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벽골제, 1696년 전 3㎞ 둑을 어떻게 만들었나…지난해부터 입장료도 사라졌다

전북 김제평야 한가운데에는 산도 성곽도 아닌 약 3㎞짜리 거대한 흙둑이 남아 있다. 김제 벽골제다. 『삼국사기』에는 330년에 처음 벽골지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전하고, 장생거와 경장거 등 수문 흔적도 남아 있다. 지난해 입장료가 전면 무료화된 데 이어 오는 10월 1일부터는 2026 김제지평선축제가 이곳에서 열린다.

김제 벽골제와 김제평야를 내려다본 항공 전경
벽골제와 주변 농경지, 수로가 평야 한가운데 길게 이어지며 고대 수리시설이 만들어진 지형을 보여준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여행레저신문 ㅣ 김미래기자

전북 김제평야 한가운데에는 산도 성곽도 아닌 약 3㎞짜리 거대한 흙둑이 남아 있다. 김제 벽골제다. 『삼국사기』에는 330년에 처음 벽골지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전한다.

현재는 과거의 거대한 저수지 수면보다 제방과 장생거·경장거 등 수문 흔적을 중심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입장료가 전면 무료화되면서 김제 여행 중 부담 없이 찾기도 쉬워졌다.

오는 10월 1일부터 5일까지는 벽골제 일원에서 2026 김제지평선축제가 열린다. 평상시에는 고대 농업유산을 보는 공간이지만 가을 축제기간에는 김제평야의 농경문화를 체험하는 대형 행사장으로 바뀐다.

김제 벽골제 쌍룡 조형물과 넓은 잔디광장
벽골제 관광지의 쌍룡 조형물은 이곳에 전해오는 청룡과 백룡 이야기를 대형 설치물로 풀어냈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330년에 제방 1800보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남았다

벽골제의 역사는 문헌에 구체적인 연도로 남아 있다. 『삼국사기』에는 서기 330년에 처음 벽골지를 만들고 제방 길이가 1800보였다고 기록돼 있다.

당시 김제 일대가 백제 영역이었던 점을 고려해 김제시는 백제 비류왕 27년에 축조된 것으로 설명한다.

이후 통일신라와 고려, 조선 태종대까지 여러 차례 수리와 증축이 이어졌다. 한 번 만들고 버린 시설이 아니라 오랜 시간 실제 농업에 사용됐던 국가 기반시설이다.

약 3㎞ 흙둑은 당시 국가 규모의 토목사업이었다

현재 남은 벽골제 제방은 자료에 따라 약 2.6㎞에서 3㎞ 정도로 안내된다. 평지에 이 정도 규모의 제방을 만드는 것은 당시 사회에서 매우 큰 사업이었다.

1415년 조선 태종 때 중수 기록에는 각 지역의 장정 1만 명을 비롯해 대규모 인력이 동원된 사실이 남아 있다.

현재 산책하면서 보는 낮은 둑만으로 당시 전체 규모를 상상하기 어렵지만 김제평야와 함께 바라보면 왜 이런 시설이 필요했는지 이해하기 쉬워진다.

저수지보다 수문부터 봐야 벽골제가 보인다

벽골제를 큰 호수로 생각하고 찾으면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다. 과거의 저수지 수면은 사라졌고 제방과 수문 유적이 핵심으로 남아 있다.

기록에는 수여거, 장생거, 중심거, 경장거, 유통거 등 모두 다섯 개의 수문이 등장한다.

관광지 안에서는 장생거를 대표적으로 볼 수 있고 경장거는 제방을 따라 남쪽으로 더 내려간 구간에 남아 있다.

김제 벽골제 고대 수문 석주와 제방 흔적
벽골제에는 장생거와 경장거 등 고대 수리기술을 보여주는 수문 흔적이 남아 있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돌기둥 홈 사이로 물의 양을 조절했다

벽골제 수문은 돌기둥만 세워둔 단순한 구조가 아니었다. 석주 안쪽에 홈을 만들고 그 사이에 목제 둑판을 끼워 물의 양을 조절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방수로 바닥에는 큰 돌을 깔고 양쪽에도 석축을 설치해 많은 물이 흘러도 버틸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남은 돌기둥은 작아 보이지만 그 구조를 알고 보면 4세기 수리기술의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이다.

경장거까지 가면 관광지가 아니라 실제 제방이 보인다

장생거는 벽골제 관광단지 안에 있어 접근이 쉽다. 경장거는 남쪽으로 약 2.1㎞ 떨어진 제방 구간에 남아 있다.

역사에 관심이 많다면 관광지 내부만 보고 끝내기보다 제방이 실제 평야 속에서 어떻게 이어지는지도 살펴볼 만하다.

다만 모든 제방 구간이 관광 산책로로 정비된 것은 아니므로 현장 통행 안내를 따라 움직이는 것이 좋다.

김제 벽골제 수문 유적과 전통 정자
수문 유적 옆 정자와 낮은 제방을 함께 보면 벽골제가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농업 수리유산이라는 사실이 선명해진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쌍룡 조형물은 단순한 포토존이 아니다

벽골제 관광지에는 거대한 용 두 마리가 마주 보는 쌍룡 조형물이 있다.

벽골제에는 청룡과 백룡이 살았다는 설화가 전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벽골제쌍룡놀이도 지역 민속으로 이어졌다.

농경사회에서 물을 다스리는 일이 생존과 직결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용 전설 역시 벽골제의 농업문화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1700년 된 저수지가 그대로 남은 곳은 아니다

벽골제를 소개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현재 모습과 과거 모습을 구분하는 것이다.

과거 제내의 거대한 저수지는 사라졌고 일제강점기에는 제방 일부가 농업용 간선수로로 개조되면서 원형도 크게 훼손됐다.

현재 여행자는 물이 가득한 고대 저수지보다 남아 있는 제방과 수문, 중수비를 통해 당시 규모를 읽게 된다.

김제 벽골제 전통건축과 농경문화공원 전경
벽골제 관광지 안에는 농경문화박물관과 전통건축, 넓은 산책공간이 함께 조성돼 있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농경문화박물관부터 보면 흙둑이 다르게 보인다

벽골제 관광지 안에는 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과 농경사 주제관, 전통가옥과 여러 체험공간이 있다.

아이와 함께라면 박물관에서 농사와 물 관리 이야기를 먼저 보고 장생거와 제방으로 이동하는 방식이 좋다.

수문이 왜 필요했는지 이해한 뒤 실제 유적을 보면 단순한 돌기둥이나 흙둑으로 지나치지 않게 된다.

넓은 관광지라 핵심만 봐도 한 시간이 걸린다

벽골제는 수문 하나만 보고 돌아오는 작은 유적지가 아니다. 박물관과 전통건축, 잔디공간과 쌍룡 조형물까지 넓게 펼쳐져 있다.

장생거와 쌍룡 조형물, 제방만 중심으로 보면 약 1시간 정도를 잡을 수 있다.

박물관과 전시시설, 체험까지 넣으면 1시간30분에서 2시간 이상 여유를 두는 편이 좋다.

2025년 9월부터 입장료가 사라졌다

벽골제 관광지는 2025년 9월부터 입장료가 전면 무료화됐다.

과거 유료 관광지로 기억하던 방문객이라면 달라진 이용조건이다.

관광지 자체는 무료로 들어갈 수 있지만 일부 체험이나 특별 프로그램에는 별도 비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이용 전에 확인하는 편이 좋다.

김제 벽골제 제방과 수로, 김제평야 전경
제방과 수로를 따라 걸으면 벽골제가 왜 김제평야의 농업 역사와 떼어놓을 수 없는 시설인지 이해하기 쉽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10월 1일부터는 지평선축제장이 된다

2026 김제지평선축제는 10월 1일부터 5일까지 벽골제 일원에서 열린다.

평상시 벽골제가 역사유적과 농경문화공간이라면 축제기간에는 공연과 농경체험, 여러 프로그램이 들어오는 대형 행사장으로 성격이 바뀐다.

조용히 유적을 보는 것이 목적이라면 축제기간을 피하고 가족 체험이 목적이라면 10월 초 일정을 맞추는 방식이 좋다.

가을에는 제방보다 평야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벽골제가 만들어진 이유를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계절은 가을이다. 주변 논이 색을 바꾸면서 넓은 김제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지가 아닌 평평한 땅에서 물을 저장하고 나눠 보내는 일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풍경 자체가 설명해준다.

제방과 수로, 농경지를 한 화면에 넣어 보면 벽골제가 고대 농업기반시설이라는 사실이 가장 잘 드러난다.

1700년 전 사람들은 평야 전체의 물을 설계했다

벽골제의 핵심은 단순히 오래됐다는 데 있지 않다.

수㎞짜리 제방과 다섯 수문을 이용해 물을 가두고 필요한 방향으로 나눠 넓은 농경지를 유지했다.

지금은 관광지와 공원으로 보이지만 당시에는 식량 생산과 국가 운영을 지탱한 기반시설이었다. 벽골제를 볼 때 가장 흥미로운 것은 1700년 전 사람들이 이미 평야 전체의 물길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했다는 사실이다.

여행정보

장소 김제 벽골제

주소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시 부량면 벽골제로 442

국가유산 사적 김제 벽골제

축조 기록 『삼국사기』 서기 330년

현존 제방 약 2.6~3㎞

핵심 유적 장생거·경장거·벽골제 중수비

관람료 무료

2026 김제지평선축제 10월 1~5일

추천 동선 농경문화박물관 → 쌍룡 조형물 → 장생거 → 제방 → 전통건축·공원

난이도 쉬움

추천 체류시간 핵심 관람 약 1시간, 박물관·체험 포함 1시간30분~2시간 이상

추천 대상 가족여행, 역사여행, 농경문화, 사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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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063-540-4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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