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영에서 출렁다리를 하나 건너기 위해 먼저 배를 타야 하는 곳이 있다. 산양읍 앞바다의 연대도와 만지도다. 두 섬 사이 거리는 100m가 채 되지 않는다. 그 사이에 길이 98.1m의 출렁다리가 놓이면서 한 섬에 내려 다른 섬까지 걸어가는 여행이 가능해졌다.
다리만 보고 돌아오기에는 아깝다. 만지도의 해안 데크와 만지봉, 연대도의 몽돌해변과 지겟길을 붙이면 반나절짜리 섬 걷기 여행이 된다. 육지의 출렁다리와 가장 다른 점도 여기에 있다. 다리를 건너면 전망대가 아니라 아예 다른 섬에 도착한다.

배에서 내리면 여행은 이미 절반쯤 시작돼 있다
연대도와 만지도는 자동차로 들어가는 섬이 아니다. 통영 산양읍 달아항에서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야 한다. 달아항에서 출발하는 배는 주변 작은 섬을 지나 연대도와 만지도 방향으로 이어진다.
구글에서 여행레저신문 먼저 보기그래서 이 여행은 선착장에 도착한 순간보다 배에 오른 순간부터 시작됐다고 보는 편이 맞다. 미륵도 남쪽 바다가 열리고 작은 섬들이 가까워졌다 멀어지는 동안 목적지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2026년에도 연대도·만지도 노선은 날짜별 운항 일정에 따라 예약을 받고 있다. 배 시간은 계절과 날짜, 기상에 따라 달라지므로 여행일의 실제 출항편과 귀항편을 예약 단계에서 다시 확인해야 한다.

98.1m 다리 하나가 두 섬의 여행 방식을 바꿨다
연대도와 만지도 사이 출렁다리가 문을 연 것은 2015년 1월 22일이다. 길이 98.1m, 폭 2m의 보행 전용 현수교다. 당시 두 섬은 100m가 채 되지 않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었지만 오가려면 배가 필요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전국의 대형 출렁다리와 비교해 길지 않다. 이 다리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규모보다 위치다. 산이나 계곡을 건너는 것이 아니라 실제 두 섬 사이의 바닷길을 건넌다.
다리 위에 서면 양쪽으로 한려해상의 물길이 열리고 아래에는 바닷물이 그대로 들어온다. 바람이 강한 날에는 흔들림도 커진다. 짧은 다리를 건너고 나면 출발할 때와 다른 섬에 서 있다는 사실이 이곳만의 경험을 만든다.

만지도에서는 바다가 길 바로 옆으로 따라붙는다
만지도 쪽에서 출렁다리로 향하면 마을과 해안을 따라 데크가 이어진다. 출렁다리만 목적에 두고 걷는다면 부담이 크지 않다. 중간에는 작은 해변과 암반이 나타나고 길의 높이가 바뀔 때마다 바다를 보는 각도도 달라진다.
조금 더 걸을 수 있다면 만지봉을 붙이면 된다. 만지봉은 해발 약 100m의 낮은 봉우리지만 섬 산행 특유의 조망이 있다. 숲을 지나 시야가 열리는 곳에서는 욕지도 방향을 포함한 통영의 섬들이 펼쳐진다.
출렁다리만 보고 돌아서는 여행이 가벼운 섬 산책이라면 만지봉까지 연결하는 순간 짧은 섬 산행으로 성격이 달라진다.

다리를 건너면 연대도에서는 길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출렁다리를 건너 연대도에 들어서면 만지도와 다른 풍경이 이어진다. 마을 골목과 돌담, 포구가 나타나고 섬 안쪽으로 들어가면 숲길과 몽돌해변으로 동선이 갈린다.
연대도라는 이름은 수군통제영 시절 섬 정상에 봉화대를 두고 위급한 상황을 알리던 연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섬에는 신석기시대 흔적인 연대도 패총도 남아 있다.
작은 섬 하나에 포구와 마을, 선사시대 유적, 산길과 해변이 함께 들어 있는 셈이다. 출렁다리만 보고 다시 만지도로 돌아오면 이 부분을 놓치기 쉽다.

연대도 지겟길 2.2km를 붙이면 제대로 된 섬 걷기가 된다
연대도 걷기 여행의 중심은 ‘지겟길’이다. 옛 주민들이 지게를 지고 산을 오르내리던 길을 바탕으로 이어진 한려해상 바다백리길 구간으로 약 2.2km, 1시간 30분 정도가 안내된다.
숲 안으로 들어갔다가 전망이 열리는 곳에서 다시 바다를 만나는 길이다. 출렁다리가 두 섬을 연결하는 가운데 지점이라면 지겟길은 연대도 여행의 깊이를 만드는 길이다.
다만 지겟길 일대에는 멧돼지 출몰 가능성이 있어 혼자 깊숙이 걷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다. 숲길을 걸을 때는 운동화를 신고 해가 지기 전에 선착장 쪽으로 돌아오는 일정이 안전하다.
출렁다리 10분보다 배 시간을 먼저 계산해야 한다
연대도·만지도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출렁다리 길이보다 귀항 배 시간이다. 육지 관광지는 조금 늦어도 일정을 바꿀 수 있지만 섬에서는 배를 놓치는 순간 하루 계획 자체가 달라진다.
2026년 현재 달아항 노선의 일반 왕복요금은 대인 1만1000원, 소인 7000원, 경로 1만원으로 안내된다. 유아는 무료다. 탑승자는 신분증을 지참해야 하며 소인과 유아 역시 등본, 의료보험증, 여권 등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비가 온다고 무조건 결항되는 것은 아니지만 풍랑과 현지 기상에 따라 운항 여부가 달라진다. 예약한 선사의 운항편과 귀항 시간을 여행 당일 다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한 시간 산책부터 반나절 섬 여행까지 선택이 갈린다
선착장과 출렁다리 주변만 둘러보면 비교적 짧게 끝낼 수 있다. 만지도 해안 데크와 출렁다리 정도라면 가벼운 가족 산책으로도 가능하다.
만지봉과 연대도 지겟길, 몽돌해변까지 연결하면 최소 2~3시간 이상을 잡는 편이 좋다. 배 시간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반나절 일정으로 보는 것이 편하다.
여름에는 거리보다 햇볕과 습도가 변수다. 선착장과 바다 쪽 열린 구간에는 그늘이 적고 숲길에서는 습도가 높다. 늦가을부터 봄에는 해풍 때문에 체감온도가 낮아질 수 있다.
통영 연대도 만지도 출렁다리 여행정보
위치 경남 통영시 산양읍 연대도·만지도
출렁다리 길이 98.1m, 폭 2m 보행 전용 현수교
개통 2015년 1월 22일
주요 출발지 산양읍 달아항 또는 연명항
핵심 동선 달아항 → 만지도 또는 연대도 → 해안길 → 출렁다리 → 반대편 섬
연대도 지겟길 약 2.2km, 약 1시간 30분
달아항 노선 일반 왕복요금 대인 11,000원, 소인 7,000원, 경로 10,000원, 유아 무료
승선 준비 신분증 필수, 어린이와 유아도 신원 확인 서류 준비
권장 체류시간 출렁다리 중심 1시간 안팎, 두 섬 핵심 동선 2~3시간 이상
주의 운항편·귀항시간·결항 여부는 날짜와 기상에 따라 달라지므로 당일 재확인
문의 연대도·만지도 배편 고객센터 1577-6951
연대도와 만지도의 매력은 거대한 시설에 있지 않다.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가 마을을 지나고, 해안을 따라 걷다가 바다 위 다리 하나를 건너 다른 섬으로 넘어간다. 다시 숲길과 몽돌해변을 지나 정해진 시간에 배를 타고 육지로 돌아온다.
98.1m 출렁다리는 짧다. 그러나 이 다리 덕분에 따로 떨어져 있던 두 섬이 하나의 여행 동선이 됐다. 오래 남는 것은 다리가 얼마나 흔들렸느냐보다 걸어서 섬 하나를 건너갔다는 경험 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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