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재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올해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071만 명을 넘어섰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신용카드로 쓴 관광지출액도 상반기 기준 처음으로 10조 원을 돌파했다.
관광객 수와 소비액이 동시에 늘어난 가운데 지방공항 입국객 증가율은 수도권 공항의 두 배를 웃돌았다. 외국인 관광 수요가 서울과 인천공항에만 머물지 않고 지역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다만 지방공항으로 입국하거나 지역 관광지를 방문했다는 사실만으로 지역관광이 완전히 살아났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지역에서 며칠을 머물렀고 숙박·음식·교통·체험에 얼마를 썼는지까지 확인해야 실질적인 관광 분산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상반기 방한객 1070만9919명…전년보다 21.3% 증가
문화체육관광부가 7월 28일 공개한 방한 관광 동향에 따르면 2026년 1월부터 6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1070만991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882만5967명보다 21.3% 증가한 규모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 843만9214명과 비교하면 26.9% 많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단순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을 넘어 상반기 기준 새로운 성장 구간에 들어선 셈이다.
6월 한 달 방한객은 199만3128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1% 증가했다. 3월 204만5992명, 4월 202만7860명, 5월 194만5809명에 이어 넉 달 연속 월 200만 명 안팎의 흐름이 이어졌다.
6월에는 중국이 64만958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 34만8216명, 대만 22만3127명, 미주 21만9948명 순이었다. 중국·일본·대만뿐 아니라 유럽과 동남아 주요 시장에서도 방한객이 고르게 증가했다.
관광객은 21.3% 늘었는데 카드지출은 50.8% 증가
관광객 증가보다 더 빠른 것은 소비 증가였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 신용카드 관광지출액은 온라인 소비를 포함해 10조38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조6559억 원보다 50.8% 늘었다.
지난해에는 9월이 돼서야 누적 관광지출액이 10조 원을 넘어섰지만 올해는 석 달 빠른 6월에 같은 수준을 돌파했다. 상반기만 놓고 외국인 카드 관광지출이 10조 원을 넘어선 것도 처음이다.
6월 외국인 카드 관광지출액은 2조54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6.4% 증가했다. 5월 2조1222억 원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지출액이 2조 원을 넘었다.
관광객 수보다 지출 증가율이 높다는 것은 방한 관광시장이 방문객 숫자뿐 아니라 소비 규모에서도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환율과 숙박요금, 상품가격 상승, 온라인 소비가 지출 증가에 미친 영향도 함께 살펴야 한다.
지방공항 입국객 42.1% 증가…수도권 증가율의 두 배
입국 경로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김해·대구·양양·청주·제주 등 지방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은 196만72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8만2명보다 4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공항 입국객은 750만1737명으로 전년보다 17.3% 늘었다. 지방공항 입국객 규모는 수도권보다 작지만 증가율은 두 배 이상 높았다.
6월만 보면 지방공항 입국객은 39만5246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5% 증가했다. 수도권 공항 입국객 증가율 18.2%를 크게 웃돌았다.
지역공항 국제선 확대가 외국인의 한국 입국 경로를 분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한 변화다. 부산·제주·대구·청주 등으로 직접 들어오면 서울을 거치지 않고 지역에서 여행을 시작할 가능성이 커진다.

지역 방문율 34.2%…방문 이후 숙박과 소비가 관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26년 2분기 외래관광객조사 잠정 결과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지역 방문율은 34.2%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31.4%보다 2.8%포인트 상승했다.
방한 여행 만족도도 90.5점으로 전년 동기 89.8점보다 0.7점 높아졌다. 관광객 증가와 함께 지역 방문과 여행 만족도가 같이 상승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지역 방문율은 지역 체류의 깊이를 모두 보여주지는 않는다. 서울에서 출발한 당일 투어로 지역 관광지 한 곳을 방문한 경우와 지역 숙박시설에서 이틀 이상 머물며 음식점·시장·교통·문화체험을 이용한 경우가 같은 지역 방문으로 집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공항 입국객과 지역 방문율 상승을 지역관광의 실질적인 성장으로 연결하려면 지역별 숙박일수, 관광 카드지출, 재방문율과 이동경로가 함께 공개돼야 한다.
이제는 몇 명 왔나보다 어디에서 얼마 썼나
상반기 방한객 1071만 명과 관광 카드지출 10조 원 돌파는 한국 관광시장이 양적 회복 단계를 넘어 성장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다음 과제는 늘어난 관광객과 소비를 서울 일부 상권과 수도권에 집중시키지 않는 것이다. 지방공항을 통해 들어온 여행객이 지역에서 숙박하고 지역 음식점과 시장·관광사업자의 매출로 연결돼야 입국 경로 분산이 지역관광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관광객 숫자의 기록은 분명하다. 이제 한국 관광의 성과는 외국인이 어느 지역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고 얼마를 썼는지로 평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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