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백석탄계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 품은 순백의 포트홀 계곡

청송 백석탄계곡은 신성계곡 한가운데서 흰 퇴적암과 포트홀, 층리·사층리 같은 지질 흔적을 한꺼번에 만나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명소다. 물살에 깎인 하얀 암반 사이로 맑은 계류가 흐르고, 가까운 거리에서 지질 지형을 관찰할 수 있어 여름 가족 여행지로도 좋다. 입장료는 없지만 주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고 바위가 미끄러워 이른 시간 방문과 접지력 좋은 신발이 필요하다.

청송 백석탄계곡의 흰 퇴적암 사이로 흐르는 맑은 계류
석영과 장석이 많이 포함된 흰 퇴적암 사이로 길안천 물줄기가 흐르는 청송 백석탄계곡. 물과 자갈의 침식이 만든 포트홀이 곳곳에 발달했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여행레저신문 ㅣ 박예슬기자

청송 백석탄계곡은 경북 청송군 안덕면 고와리 길안천을 따라 흰 바위 군락과 포트홀이 이어지는 지질명소다. 백석탄은 하얀 돌이 반짝이는 여울이라는 뜻으로, 푸른 산과 맑은 계류 사이에 밝은 암반이 길게 드러나 다른 계곡과 확연히 다른 풍경을 만든다.

이곳의 바위는 화강암이 아니라 자갈과 모래, 진흙 등이 운반·퇴적된 뒤 단단하게 굳어진 퇴적암이다. 석영과 장석처럼 밝은색 광물 입자가 많이 포함돼 암반 전체가 흰색에 가깝게 보인다.

백석탄은 2017년 지정된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대표 지질명소다. 포트홀과 층리, 사층리, 이암편과 흔적화석이 발달해 과거 퇴적물이 쌓인 환경과 하천 침식 과정을 함께 관찰할 수 있다.

여행의 핵심은 하얀 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물살과 자갈이 암반을 파낸 포트홀과 바위에 남은 퇴적층, 굽이치는 길안천의 흐름을 차례로 살펴야 백석탄의 진짜 가치가 보인다.

청송 백석탄계곡을 가득 채운 흰 퇴적암과 여름 물줄기
백석탄의 바위가 밝게 보이는 것은 석영과 장석처럼 흰색을 띠는 광물 입자가 많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흰색 바위의 정체는 석영·장석이 많은 퇴적암

백석탄에 들어서면 계곡 전체를 덮은 밝은 회백색 바위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햇빛이 강한 날에는 암반 표면이 순백에 가깝게 빛나고 그 사이로 흐르는 물은 주변 숲의 색을 받아 청록빛으로 보인다.

바위는 자갈과 모래, 진흙 같은 퇴적물이 물을 따라 이동하고 쌓인 뒤 오랜 시간 압력을 받아 굳어진 퇴적암이다. 석영과 장석이 많이 포함돼 일반 계곡 바위보다 밝게 보인다.

표면을 자세히 보면 수평으로 겹친 층리와 비스듬히 기울어진 사층리, 다른 색의 암석 조각이 섞인 이암편이 나타난다. 이 구조들은 과거 물의 흐름과 퇴적 방향을 읽을 수 있는 지질 기록이다.

아이와 방문한다면 바위 색만 보는 대신 층의 방향이 다른 지점과 입자 크기가 달라지는 부분을 함께 찾아보는 것이 좋다. 별도의 체험시설 없이도 자연스러운 지질수업이 된다.

아침 안개가 내려앉은 청송 백석탄계곡과 흰 바위 군락
이른 아침 백석탄은 성수기 혼잡을 피하면서 흰 바위와 계곡 안개를 차분하게 감상하기 좋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물과 자갈이 만든 항아리 모양 포트홀

백석탄을 대표하는 지질 구조는 포트홀이다. 계곡 암반 위에 솥이나 항아리처럼 둥글게 파인 구멍이 크기와 깊이를 달리하며 발달해 있다.

포트홀은 빠른 물살에 실린 자갈과 모래가 같은 자리에서 회전하며 암반을 반복해서 갈아낼 때 만들어진다. 작은 홈에서 시작해 오랜 침식이 계속되면 깊고 둥근 구멍으로 커진다.

물이 적은 시기에는 포트홀의 윤곽과 안쪽 벽이 잘 보이고 수량이 많을 때는 물이 회전하는 모습을 통해 형성과정을 짐작할 수 있다. 다만 비 온 뒤에는 바위가 미끄럽고 수심을 알기 어려워 가까이 접근해서는 안 된다.

겉으로 작아 보이는 포트홀도 아래쪽이 넓거나 깊을 수 있다. 안으로 내려가거나 발을 넣지 말고 안전한 탐방 지점에서 전체 형태를 관찰해야 한다.

청송 신성계곡의 절벽과 숲 사이로 떨어지는 폭포
백석탄을 포함한 신성계곡 일대에는 퇴적암 지형과 협곡, 폭포와 하천 침식 경관이 연속적으로 나타난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길게 걷기보다 지질 구조를 천천히 관찰하는 계곡

백석탄은 대형 폭포 하나를 보고 돌아오는 계곡이 아니다. 길안천을 따라 암반의 색과 모양, 물길의 방향이 계속 달라져 짧은 구간을 천천히 살펴보는 방식이 잘 맞는다.

주차장과 진입 지점에서 지질공원 안내시설을 먼저 읽은 뒤 계곡으로 이동하면 층리와 포트홀을 찾기 쉽다. 핵심 구간 관람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린다.

사진 촬영과 지질 관찰을 충분히 하려면 1시간 30분 정도를 잡는 편이 좋다. 수량이 적으면 암반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수량이 많으면 물소리와 흐름은 웅장하지만 접근 가능한 구역이 줄어든다.

큰비가 내린 직후보다 수위가 안정된 맑은 날이 안전하다. 여름에는 오전이나 늦은 오후에 방문하면 강한 햇볕과 성수기 혼잡을 함께 피할 수 있다.

백석탄 암반에 형성된 항아리 모양의 포트홀
흐르는 물에 자갈이 회전하며 암반을 갈아 만든 포트홀은 백석탄에서 가장 눈여겨볼 지질 구조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물놀이 계곡보다 지질 탐방지로 접근해야 안전하다

백석탄 물은 맑고 얕아 보이지만 암반 계곡은 수심과 유속이 갑자기 달라진다. 평평해 보이는 바위도 물에 젖으면 매우 미끄럽고 작은 균열에 발이 걸릴 수 있다.

얕은 물 옆에 깊은 포트홀이 있을 수 있어 어린이를 물속에 혼자 두어서는 안 된다. 계곡화를 신었더라도 바위 위를 뛰거나 돌 사이를 건너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비가 내린 뒤에는 상류에서 내려오는 물의 양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 현장에서 비가 오지 않더라도 상류 기상과 현장 안내를 확인해야 한다.

어르신과 어린이는 암반으로 직접 내려가기보다 탐방로와 안전한 전망 지점에서 경관을 보는 편이 좋다. 접지력 좋은 운동화와 충분한 물을 준비해야 한다.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백석탄 탐방로 안내 지점
백석탄은 2017년 지정된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을 구성하는 대표 지질명소 가운데 하나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신성계곡과 방호정을 묶으면 청송 지질여행이 완성된다

백석탄만 보고 돌아서면 체류시간은 길지 않다. 신성계곡 녹색길과 방호정, 신성리 공룡발자국을 연결하면 청송 서남부의 지질과 하천 경관을 하루에 비교해 볼 수 있다.

신성계곡 녹색길은 길안천과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탐방로다. 전체 구간을 모두 걷기보다 체력에 맞는 일부 구간을 선택하고 차량으로 백석탄까지 이동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다.

방호정 일대에서는 하천 절벽과 퇴적층, 정자와 숲이 어우러진 풍경을 볼 수 있다. 신성리 공룡발자국은 어린이와 함께 지질공원의 교육적 가치를 이해하기 좋은 장소다.

주왕산과 주산지는 백석탄과 이동거리가 있어 일정이 짧다면 같은 날 무리하게 묶지 않는 편이 좋다. 백석탄과 신성계곡 권역을 하루, 주왕산 권역을 별도의 날로 나누면 여행의 밀도가 높아진다.

청송 백석탄계곡 여행정보

  • 주소 경상북도 청송군 안덕면 고와리 336 일원
  • 특징 흰 퇴적암·석영·장석·층리·사층리·포트홀
  • 지질공원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 입장료 무료
  • 주차 백석탄 주차장 이용
  • 관람시간 핵심 30분~1시간·여유 관람 1시간 30분
  • 난이도 낮음~보통·암반과 물가 미끄럼 주의
  • 준비물 접지력 좋은 운동화·모자·생수·벌레 기피제
  • 주의 포트홀 진입·돌 채취·암반 낙서 금지
  • 연계 신성계곡 녹색길·방호정·신성리 공룡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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