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에서 줄을 서야 맛보던 찹쌀떡이 전국 편의점 냉동고로 들어갔다. 반응은 빨랐다. GS25가 3일 선보인 ‘한정선 요거트 찹쌀떡’은 출시 첫날 10만개가 팔리며 이 회사 아이스크림 신상품 가운데 첫날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한정선은 성수동에서 시작해 과일과 찹쌀떡을 결합한 디저트로 이름을 알린 브랜드다. 백화점 식품관으로 영역을 넓힌 뒤 최근에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찾는 사람이 늘었다. 성수에서 사진을 찍고 줄을 서서 먹던 메뉴가 이제 전국 편의점에서 팔리는 상품이 된 셈이다.
400개 시험 판매가 먼저 동났다
정식 출시 전 분위기는 이미 뜨거웠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과 인천공항 매장에서 각각 200개씩 먼저 선보인 물량은 빠르게 소진됐다. GS리테일은 외국인 고객의 관심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상품은 한정선의 대표 메뉴인 요거트 찹쌀떡을 냉동 디저트로 만든 제품이다. 가격은 3900원. 냉동 상태에서 바로 먹거나 조금 녹여 찹쌀떡 특유의 쫀득한 식감을 살려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찾은 맛, 편의점이 받아갔다
이 대목에서 눈에 들어오는 건 판매 숫자보다 출발점이다. 한정선은 성수에서 입소문을 탔고, 그 과정에 외국인 관광객이 있었다. 성수에서 먹고 찍고 공유한 디저트가 편의점 상품으로 옮겨오면서 여행지의 유행과 일상 소비 사이 거리가 눈에 띄게 짧아졌다.
성수동 자체도 외국인 방문객이 빠르게 늘어난 지역이다. 성동구에 따르면 2024년 성수동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올해 상반기 방문 규모가 더 커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카페와 팝업스토어, 패션·뷰티 매장을 골목 단위로 돌아다니는 여행 방식이 자리 잡으면서 먹거리도 자연스럽게 그 동선에 들어왔다.
성수의 유행이 전국으로 옮겨가는 속도
예전에는 여행지에서 맛본 음식이 그 장소에 묶여 있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다르다. 성수에서 입소문을 탄 메뉴가 편의점과 백화점, 온라인몰을 거치며 순식간에 전국 상품이 된다. 여행에서 시작된 취향이 유통 상품을 고르는 기준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편의점 업계도 이 흐름을 빠르게 좇고 있다. 같은 시기 세븐일레븐은 일본에서 인기를 끈 ‘치로루초코 모찌’ 4종을 내놨다. 지난해 한정 판매 반응을 보고 올해 물량을 약 세 배 늘렸다. 한국식 찹쌀떡과 일본식 모찌가 비슷한 시기에 편의점 냉동·디저트 매대에 올라온 것도 요즘 디저트 소비의 속도를 보여준다.
성수에서 시작한 한 입이 여행 기념품처럼 남는다
성수는 카페 하나를 찾아가는 동네라기보다 걷다가 계속 새로운 가게를 만나는 곳에 가깝다. 오래된 공장과 붉은 벽돌 건물 사이로 카페, 편집숍, 팝업스토어가 이어지고 서울숲 쪽까지 걸음을 넓히기 쉽다.
여행객에게 디저트는 그 동네를 기억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기도 하다. 성수에서 먹었던 찹쌀떡을 여행이 끝난 뒤 동네 편의점에서 다시 만난다면, 그 한 입은 상품 하나 이상의 기억이 된다. 하루 10만개 판매는 성수의 유행이 얼마나 빠르게 서울 밖으로 번지는지 보여준 숫자다.
성수동 카페거리
성수역과 서울숲 사이의 붉은 벽돌 골목을 중심으로 카페, 디저트 매장, 팝업스토어, 패션·뷰티 매장이 모여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트렌드 상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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