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박예슬기자
전주에서 진안으로 넘어가는 길은 지금 훨씬 빨라졌다. 그러나 빠른 길을 잠시 벗어나 옛 도로인 모래재 쪽으로 방향을 틀면 여행의 성격이 달라진다.
산비탈을 따라 도로가 크게 꺾이고 다시 방향을 바꾸면서 연속된 굽잇길이 나타난다. 고개를 넘어 진안군 부귀면 쪽으로 내려서면 이번에는 곧게 뻗은 나무가 도로 양쪽을 채운다.
진안 모래재와 부귀 메타세쿼이아길이다. 모래재는 진안군 부귀면 세동리와 완주군 소양면 신촌리를 잇고, 메타세쿼이아길은 모래재를 넘어 부귀면 장승리 일대에서 약 1.5km 이어진다.

모래재는 직선보다 굽이치는 도로 자체가 풍경이다
모래재는 한때 전주와 진안을 연결하던 주요 고갯길이었다. 새로운 도로가 놓인 뒤 교통 흐름이 분산되면서 지금은 옛 산길 특유의 분위기를 느끼기 좋은 드라이브 구간으로 남았다.
도로는 산허리를 따라 크게 방향을 바꾸며 이어진다. 커브를 통과할 때마다 계곡과 맞은편 산자락의 위치가 바뀌고, 높은 곳에서는 지나온 도로가 다시 숲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다.
여름에는 산 전체가 짙은 녹음으로 덮여 밝은 도로와 숲의 색 대비가 강해진다. 가을 단풍과는 다른 모래재의 계절 풍경이다.
실제 차량 통행 도로이므로 풍경을 보기 위해 커브 구간에서 갑자기 감속하거나 정차해서는 안 된다. 주차 가능한 지점을 이용하고 도로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고개를 넘으면 약 1.5km 메타세쿼이아길이 이어진다
모래재를 넘어 부귀면 장승리 쪽으로 들어서면 굽이진 산길과 전혀 다른 풍경이 시작된다. 도로가 곧아지고 양쪽으로 메타세쿼이아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줄지어 나타난다.
부귀 메타세쿼이아길의 길이는 약 1.5km다. 자동차로만 통과하면 오래 걸리지 않지만 나무가 밀집한 구간에서는 도로 끝까지 반복되는 줄기가 강한 원근감을 만든다.
여름에는 잎이 풍성하게 자라 양쪽 가지가 도로 위에서 겹친다. 한낮에도 도로 일부에 깊은 그늘이 생기고 비가 지난 뒤에는 녹색이 한층 진해진다.
모래재의 곡선과 메타세쿼이아길의 직선은 같은 여행 동선 안에서도 전혀 다른 사진을 만들어낸다.

길 자체가 여행지지만 실제 차량이 다니는 도로다
부귀 메타세쿼이아길은 매표소와 전망대가 있는 독립 관광시설이 아니다. 진안과 전주를 잇던 옛 도로와 가로수가 결합해 여행지가 된 곳이다.
진안군은 관광객 보행 안전을 높이기 위해 보행로와 차량 접근 경보장치 등 안전시설 정비를 추진한 바 있다.
사진을 찍을 때도 차도 중앙선에 서는 방식보다 보행 가능한 가장자리에서 나무와 도로를 함께 담는 편이 안전하다.
걷기를 원한다면 1.5km 전체를 왕복하기보다 나무가 밀집된 구간을 중심으로 20~30분 정도 산책하고 다시 차량으로 이동하는 방식도 여름에는 효율적이다.

영화와 광고가 먼저 알아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부귀 메타세쿼이아길은 여러 영화와 드라마, 광고의 촬영지로 활용돼 왔다. 영화 국가대표에서 등장인물들이 자전거를 타는 장면도 이곳에서 촬영됐다.
직선으로 뻗은 도로와 일정하게 반복되는 나무가 한 화면에 들어가 자연스럽게 깊이가 만들어지는 구조가 촬영지로서의 장점이다.
특히 차량이 적은 시간대에는 도로와 나무만 남아 별도의 세트 없이도 강한 장면이 만들어진다.
다만 촬영지로 알려졌다는 사실과 차도에서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실제 통행 도로라는 점을 항상 먼저 생각해야 한다.

1.5km만 보고 떠나기보다 진안 여행의 첫 구간으로 넣는 편이 좋다
메타세쿼이아길은 자동차로만 통과하면 여행 시간이 짧다. 주변 식사나 카페를 붙이고 진안의 다른 관광지로 이동하면 반나절 또는 하루 코스로 확장하기 쉽다.
전북문화관광도 이 길과 마이산도립공원 등 진안 주요 관광지를 함께 소개한다.
한여름에는 오전에 모래재를 넘어 메타세쿼이아길을 보고 더운 시간에는 식사나 실내 휴식을 한 뒤 다음 여행지로 이동하는 방식이 편하다.
모래재는 빠른 도로가 생기면서 역할이 줄어든 옛길이지만 여행자에게는 그 느린 길이 오히려 목적지가 됐다. 산을 돌아가는 굽잇길과 1.5km 초록 터널을 함께 볼 때 이 코스의 매력이 가장 또렷해진다.
방문 전 핵심정보
장소 진안 모래재·부귀 메타세쿼이아길
지역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 부귀면 일원
메타세쿼이아길 약 1.5km
관광지 주소 안내 진안군 부귀면 모래재로 841 일원
모래재 연결 진안군 부귀면 세동리~완주군 소양면 신촌리
특징 옛 전주~진안 고갯길, 굽잇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영화·드라마·광고 촬영지
추천 시간 여름 오전 또는 늦은 오후
주의 실제 차량 통행 도로이므로 차도 중앙 촬영과 커브 구간 임의 정차를 피해야 한다.
추천 동선 모래재 굽잇길→부귀 메타세쿼이아길→주변 식사·카페→진안 주요 관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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