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온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대한민국 Z세대에게 여행은 더 이상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다. 큰맘 먹고 떠나는 비정기적 소비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경험을 채우는 생활형 선택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 공개된 아고다의 ‘2026 트래블 아웃룩 리포트’를 보면, 한국 Z세대는 국내외를 넘나들며 다양한 여행지를 경험하려는 의지가 강했고, 여행지의 이름값보다 현지에서 무엇을 경험할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여전히 강한 여행 수요다. 응답자의 49%는 올해 국내와 해외를 모두 여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는 아시아 평균보다 1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한국 Z세대가 한쪽에만 머무르지 않고 국내 여행과 해외 여행을 함께 가져가는 복합형 이동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단순히 멀리 가고 싶다는 욕구보다, 서로 다른 장소에서 각기 다른 경험을 쌓으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여행을 바라보는 기준도 달라졌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 Z세대는 ‘어디에 가느냐’보다 ‘무엇을 하느냐’를 더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여행 동기로는 야외 활동 41%, 문화 체험 40%, 미식 탐방 36%가 꼽혔다. 여기에 휴식도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응답자의 67%는 여행 계획에 휴식을 포함한다고 답했다. 이는 여행이 더 이상 단순한 관광이나 인증 중심 소비가 아니라, 활동과 체험, 쉼을 함께 담는 복합적 경험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숙소 선택 기준에서는 Z세대 특유의 현실 감각이 더 또렷하게 드러났다. 가장 중요한 요소로 비용을 꼽은 응답자가 45%에 달했고, 리뷰와 평점의 영향을 받는다는 응답도 30%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아시아 평균보다 1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무조건 싼 곳을 찾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가격은 중요하지만, 동시에 실패 확률을 줄여줄 검증된 정보도 중시한다는 뜻이다. 결국 한국 Z세대는 ‘가성비’와 ‘신뢰도’를 함께 따지는 소비자에 가깝다.

흥미로운 대목은 숨은 여행지에 대한 관심이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1%는 여행지 선택에서 차별화된 문화 경험을 핵심 요소로 꼽았고, 저렴한 비용 39%, 특가 및 할인 혜택 38%가 뒤를 이었다. 이는 널리 알려진 대표 관광지보다, 비교적 덜 알려졌지만 현지색이 살아 있고 비용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은 여행지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한국 Z세대는 ‘유명해서 가는 여행’보다 ‘나만의 경험을 만들 수 있는 여행’을 더 선호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여행 동행의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조사에서는 한국 Z세대가 개인 또는 친구 중심의 여행보다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여행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Z세대 여행이 무조건 혼행이나 또래 중심 자유여행으로만 흘러간다는 통념과는 조금 다른 결과다. 관계 속에서의 경험, 그리고 함께 보내는 시간의 질을 중시하는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이번 조사는 한 가지 분명한 흐름을 보여준다. 한국 Z세대에게 여행은 더 이상 목적지를 소비하는 행위가 아니라, 자기 삶의 방식과 취향을 설계하는 경험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목적지는 더욱 다양해지고, 선택 기준은 더 현실적이 되고, 기대하는 경험은 더 구체적이 되고 있다. 유명 관광지를 따라가는 방식보다 예산 안에서 자신에게 맞는 경험을 설계하는 여행이 Z세대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여행 산업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단순한 세대 취향 변화가 아니다. 앞으로의 여행 시장은 더 이상 유명세만으로 승부하기 어려워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숙소는 가격 경쟁력과 리뷰 신뢰도를 함께 갖춰야 하고, 여행지는 이름보다 경험의 밀도와 차별성을 보여줘야 한다. 한국 Z세대는 이미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 이제 시장이 그 속도를 따라가야 할 차례다.
자료제공=아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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