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가오슝 여행, 타이베이보다 여유롭다…2박3일 코스·교통·맛집 총정리

대만 남부 항구도시 가오슝은 공항에서 MRT로 도심까지 바로 갈 수 있고, 보얼예술특구와 치진섬, 아이허 야경을 2박3일에 묶기 좋다. 처음 가는 여행자를 위해 숙소 지역과 교통, 류허야시장, 우육면과 만두까지 실제 이동 순서에 맞춰 정리했다. 렌터카 없이도 충분하다.

대만 가오슝 아이허만과 가오슝 음악센터의 야경
아이허만 수면 위로 가오슝 음악센터와 도심의 불빛이 번진다. 항구도시 가오슝은 해가 진 뒤 낮과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여행레저신문

공항에서 MRT로 바로 도심 이동…보얼예술특구·치진섬·아이허 야경부터 우육면·만두·야시장까지 처음 가는 여행자를 위한 가오슝 여행법

김미래 기자 | 여행레저신문
글·사진 박철민 작가

타이베이가 골목과 쇼핑의 도시라면 가오슝은 항구와 노을의 도시다.

대만 남부에 자리한 가오슝은 오랫동안 공업도시와 항구도시 이미지가 강했다. 지금은 오래된 항만 창고와 철도시설 사이로 전시장과 공연장, 산책로, 경전철이 들어서면서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가오슝항의 창고들은 보얼예술특구로 바뀌었고, 화물열차가 다니던 철길 주변은 사람들이 걷고 자전거를 타는 공간이 됐다. 아이허와 항구가 만나는 자리에는 가오슝 음악센터가 들어섰다. 낮에는 공업도시의 흔적이 보이지만, 해가 지면 강과 항구, 건축물의 조명이 어우러진 수변도시로 변한다.

여행 동선도 복잡하지 않다. 가오슝국제공항에서 MRT를 타면 도심까지 바로 이동할 수 있고, 주요 관광지는 MRT와 경전철, 페리로 연결된다. 렌터카 없이도 2박3일 동안 항구와 섬, 예술공간, 야시장까지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가오슝 여행, 어디에 숙소를 잡아야 할까

처음 가는 여행자는 메이리다오역 주변이 가장 편하다.

메이리다오역은 MRT 레드라인과 오렌지라인이 만나는 환승역이다. 공항과 가오슝역, 산둬상권, 보얼예술특구 방향으로 이동하기 쉽다. 류허야시장도 걸어서 갈 수 있어 늦게 도착하거나 아침 일찍 출발하는 일정에도 잘 맞는다.

항구 풍경과 야경을 우선한다면 옌청푸역과 보얼예술특구 주변이 낫다. 보얼예술특구와 하마싱 철도문화원구, 아이허, 가오슝 음악센터가 가깝다. 저녁에 수변을 걷고 숙소로 돌아가기 편하다는 장점도 있다.

쇼핑과 백화점, 공항 접근성을 함께 따진다면 산둬상권역 주변, 고속철도를 이용해 타이베이·타이중·타이난으로 이동한다면 쭤잉역 주변이 효율적이다.

가오슝 숙소를 고를 때는 호텔 등급보다 MRT역과의 거리를 먼저 보는 편이 좋다. 한낮의 더위가 강한 도시라 역에서 숙소까지 오래 걸으면 예상보다 쉽게 지친다.

가오슝공항에서 도심까지 어떻게 이동할까

가오슝국제공항에는 MRT 레드라인이 연결돼 있다.

공항역에서 산둬상권, 중앙공원, 메이리다오, 가오슝역, 쭤잉 방향으로 곧바로 이동할 수 있다. 메이리다오역까지 간 뒤 오렌지라인으로 갈아타면 옌청푸와 보얼예술특구, 시즈완 방향으로 이어진다.

항구 주변에서는 경전철을 이용하면 편하다. 보얼예술특구와 하마싱, 아이허만, 가오슝 음악센터 등 수변 관광지가 경전철 노선으로 이어진다.

교통카드는 이지카드나 아이패스를 준비하면 된다. MRT와 경전철, 시내버스, 페리, 편의점에서 두루 사용할 수 있다. 교통수단을 탈 때마다 표를 따로 사는 번거로움도 줄어든다.

가오슝의 관광지는 한곳에 몰려 있지 않지만 교통망이 단순하다. 레드라인은 공항과 도심, 쭤잉을 남북으로 연결하고, 오렌지라인은 도심과 항구를 동서로 잇는다. 항구권에서는 경전철과 페리를 더하면 된다.

대만 가오슝 메이리다오역 빛의 돔 내부
메이리다오역 중앙홀을 덮은 ‘빛의 돔’. 공항에서 도심으로 들어오는 길에 들르기 좋은 가오슝의 대표적인 실내 명소다. 여행레저신문

가오슝 2박3일 첫째 날

메이리다오역·중앙공원·류허야시장

첫날은 도심을 가볍게 둘러보는 일정이 좋다.

메이리다오역 빛의 돔

메이리다오역 중앙홀에는 대형 색유리 작품인 ‘빛의 돔’이 있다.

붉은색과 파란색, 노란색 유리가 천장을 가득 채우고 있어 지하철역이라기보다 전시장에 가깝다. 공항에서 도심으로 들어오는 길에 자연스럽게 들를 수 있고, 별도의 입장료나 긴 이동시간도 필요하지 않다.

사진을 찍으려면 출퇴근 시간을 피하는 편이 좋다. 사람들이 적은 오전이나 늦은 저녁이 비교적 여유롭다.

중앙공원과 신쿠장 상권

메이리다오역에서 한 정거장 이동하면 중앙공원역이다.

주변에는 신쿠장 상권과 백화점, 카페, 의류매장이 모여 있다. 날씨가 덥거나 비가 올 때 실내 일정을 넣기 좋다. 여행 첫날 환전이나 쇼핑, 간단한 식사를 해결하기에도 편하다.

류허야시장

저녁에는 류허야시장으로 이동한다.

낮에는 차가 다니는 도로지만 저녁이 되면 음식 노점이 들어선다. 해산물죽과 새우, 오징어, 어묵, 루러우판, 과일주스 등 대만 야시장에서 기대하는 음식들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류허야시장은 메이리다오역에서 가깝고 규모가 지나치게 크지 않아 첫날 찾기 좋다. 현지인 비중이 높은 야시장을 원한다면 루이펑야시장도 있지만, 운영일을 확인하고 가야 한다.

가오슝 2박3일 둘째 날

보얼예술특구·하마싱·치진섬·아이허 야경

둘째 날은 하루를 항구에 쓴다. 가오슝다운 풍경이 가장 많이 모인 구간이다.

보얼예술특구

보얼예술특구는 과거 가오슝항의 창고지역이었다.

낡은 창고들이 전시장과 상점, 카페, 공연공간으로 바뀌었고 창고 사이에는 대형 조형물과 벽화가 놓여 있다. 철도와 항만시설의 흔적도 남아 있어 단순한 미술관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전시를 보지 않더라도 창고 사이를 걷고 항구 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며 반나절을 보낼 수 있다. 주말에는 공연이나 작은 시장이 열리기도 한다.

더운 계절에는 오전 일찍 찾거나 오후 늦게 가는 편이 낫다. 창고 사이 야외구간이 넓어 한낮에는 그늘이 부족하다.

대만 가오슝 보얼예술특구의 항만 창고와 야외 조형물
가오슝항의 오래된 창고들이 전시장과 상점, 공연공간으로 바뀐 보얼예술특구. 산업도시의 흔적과 현대미술이 한 공간에서 만난다. 여행레저신문

하마싱 철도문화원구

보얼예술특구 서쪽에는 옛 철도시설을 남겨놓은 하마싱 철도문화원구가 이어진다.

가오슝항으로 화물을 실어 나르던 철로와 철도부지가 넓은 공원으로 바뀌었다. 보얼예술특구와 길이 연결돼 있어 별개의 관광지라기보다 하나의 산책코스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철로와 오래된 창고, 현대적인 경전철이 한 화면에 들어오는 곳이 많아 사진을 찍기에도 좋다.

대만 가오슝 하마싱 철도문화원구를 지나는 경전철
옛 철길과 항만 창고 옆을 가오슝 경전철이 지난다. 하마싱에서는 철도 유산과 현대적인 수변 교통을 함께 볼 수 있다. 여행레저신문

페리를 타고 치진섬으로

하마싱에서 구산페리선착장으로 이동하면 치진섬으로 건너갈 수 있다.

배를 타는 시간은 길지 않지만 항구와 선박, 가오슝 도심을 물 위에서 바라볼 수 있어 이동 자체가 여행이 된다.

치진에는 오래된 거리와 해산물 식당, 시장, 해안공원, 등대와 포대가 이어진다. 섬이 길기 때문에 주요 구간만 걸어도 되지만, 여러 곳을 돌아보려면 자전거나 전동자전거를 빌리는 편이 편하다.

치허우등대와 포대에 오르면 가오슝항과 대만해협, 도심의 고층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치진 해안은 오후 늦게 찾아 노을까지 보고 돌아오는 일정이 좋다.

아이허와 가오슝 음악센터

치진에서 돌아온 뒤에는 아이허만과 가오슝 음악센터로 이동한다.

가오슝 음악센터는 파도와 해양생물을 닮은 독특한 건축물이다. 낮에도 눈에 띄지만 조명이 켜지는 저녁에 훨씬 인상적이다.

아이허 주변을 따라 산책로와 카페, 공연공간이 이어진다. 유람선을 타면 강과 항구의 야경을 물 위에서 볼 수 있다. 유람선은 날씨와 수위, 행사에 따라 운항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현장에서 확인해야 한다.

가오슝은 이 시간부터 매력이 살아난다. 낮에 회색빛으로 보이던 항구와 강이 조명에 비치면서 전혀 다른 도시처럼 변한다.

대만 가오슝 아이허 야경과 강을 지나는 유람선
아이허 강변의 카페와 도심 불빛 사이로 유람선이 지나간다. 가오슝의 밤은 강과 항구를 따라 천천히 즐기는 편이 좋다. 여행레저신문

가오슝 2박3일 셋째 날

연지담 또는 웨이우잉

마지막 날은 항공편 시간과 관심사에 따라 한 곳을 고르면 된다.

대만 전통 사원 풍경을 보고 싶다면 연지담

연지담은 쭤잉 지역에 있는 호수다.

호수 주변에 사원과 탑, 정자가 이어져 있어 항구와 현대건축 중심의 가오슝 도심과는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고속철도 쭤잉역과 가까워 타이베이나 타이난으로 이동하는 날에 들르기 좋다.

호수 전체를 한 바퀴 돌기보다는 보고 싶은 사원과 탑을 미리 정하고 움직이는 편이 낫다. 여름에는 그늘이 적고 걷는 거리가 길어질 수 있다.

공연장과 현대건축을 보고 싶다면 웨이우잉

웨이우잉은 옛 군사시설 부지에 들어선 대형 공연예술공간이다.

거대한 지붕 아래가 벽으로 막히지 않은 열린 공간으로 이어져 있어 공연을 보지 않더라도 건축물과 주변 공원을 둘러볼 수 있다.

더운 날씨나 비가 오는 날, 아이나 부모를 동반한 여행이라면 야외 이동이 긴 연지담보다 웨이우잉이 편할 수 있다.

대만 가오슝 노포의 우육면과 물만두 한 상
부드럽게 익힌 소고기를 올린 우육면과 물만두. 가오슝의 오래된 식당에서는 국수와 만두를 한 상에 곁들여 먹기 좋다. 여행레저신문

가오슝에서 무엇을 먹어야 할까

가오슝에서 한 끼를 고른다면 우육면과 만두를 빼놓기 어렵다.

우육면은 소고기와 면을 넣은 음식이지만 식당마다 맛이 크게 다르다. 간장과 향신료 맛이 진한 홍소우육면, 맑은 국물의 청둔우육면, 매운맛을 살린 우육면까지 선택지가 넓다.

면 위에는 오래 삶아 부드러워진 소고기가 올라간다. 물만두인 수이자오를 함께 주문하면 국수와 만두를 번갈아 먹을 수 있다.

대만의 만두는 샤오룽바오만을 뜻하지 않는다. 물만두와 군만두, 찐만두, 완탕, 부추·돼지고기·소고기를 넣은 만두까지 종류가 많다.

원고 속 박철민 작가가 찾았던 노포의 우육면과 수이자오, 58도 금문고량주의 조합은 가오슝의 밤과 잘 어울린다. 다만 금문고량주는 도수가 매우 높다. 작은 잔으로 맛보고 숙소까지는 MRT나 택시를 이용하는 편이 안전하다.

야시장에서는 해산물죽과 새우, 오징어, 루러우판, 어묵, 완자, 과일주스를 골고루 맛볼 수 있다. 한꺼번에 많이 주문하기보다 일행이 조금씩 나눠 먹어야 여러 음식을 경험할 수 있다.

가오슝 여행은 언제가 좋을까

가오슝은 대만 남부에 있어 타이베이보다 덥고 햇볕이 강하다.

야외 일정이 많은 여행지라 한낮에 보얼예술특구와 치진섬, 연지담을 계속 걷는 일정은 피하는 편이 좋다.

오전에는 치진이나 연지담처럼 야외구간을 먼저 둘러보고, 한낮에는 쇼핑몰이나 전시공간, 카페에서 쉬었다가 해 질 무렵 항구와 아이허로 이동하면 체력 부담이 줄어든다.

여름에는 소나기와 태풍으로 페리와 유람선 운항이 중단될 수 있다. 출발 전날과 당일 날씨를 확인하고 치진 일정은 상황에 따라 바꿀 수 있도록 잡아야 한다.

처음 가는 가오슝 여행에서 기억할 것

가오슝은 관광지를 많이 찍고 이동하기보다 항구를 따라 천천히 걷는 편이 어울리는 도시다.

메이리다오역에서 시작해 보얼예술특구와 하마싱을 걷고, 페리를 타고 치진으로 건너간 뒤 저녁에 아이허와 가오슝 음악센터로 돌아오는 동선이 가장 자연스럽다.

공항과 도심은 MRT로 연결되고 항구권은 경전철과 페리로 이동할 수 있다. 2박3일 일정이라면 렌터카가 없어도 큰 불편이 없다.

오래된 창고와 철길, 바다와 강, 현대적인 공연장과 야시장이 한 도시 안에서 이어진다. 낮에는 투박해 보이던 항구가 밤이면 빛과 음악이 흐르는 여행지가 된다.

가오슝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것은 거대한 관광지 하나가 아니다. 치진으로 건너가는 짧은 뱃길, 아이허에 비친 조명, 오래된 식당에서 먹은 우육면과 만두처럼 작고 구체적인 장면들이다.

그 장면들이 쌓이면서 회색 항구도시는 여행자가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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