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번째 계단을 올라 출렁다리에 발을 올리면 먼저 아래를 보게 된다. 약 45m 아래로 금강 상류가 흐른다.
고개를 들면 풍경은 더 넓어진다. 월영산과 부엉산이 금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시야가 좋은 날에는 자지산과 천태산 방향의 산줄기까지 들어온다. 절경이다.
그 풍경을 보면서 275m를 걸어간다. 다리 가운데에는 주탑이 없다. 시야를 가리는 구조물이 적고, 대신 흔들림은 몸으로 그대로 전해진다. 높이 45m, 폭 1.5m의 다리가 월영산과 부엉산 사이에 걸려 있다.
금산 월영산 출렁다리를 찾는 이유는 길이나 높이의 숫자만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금강 위에서 산과 강이 만나는 풍경을 보고, 275m의 흔들리는 다리를 직접 건너는 경험이 이곳의 중심이다.

출렁다리에 올라가는 코스에는 몇 가지 선택지가 있다. 월영산 입구에서 시작하면 415개의 계단을 먼저 오른다. 계단 끝에서 출렁다리를 건너 부엉산 쪽으로 넘어가는 순서다.
처음부터 오르막이라 부모님이나 어린아이와 함께 간다면 체력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계단 번호가 하나씩 올라가 415번까지 이어지고 중간에는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원골 인삼어죽마을 쪽 제2주차장에서 출발하는 방법도 있다. 세월교를 건너 원골 인공폭포와 데크길을 지나 부엉산 전망대 쪽으로 올라간다. 출발 방향에 따라 415계단을 오르는 순서와 금강 수변길을 걷는 순서가 달라진다.

다리 한가운데서 금강을 내려다본다
월영산 출렁다리는 2022년 4월 28일 개통했다. 월영산과 부엉산 사이를 연결하며 길이 275m, 높이 45m, 폭 1.5m다. 주탑이 없는 구조라 일반적인 주탑식 출렁다리와는 모습부터 다르다.
다리 중간으로 들어갈수록 발아래 금강이 넓게 보인다. 난간 너머로 강과 도로, 산자락이 한 화면에 들어오고 반대편을 보면 다리가 산허리까지 길게 이어진다. 사람이 다리 위에 서면 275m라는 길이도 훨씬 쉽게 가늠된다.
사진은 다리 위와 건너편에서 각각 찍는 편이 좋다. 다리 중간에서는 케이블과 금강을 함께 담고, 부엉산 방향에서는 출렁다리 전체와 금강을 조금 떨어져 바라볼 수 있다.

높은 곳에서 본 금강, 이번에는 강 가까이에서 걷는다
출렁다리에서 내려오면 원골 인공폭포 쪽으로 가볼 만하다. 인공폭포에서 금강을 따라 약 1km의 데크길이 이어진다. 걷는 데는 약 45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린다.
출렁다리에서는 강을 내려다봤다면 수변길에서는 금강 가까이에서 산과 물을 보며 걷는다. 오전에 다리를 건너고 수변길까지 돌아본 뒤 점심시간에 맞춰 원골로 내려오는 일정이 편하다.
9월 초에는 오전 방문이 낫다. 출렁다리 위와 계단에는 햇빛을 피할 곳이 많지 않다. 운동화와 물, 모자를 준비하면 다리와 수변길을 함께 걷기가 한결 편하다.

금강 민물고기에 금산 인삼을 넣은 인삼어죽
출렁다리와 수변길을 둘러본 뒤에는 원골 인삼어죽마을에서 점심을 먹어볼 만하다. 제원면 천내리 앞으로 금강이 흐르고, 이곳에서는 예전부터 강에서 잡은 민물고기를 푹 고아 어죽을 끓여 먹었다.
인삼 산지인 금산에서는 여기에 인삼을 넣었다. 민물고기를 오래 끓여 국물을 내고 가시를 걸러낸 뒤 쌀과 국수, 수제비, 채소와 인삼을 넣어 걸쭉하게 끓인다. 식당마다 재료와 조리법에는 차이가 있지만 뜨끈하고 구수한 국물은 많이 걸은 뒤 먹기 좋다.
도리뱅뱅이도 함께 많이 주문한다. 작은 민물고기를 팬에 둥글게 놓고 바삭하게 익힌 뒤 양념을 바른 음식이다. 금강에서 시작된 민물고기 음식과 금산의 인삼이 한 식탁에 올라온다.

수도권에서 내려왔다면 금산에서 하루를 더 보낸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금산까지 내려와 출렁다리만 보고 돌아가기에는 이동시간이 길다. 첫날 오전에 월영산 출렁다리와 원골 수변길을 보고 인삼어죽으로 점심을 먹은 뒤 금산읍 인삼시장으로 이동하면 하루 일정이 잡힌다.
금산은 인삼 산지다. 시장에서는 수삼과 건삼, 홍삼 등 다양한 인삼 제품을 볼 수 있다. 인삼어죽에 들어간 인삼이 이 지역에서 어떻게 생산되고 거래되는지도 자연스럽게 연결해서 볼 수 있다.
금산에서 하룻밤을 묵는다면 둘째 날에는 보석사로 가볼 만하다. 진악산 자락에 자리한 보석사는 신라 때 창건된 사찰로 전해지며, 임진왜란 당시 의병승장 영규대사와 관련된 역사가 남아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오래된 은행나무도 볼거리다.
HISTORY & CULTURE | 푸른 병풍을 닮았다는 취병협
출렁다리가 놓인 월영산과 부엉산 사이 금강 협곡에는 오래된 이름이 있다. 취병협(翠屛峽)이다. 월영산과 부엉산 사이 금강가의 푸른 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졌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월영산에는 정월대보름 달이 산 위로 떠오르면 그해 농사가 잘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맞은편 부엉산은 예전에 부엉이가 많이 살았던 데서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인근 천내리에는 더 오래된 흔적도 남아 있다. 고려 후기 공민왕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용석과 호석 이야기가 전하며, 마을 주변에는 고인돌도 남아 있다. 지금의 출렁다리가 생기기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금강을 끼고 살아온 곳이다.
월영산 출렁다리는 2022년 두 산 사이에 놓였다. 옛 취병협의 산과 강을 지금은 금강 45m 위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다리 한가운데에서 금강과 산줄기를 보고 있으면 옛사람들이 왜 이곳을 푸른 병풍에 빗댔는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금산 월영산 출렁다리
월영산과 부엉산 사이 금강 상류에 놓인 길이 275m, 높이 45m의 무주탑 출렁다리다. 금강 수변경관과 산줄기를 조망하고 원골 인공폭포와 약 1km 수변 데크길, 인삼어죽마을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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