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미암사, 30m 와불 안에 2만 불상…입구 250인 금불상 지나면 ‘쌀 나온 바위’까지

현재 공식 안내는 금불상 250인, 와불 내부 2만여 불상…저동리 쌀바위는 2024년 충청남도 자연유산 지정

계향산 숲길을 따라 이어지는 부여 미암사 금불상 진입로
부여 미암사의 대표 장면인 대형 와불. 공식 관광자료에는 길이 약 30m, 높이 약 7m로 소개돼 있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부여읍의 백제 유적지에서 벗어나 내산면 계향산 쪽으로 방향을 틀면 여행의 색이 달라진다. 산길을 따라 올라가던 차창 옆으로 금빛 불상이 하나둘 나타난다. 현재 한국관광공사 안내 기준 250인이다.

그 길이 끝날 무렵 산비탈을 따라 금빛 부처가 옆으로 길게 누워 있다. 길이 약 30m, 높이 약 7m의 와불이다. 공식 관광정보에는 와불 내부 법당에 2만여 불상이 봉안돼 있다고 소개돼 있다.

와불을 지나면 분위기는 다시 바뀐다. 금빛 조형물 대신 거대한 흰 암벽이 절 뒤를 막아선다. 예부터 쌀이 나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쌀바위라고 불린 바위다. 미암사라는 이름도 여기에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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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미암사 경내의 전통 기와지붕 사찰 전각
미암사로 오르는 길을 따라 금빛 불상이 이어진다. 현재 한국관광공사 여행지 안내 기준 250인이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입구에서 250인, 조금 더 들어가면 30m 와불

미암사 진입로는 일반적인 산사와 첫 장면부터 다르다. 도로 한쪽을 따라 금빛 불상이 일정한 간격으로 서 있다.

오래된 관광자료에는 196기로 소개된 기록도 있지만 현재 한국관광공사 미암사 여행지 페이지는 250인의 금불상으로 안내한다. 현행 정보는 250인을 기준으로 보는 것이 맞다.

불상 한두 기를 독립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산길의 굴곡을 따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금빛 불상이 반복된다. 여름에는 짙은 녹음과 금빛의 대비가 크고 가을에는 계향산의 배경색 자체가 바뀐다.

금불상 길을 지나면 진신사리탑이 이어지고 그 위로 올라가면서 와불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부여 미암사 산자락의 대형 금빛 와불과 주변 금불상
미암사라는 절 이름의 유래가 된 부여 저동리 쌀바위. 2024년 10월 충청남도 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와불은 밖보다 안쪽 이야기가 더 크다

미암사 와불은 길이 약 30m, 높이 약 7m로 알려져 있다. 멀리 떨어져 봐야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 번에 들어올 정도다.

그런데 미암사 와불이 특별한 이유는 크기만이 아니다. 현재 한국관광공사 공식 여행지 안내에는 와불 내부 법당에 2만여 불상이 봉안돼 있다고 적혀 있다.

입구의 250인과 거대한 와불 하나, 다시 그 안의 2만여 불상이 한 동선에서 차례로 나온다.

사찰은 관광시설이면서 동시에 종교시설이다. 법회나 불사, 현장 관리 상황에 따라 내부 출입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와불 내부 관람이 주목적이라면 출발 전에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부여 미암사 경내 석조 사리탑과 돌담
금불상 길을 지나 경내로 들어가면 만나는 사리탑. 와불로 향하는 동선에 자리한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쌀바위는 이제 전설 속 바위만이 아니다

와불 다음에 봐야 할 곳은 쌀바위다. 미암사의 한자 이름은 米岩寺다. 쌀 미와 바위 암이 그대로 절 이름에 들어갔다.

바위에서 쌀이 나왔다는 지역 전승 때문이다. 손자를 얻기를 바라며 불공을 드리던 노파에게 바위에서 쌀이 나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실제 바위는 작은 기암이 아니다. 경내 뒤편을 막아설 만큼 큰 암벽이 솟아 있고 석영질 암체가 희게 드러난다. 촛대바위와 부처바위 등 여러 이름으로도 불려왔다.

국가유산포털은 부여 저동리 쌀바위를 2024년 10월 21일 충청남도 자연유산으로 지정하고 있다. 분류는 지질지형, 지정 면적은 125.9㎡이며 관리자는 미암사다.

부여 미암사 경내 뒤편에 솟은 저동리 쌀바위와 사찰 전각
계향산 비탈을 따라 전각과 요사채가 자리한 미암사 경내. 현재의 사세는 1990년대 후반 이후 갖춰졌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602년 창건은 사실이 아니라 전해지는 설이다

미암사를 검색하면 602년이라는 숫자도 자주 나온다. 백제 무왕 때 관륵이 창건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현재 한국관광공사는 관륵이 602년에 창건했다는 주장이 있으나 확인된 바는 없다고 명시한다. 따라서 602년 창건 사찰이라고 단정해 쓰기보다 창건설이 전해진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

확인되는 근현대 연혁은 여러 차례 화재를 겪은 뒤 1967년 다시 세웠고, 1975년 쌀바위 앞 법당과 요사채를 정비했다. 1996년에는 종단을 대한불교대각종으로 변경했고 1997년 이후 법당과 요사채, 용왕전 등이 들어서면서 현재의 사세를 갖췄다.

2023년 6월 20일에는 전통사찰로 지정·등록됐다.

계단 위에 자리한 부여 미암사 법당과 계향산 숲
계향산 자락의 미암사 법당. 경내에는 계단과 경사가 있어 편한 신발을 준비하는 편이 좋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와불 위에는 토굴, 쌀바위 앞에는 관음전

와불 위쪽으로 올라가면 작은 토굴 안에 용왕전이 있고 경내 연못에는 문수동자 조각상이 있다. 달마상대작비도 같은 구역에 놓여 있다.

쌀바위 앞에는 관음전이 자리한다. 원래 산신각으로 사용했던 건물을 정비해 관음전으로 바꾼 곳이다.

와불 쪽에서는 산비탈과 조형물의 규모가 사진의 중심이 되지만 쌀바위 앞에서는 거대한 암벽과 전통 전각을 함께 잡을 수 있다.

한 시간 정도면 핵심을 보지만 완전한 평지는 아니다

미암사는 넓은 평지를 몇 킬로미터 걷는 대형 사찰은 아니다. 자가용으로 사찰 가까이까지 접근할 수 있고 주차도 가능하다. 관광정보는 연중무휴와 상시 개방, 무료 입장으로 안내하고 있다.

핵심만 보면 금불상 길에서 시작해 진신사리탑, 와불, 용왕전과 연못, 쌀바위와 관음전을 차례로 둘러보는 데 한 시간 안팎이면 무리가 없다.

다만 경내는 계향산 비탈을 따라 높낮이가 있고 계단과 단차가 있다. 부모님과 동행한다면 걷는 거리보다 경사를 먼저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늦여름에는 오전이나 오후 늦게 들어가는 편이 낫다

산속이라도 8월 한낮의 햇볕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도로와 와불 주변에는 햇볕을 그대로 받는 구간이 있다.

오전에는 계향산 숲의 그림자가 길게 남고 오후 늦게는 빛이 부드러워진다. 사진을 찍는다면 와불 전체와 숲을 함께 넣을 때 이 시간이 유리하다.

비가 온 직후에는 돌계단과 경사면이 미끄러울 수 있어 운동화가 낫다.

부여 미암사 여행정보

주소: 충청남도 부여군 내산면 성충로미암길 128

문의: 041-832-1188

종단: 대한불교대각종

전통사찰 지정: 2023년 6월 20일

입장료: 무료

운영: 연중무휴, 상시 개방 안내

주차: 가능

대표 동선: 금불상 진입로 → 진신사리탑 → 와불 → 용왕전·연못 → 저동리 쌀바위 → 관음전

금불상: 현재 한국관광공사 안내 기준 250인

와불: 길이 약 30m, 높이 약 7m

와불 내부: 한국관광공사 안내 기준 2만여 불상 봉안

쌀바위: 충청남도 자연유산, 2024년 10월 21일 지정, 125.9㎡

추천 체류: 약 1시간, 사진 촬영 시 1시간~1시간 30분

주의: 법회·불사 등 사찰 일정에 따라 일부 공간 출입이 달라질 수 있어 와불 내부 관람이 목적이면 사전 문의 권장

부여에서 미암사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절의 크기보다 한 경내에서 장면이 계속 바뀌기 때문이다. 금빛 불상 길을 지나 거대한 와불을 보고, 다시 뒤편으로 돌면 전설과 지질의 시간을 함께 품은 쌀바위가 솟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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