가는 구간이 이어지고 바위 사이를 오르내리는 동작이 반복된다.
평지에서 1km를 걷는 방식으로 시간을 계산하면 일정이 틀어진다. 바위 경사가 급한 곳에서는 두 발만 쓰는 것이 아니라 난간을 잡고 몸의 균형을 옮겨야 한다. 앞사람과 간격이 좁으면 추월하기도 쉽지 않고 사진을 찍기 위해 멈추는 지점도 많다.
높이가 낮다는 이유로 보폭을 빠르게 잡기보다 초반부터 천천히 올라가는 편이 낫다. 특히 암릉 경험이 적다면 난간을 잡는 구간마다 이동 속도가 크게 떨어진다.

217.7m와 219m가 함께 검색된다, 현장 정상석은 219m다
동석산을 검색하면 정상 높이가 217.7m로 표기된 자료와 219m로 표기된 자료가 함께 나온다. 현장 정상석과 다수의 산행 자료는 219m를 사용한다. 여행에서는 방문객이 현장에서 확인하는 정상석 표기인 해발 219m를 기준으로 보는 편이 이해하기 쉽다.
더 중요한 부분은 정상 이후다. 종주를 계속하면 삼각점봉과 석적막산, 가학재를 지나 큰애기봉 방향으로 능선이 이어진다. 동석산 정상석을 찍었다고 해서 세방낙조 종주가 끝나가는 것은 아니다.
정상 왕복과 세방낙조 종주를 같은 난이도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후자는 남은 거리와 오르내림, 차량 회수까지 계산해야 하는 별도의 산행이다.
하심동에서 출발하면 초반부터 동석산의 본색이 나온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들머리 가운데 하나는 진도군 지산면 하심동마을의 종성교회 인근이다. 마을을 지나 산길에 들어서면 긴 흙길 없이 비교적 빠르게 바위 사면이 시작된다.
철계단과 난간이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스틱보다 두 손을 자유롭게 쓰는 편이 편한 순간이 많다. 접지력 좋은 등산화와 장갑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출발 전에 화장실을 이용하고 물을 충분히 준비하는 편이 좋다. 산 안에서 보급한다는 계획으로 들어가기보다 필요한 물을 처음부터 가지고 출발하는 것이 안전하다.

칼바위는 건너는 곳보다 우회해서 보는 곳으로 생각해야 한다
동석산의 대표 장면은 양쪽이 급하게 떨어지는 칼바위 능선이다. 사진에서는 직접 바위를 타고 넘어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위험한 구간에는 안전시설과 우회 동선이 마련돼 있다.
칼바위 자체를 통과하는 것을 산행 목표로 잡을 필요가 없다. 현장에 출입통제 표지가 있으면 반드시 우회하고 난간과 정규 등산로를 따라야 한다.
오히려 우회해 다음 봉우리로 이동한 뒤 뒤돌아보면 칼날처럼 솟은 암릉 전체가 드러난다. 사진 역시 능선 위에 올라서는 것보다 주변 조망 지점에서 찍는 편이 동석산의 스케일을 살리기 좋다.

정상석을 찍었다고 산행이 절반도 안 끝날 수 있다
동석산 정상까지만 왕복한다면 산행은 짧게 끝낼 수 있다. 세방낙조까지 가는 날은 정상 뒤의 능선이 계속 남는다.
석적막산과 가학재를 지나면서 초반 암릉보다 부드러운 흙길과 숲길이 섞여 나오지만 오르내림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정상에서 물과 체력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세방낙조까지 완주할 계획이라면 정상 도착 시간을 목표로 삼기보다 날머리 도착 시간을 역산하는 편이 낫다.
5.5km와 7km가 함께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다
동석산 종주 거리는 산행 기록마다 차이가 있다. 종성교회에서 정상과 세방낙조를 잇는 GPS 기록은 5.5km 안팎이 많고, 천종사와 중간 암봉·전망 구간을 세밀하게 포함한 코스는 약 7km로 기록되기도 한다.
출발 지점과 GPS 측정 방식, 중간 전망대 왕복 여부가 달라 생기는 차이다. 그래서 실제 계획에서는 5.5~7km 정도의 편도 종주로 보는 편이 낫다.
빠른 산행자는 3시간대 기록도 있지만 암릉에서 사진을 찍고 휴식을 포함한다면 4~5시간을 기본으로 잡는 편이 안전하다. 바위구간 대기가 길어지면 그보다 더 걸릴 수 있다.

8월에는 해무보다 출발 시간을 먼저 잡아야 한다
동석산은 바위가 크게 드러난 산이다. 초반 암릉에서는 나무 그늘이 길게 이어지지 않는 곳이 많아 한여름 한낮에는 체력 소모가 커진다.
8월에는 이른 아침에 출발하는 편이 낫다. 식수와 모자, 자외선 차단 준비를 하고 비가 왔거나 강풍이 부는 날에는 암릉 산행 자체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
젖은 화강암과 철계단은 마른 날과 체감 난이도가 다르다. 정상 고도가 낮다는 이유로 날씨를 가볍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
세방낙조까지 가면 차량 회수가 남는다
하심동에서 세방낙조로 빠지는 대표 종주 코스는 원점회귀가 아니다. 출발점과 날머리가 달라 차량 한 대로 움직일 경우 하산 뒤 다시 하심동으로 돌아갈 방법이 필요하다.
일행이 차량을 미리 옮기거나 지역 택시를 이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당일 현장에서 교통편을 찾기보다 출발 전에 차량 회수 방법을 정해 두는 편이 편하다.
산행시간에 세방낙조 체류와 차량 회수시간까지 더하면 실제 여행 일정은 반나절 이상으로 길어진다.
세방낙조는 단순한 날머리로 쓰기 아깝다
세방낙조 전망대에 도착하면 산행 내내 보던 진도 서쪽 바다가 훨씬 넓게 열린다. 섬들이 여러 겹 겹쳐진 사이로 해가 떨어지는 풍경 때문에 진도를 대표하는 일몰 지점으로 꼽힌다.
한여름에는 일몰을 맞추기 위해 오후 늦게 위험한 암릉을 출발하기보다 산행을 먼저 안전하게 끝낸 뒤 전망대 주변에서 시간을 보내는 편이 낫다.
동석산 암릉과 세방낙조를 각각 하나의 목적지로 보면 산행과 일몰 모두 서두르지 않고 볼 수 있다.
이 산은 낮은 산 입문코스가 아니다
동석산은 고도가 낮아도 노출 암릉과 철계단, 난간 구간이 집중된 산이다. 고소공포가 심하거나 암릉 경험이 거의 없다면 예상보다 부담이 클 수 있다.
반대로 암릉 산행에 익숙하고 짧은 고도에서 큰 조망을 얻고 싶은 사람에게는 독특한 코스다. 논과 저수지, 다도해와 섬이 능선 양쪽으로 계속 바뀌어 보인다.
동석산의 핵심은 빨리 정상에 오르는 데 있지 않다. 바위를 통과하면서 계속 달라지는 진도의 지형을 보는 과정이 이 산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여행정보
장소 진도 동석산
위치 전남 진도군 지산면 심동리 일대
정상 표기 현장 정상석 기준 해발 219m
대표 들머리 하심동마을 종성교회 인근
정상까지 들머리 이정표 기준 약 1.1km
대표 종주 동선 하심동마을 → 암릉 → 칼바위 우회구간 → 동석산 정상 → 석적막산 → 가학재 → 큰애기봉 방향 → 세방낙조 전망대
종주 거리 측정 방식에 따라 약 5.5~7km
예상시간 약 4~5시간, 사진과 휴식이 많으면 추가 시간 필요
난이도 중상. 낮은 고도와 달리 암릉·철계단·노출 구간이 많음
준비물 접지력 좋은 등산화, 장갑, 충분한 식수, 모자
주의사항 칼바위와 암릉은 현장 통제표지와 우회로를 우선하고 비·강풍 시 산행을 재검토해야 함
차량 회수 세방낙조 종주는 편도형이므로 교통편 사전 계획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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