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선운산 진흥굴, 숲길 끝에서 10m 동굴이 열린다…바로 앞엔 600년 장사송

전북 고창 선운산 도솔계곡을 따라 오르면 숲 사이에서 길이 10m, 높이 4m의 진흥굴이 모습을 드러낸다. 신라 진흥왕이 수도했다는 전설이 남은 자연동굴로, 바로 앞에는 수령 약 600년·높이 23m의 천연기념물 장사송이 선다. 도솔계곡 일원은 국가 명승이며, 고창군은 2026년 탐방 안전을 위해 이 일대 계단 39.3m 재설치 공사도 추진했다. 선운산도립공원 입장은 무료다.

고창 선운산 숲속 진흥굴 전경
선운산 도솔계곡의 암벽 아래 입구가 열린 진흥굴.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여행레저신문 ㅣ 김미래기자

선운사에서 도솔암 방향으로 계곡을 따라 들어가면 길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진다. 절집 주변의 넓은 공간이 뒤로 밀리고 양쪽 숲이 가까워진다. 물소리를 옆에 두고 걷던 길 위로 암벽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 숲 안에 입구가 검게 열린 동굴 하나가 있다. 진흥굴이다. 고창군이 소개하는 진흥굴의 크기는 길이 약 10m, 높이 약 4m다. 선운산 화산암체의 응회암에 만들어진 자연동굴이며 내부에서는 절리와 암석 표면이 벗겨지는 박리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선운사에서 2km도 채 안 걸었는데 숲의 표정이 완전히 바뀐다

선운사에서 도솔암까지는 약 3.2km이며 진흥굴은 선운사에서 2km가 채 되지 않는 지점에 자리한다. 도솔암까지 완주하지 않더라도 진흥굴과 장사송까지 비교적 짧은 숲길 여행으로 묶을 수 있다.

도솔천을 따라 비교적 완만한 구간이 이어지고 나무 그늘이 길게 형성된다. 정상으로 곧장 고도를 높이는 산행과 달리 계곡과 숲을 보면서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선운산 숲과 암벽 사이 진흥굴 입구
응회암 암벽 아래 검게 열린 고창 선운산 진흥굴 입구. 이미지=여행레저신문

동굴 안에 들어서면 10m보다 먼저 온도와 빛이 달라진다

진흥굴은 길이 약 10m, 높이 4m의 자연동굴이다. 깊숙이 수백m 이어지는 관광동굴과는 다르지만 입구가 넓어 밖의 초록빛 숲과 어두운 내부가 한 화면에 잡힌다.

진흥굴 주변 암석은 선운산 화산암체를 이루는 응회암이다. 동굴 천장과 옆면에는 절리가 발달했고 암석 표면이 층상으로 벗겨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진흥왕 전설만큼 이곳의 지질 자체도 눈여겨볼 만하다.

고창 진흥굴 안에서 바라본 선운산 숲
진흥굴 내부에서 바라보면 밝은 숲과 어두운 암벽이 선명하게 갈린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진흥왕이 이곳에서 수도했다는 이야기는 역사보다 전승으로 봐야 한다

진흥굴에는 신라 진흥왕이 왕위를 내려놓은 뒤 승려가 되어 이곳에서 수도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후 법운자라는 이름을 사용했다는 전승도 남아 있다.

다만 고창군의 선운사 창건 안내는 당시 이곳이 백제 영역이었다는 점을 들어 진흥왕의 직접 창건 가능성을 낮게 본다. 선운사 창건은 백제 위덕왕 24년인 577년 검단선사가 세웠다는 설이 더 유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진흥굴 역시 진흥왕의 실제 거처로 확인된 유적이 아니라 진흥왕이 수도했다고 전해지는 동굴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고창 선운산 도솔계곡의 여름 숲과 물길
울창한 활엽수와 계곡물이 이어지는 선운산 도솔계곡의 여름 풍경. 이미지=여행레저신문

동굴 바로 앞에 23m 소나무가 서 있다, 수령은 약 600년이다

진흥굴 앞에는 천연기념물 고창 선운사 도솔암 장사송이 자리한다. 나이는 약 600년, 높이는 약 23m이며 가슴높이 둘레는 약 3m다.

줄기는 지상 약 2.2m 높이에서 크게 갈라진 뒤 다시 여러 방향으로 퍼진다. 장사송이라는 이름은 고창의 옛 지명인 장사현에서 나왔으며 진흥굴 앞에 서 있어 진흥송이라고도 불린다.

선운산 진흥굴 앞 천연기념물 장사송
진흥굴 앞에 자리한 수령 약 600년의 선운사 도솔암 장사송.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이 계곡 전체가 국가 명승이다, 진흥굴 하나만 보고 돌아서기 아깝다

고창 선운산 도솔계곡 일원은 2009년 국가 명승으로 지정됐다. 선운사를 지나 도솔암으로 이어지는 계곡과 숲, 기암과 사찰·암자가 하나의 자연·문화경관을 이룬다.

짧게 걷는다면 진흥굴과 장사송에서 돌아설 수 있고 시간을 더 잡으면 도솔암과 마애불, 용문굴과 천마봉 방향으로 동선을 늘릴 수 있다. 정상 등산을 하지 않아도 선운산의 숲과 계곡을 상당 부분 볼 수 있는 구간이다.

선운산 진흥굴로 이어지는 숲속 돌길
도솔계곡에서 진흥굴 방향으로 이어지는 숲속 돌길. 이미지=여행레저신문

2026년에는 도솔계곡 계단 39.3m 재설치 공사도 추진했다

고창군은 2026년 5월 선운사 도솔계곡 일원 계단 재설치공사를 발주했다. 사업 대상은 도솔길 294 일원이며 길이 39.3m, 폭 1.2m 계단을 재설치하는 내용이다.

별도의 최신 완료 공지가 검색에서 확인되지 않은 만큼 방문 전 현장 탐방로 상태와 통제 여부를 관리사무소에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특히 여름 집중호우 뒤에는 돌길과 계단의 미끄럼도 함께 살펴야 한다.

여행정보

위치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아산면 도솔길 294 일원
진흥굴 규모 길이 약 10m, 높이 약 4m
지질 응회암, 절리와 박리 현상 관찰 가능
기준 동선 선운사 → 도솔계곡 → 진흥굴 → 장사송 → 도솔암 방향
선운사~진흥굴 2km 미만
선운사~도솔암 약 3.2km, 도보 약 1시간 기준
장사송 수령 약 600년, 높이 약 23m, 천연기념물
도솔계곡 2009년 국가 명승 지정
선운산도립공원 이용요금 고창군 관광정보 기준 무료
주차 선운산도립공원·선운사 관광지 일대 주차시설 이용
추천 대상 여름 숲길, 가족 산책, 지질·국가유산 답사, 사진여행
추천 신발 운동화 또는 트레킹화
주의사항 비 온 뒤 돌길·계단 미끄럼과 2026년 정비구간 현장 상태 확인
추천 체류시간 진흥굴·장사송 중심 1시간30분~2시간, 도솔암 연장 시 추가 시간 확보
문의 선운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 063-560-8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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