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MICE 산업, 전시장 시대 넘어 ‘도시 경험 산업’으로 진화

전시·회의·인센티브 관광의 중심축 변화… 참가자 숫자보다 체류시간과 도시 경험 경쟁이 중요해졌다

글로벌 MICE 산업을 상징하는 도심 컨벤션센터와 야간 도시 풍경
글로벌 MICE 산업은 전시장 중심을 넘어 도시 전체의 체류 경험을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글로벌 MICE 산업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얼마나 큰 전시장과 컨벤션센터를 갖고 있는지가 경쟁력이었다면 최근에는 도시 전체가 얼마나 매력적인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국제회의와 전시, 기업행사 유치의 핵심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 글로벌 MICE 경쟁은 단순 행사장 경쟁을 넘어 도시 경험 산업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세계 주요 MICE 도시들은 최근 회의장 규모보다 참가자 체류 경험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국제회의 참가자들이 행사 이후에도 도시 안에서 쇼핑과 미식, 야간관광, 복합리조트, 문화 콘텐츠를 함께 소비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고 있다. 두바이는 항공 허브와 럭셔리 호텔, 글로벌 네트워킹 환경을 결합해 중동 대표 MICE 도시로 성장했고 바르셀로나는 도시 문화와 해양 관광을 결합한 전시·컨벤션 전략으로 유럽 대표 MICE 도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전시장 경쟁에서 도시 경험 경쟁으로 이동

MICE 산업은 원래 단순 관광과 구조가 다르다. 일반 관광은 개별 여행객 소비가 중심이지만 국제회의와 전시, 기업행사는 참가자 한 명당 체류 기간과 소비 수준이 훨씬 높다. 호텔과 식당, 쇼핑, 교통, 엔터테인먼트, 산업 시찰, 비즈니스 미팅까지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세계 주요 도시들은 국제회의 한 건이 단순 행사 수입이 아니라 도시 브랜드와 산업 홍보, 투자 유치까지 연결되는 구조로 접근하고 있다.

글로벌 MICE 참가자들이 네트워킹을 진행하는 현대식 컨벤션센터 내부
최근 글로벌 MICE 산업은 행사 규모보다 참가자 경험과 네트워킹 환경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MICE 시장에서는 블레저(Bleisure) 흐름도 강해지고 있다. 비즈니스와 레저를 결합한 개념으로 회의 참석 뒤 개인 여행을 연장하거나 가족과 함께 체류하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행사 참석 후 바로 귀국하는 일정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회의 이후 도시를 경험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MICE 도시들은 단순 행사 운영보다 체류형 콘텐츠 확대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디지털 기술과 지속가능성도 핵심 변수

특히 동남아시아와 중동 지역은 공격적인 MICE 투자에 나서고 있다. 태국은 웰니스와 인센티브 관광을 결합한 장기 체류형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금융·IT·바이오 분야 국제행사를 집중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아부다비와 두바이는 글로벌 항공 네트워크를 앞세워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비즈니스 이벤트 허브 전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디지털 기술 역시 MICE 산업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AI 기반 통역과 참가자 분석 시스템, 모바일 등록 플랫폼, 실시간 네트워킹 서비스, 하이브리드 회의 운영 기술 등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국제행사 운영은 이제 단순 현장 진행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 참가자 경험 관리 산업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환경과 지속가능성도 중요한 변수다. 글로벌 기업과 국제협회들은 행사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탄소 배출과 친환경 운영 여부를 점점 더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 일회용 구조물을 줄이고 디지털 안내 시스템을 확대하는 행사도 늘고 있다. 일부 국제행사는 ESG 기준과 지속가능성 보고 체계까지 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 역시 서울과 부산, 인천, 제주를 중심으로 국제회의와 전시 산업 규모를 키우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전시장과 컨벤션센터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참가자들이 행사만 보고 돌아가는 도시가 아니라 다시 오고 싶은 도시라고 느끼게 만드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MICE 산업은 더 이상 회의장 임대 사업이 아니다. 국제회의와 전시, 기업행사, 인센티브 관광은 항공과 호텔, 쇼핑, 문화, 관광, 도시 브랜드, 산업 홍보가 함께 움직이는 복합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세계 주요 도시들의 경쟁 역시 얼마나 큰 행사를 열었는가보다 참가자들이 도시 안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고 얼마나 깊게 소비했는가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여행레저신문 Copyrights ⓒ Travel Leisure Newspape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