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노레일이 덕항산 계곡을 타고 올라간다. 창밖의 숲이 가까워졌다가 인공터널 안으로 사라진다. 몇 분 뒤 대금굴 쪽으로 들어서면 바깥과 전혀 다른 소리가 먼저 들린다.
물이다.
바위 사이를 흐르는 정도가 아니다. 좁은 동굴 안에서 물소리가 벽과 천장을 치며 돌아온다. 조금 더 들어가면 폭포가 떨어지고 그 아래 깊은 물이 고여 있다.
구글에서 여행레저신문 먼저 보기지금은 난간과 관람로를 따라 들어가지만 이 동굴은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입구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삼척 대금굴이 처음 발견된 날은 2003년 2월 25일이다. 탐사팀은 약 100m 아래로 내려간 끝에 엄청난 양의 물이 흐르는 지하광장에 닿았다. 일반에 문을 연 것은 다시 4년이 지난 2007년 6월 5일이었다.

먼저 하나 바로잡아야 한다, ‘5억 3천만 년 된 동굴’이라는 말
대금굴을 소개할 때 흔히 ‘5억 3천만 년 된 동굴’이라고 쓴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대금굴이 자리한 암석 지층의 연대가 약 5억 3천만 년 전이다.
이 일대에는 캠브리아기에서 오르도비스기에 해당하는 조선누층군의 석회암층이 분포한다. 오래전 바다 밑에서 퇴적된 석회질 지층이 융기한 뒤 지하수가 암석을 녹이고 깎으면서 지금의 동굴이 만들어졌다.
그러니 대금굴의 진짜 숫자는 둘이다. 지층은 약 5억 3천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사람이 지금의 대금굴 공간을 확인한 것은 2003년이다.

땅속에서 천둥소리가 났다
대금굴 발견 이야기는 물골계곡에서 시작됐다. 이곳은 한겨울에도 계곡물이 많았다. 장마나 홍수가 지나간 뒤에는 상류에서 많은 물이 솟았고, 계곡 중턱에서 땅에 귀를 대면 지하에서 천둥 같은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그 물이 어디에서 오는지 확인해보자는 제안으로 삼척시의 동굴 탐사가 2000년 시작됐다.
처음부터 성공한 것도 아니다. 시 탐사팀은 3년 동안 세 곳을 파고 들어갔지만 동굴을 찾지 못했다. 사실상 마지막 탐사가 된 2002년 5월, 산 정상 부근에서 조금씩 물이 나오는 곳을 다시 파기 시작했다.
좁은 지굴을 잇고 수직으로 약 100m를 내려간 뒤 2003년 2월 25일, 앞이 막혀 있던 공간이 갑자기 열렸다. 그 안에서 거대한 물줄기가 떨어지고 있었다.

발견할 때는 모노레일도 난간도 없었다
현재 관람객은 모노레일에서 내려 정비된 길을 걷는다. 발견 당시에는 전혀 달랐다.
탐사팀은 칠흑 같은 공간에서 외줄에 몸을 걸고 수직 구간을 여러 차례 내려갔다. 10m가 넘는 지하폭포의 물살을 지나야 했고 동굴 끝에 있던 수심 약 15m의 호수는 고무보트와 스쿠버장비를 이용해 조사했다.
지금 관광객이 보는 길과 당시 탐사길을 같은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대금굴의 인상이 달라진다. 동굴에 들어온 사람을 위해 길을 만든 것이지, 원래부터 사람이 드나들던 굴을 정비한 것이 아니다.

이곳에서는 종유석보다 물이 먼저 기억에 남는다
대금굴에도 종유석과 석순, 석주가 많다. 그런데 현장에서 가장 강한 것은 물이다.
높이 약 8m의 비룡폭포가 동굴 안으로 곧장 떨어지고, 아래에는 물빛이 깊게 내려앉은 용소가 자리한다. 관람로를 따라 움직이는 동안에도 물길이 여러 번 나타난다.
다른 석회동굴에서는 종유석 모양을 하나씩 찾아보며 걷는 시간이 길다면 대금굴에서는 물이 계속 다음 공간으로 사람을 끌고 간다. ‘물의 동굴’이라는 말이 가장 잘 맞는다.

12m 커튼과 3.5m 막대석순
천장과 벽을 따라 석회질 물이 흘러 만들어진 커튼형 종유석은 약 12m에 이른다.
또 하나 눈여겨볼 것은 막대형 석순이다. 바닥에서 자란 석순 하나는 지름이 약 5cm에 불과한데 높이가 3.5m에 달한다.
공개구간 뒤쪽에는 여전히 접근하지 않는 공간이 남아 있고 생성물이 계속 형성되고 있어 보호하고 있다.
걸어서 입구까지 갈 수 없다, 모노레일이 관람의 일부다
대금굴에서 모노레일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현재 대금굴은 모노레일로만 접근한다.
매표소에서 관람권을 확인한 뒤 승강장으로 이동하고 모노레일을 타고 계곡을 올라 인공터널을 거쳐 동굴 안으로 들어간다.
숲속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이동하다가 어느 순간 산속으로 사라지는 과정 자체가 여행의 첫 장면이다.
삼척까지 갔으니 표 사면 되겠지 하면 못 들어갈 수 있다
대금굴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예약이다.
최소 방문 하루 전에 온라인 예매를 해야 한다. 공식 예매 시스템은 매월 1일 오전 10시 30분 다음 달 관람권을 연다. 개인은 한 번에 최대 10명까지 예약할 수 있다.
예약시간 30분 전까지 매표소에 도착하는 편이 안전하다. 관람권을 받은 뒤 모노레일 승강장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금굴은 여행 동선을 먼저 짜고 마지막에 표를 사는 곳이 아니다. 표부터 확보한 뒤 그 시간에 맞춰 삼척 일정을 붙이는 편이 맞다.
8월에는 물이 살아 있는 동굴을 걷는다
대금굴 안으로는 물이 계속 들어오고 폭포와 호수가 실제로 연결돼 있다. 바깥이 무더운 8월에도 내부에서는 젖은 암벽과 흐르는 물 때문에 완전히 다른 공간에 들어온 느낌이 강하다.
바닥과 관람로 주변은 물기가 있을 수 있다. 슬리퍼나 밑창이 매끈한 신발보다 접지력이 있는 운동화가 낫다.
어린이나 부모님과 함께라면 빠르게 앞사람을 따라가기보다 계단과 젖은 구간에서 속도를 줄이는 편이 좋다.
대금굴 여행정보
위치: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신기면 환선로 800
발견: 2003년 2월 25일
일반 개방: 2007년 6월 5일
지질: 약 5억 3천만 년 전 하부 고생대 조선누층군 지층
주요 볼거리: 비룡폭포, 용소, 동굴호수, 커튼형 종유석, 막대형 석순
접근: 모노레일 전용
예약: 온라인 사전예매 필수
예약 오픈: 매월 1일 오전 10시 30분 다음 달 관람분
하절기: 3~10월 09:00~17:00
동절기: 11~2월 09:30~16:00
휴무: 매월 18일, 휴일·연휴와 겹치면 다음 평일
입장료: 성인 12,000원, 경로·청소년 9,000원, 어린이·군인 6,000원
모노레일: 입장료 포함
주차: 무료
준비: 접지력 있는 운동화, 얇은 겉옷
문의: 1533-8362
대금굴에서 가장 이상한 장면은 거대한 폭포가 아니다. 이만한 공간이 2003년까지 외부에서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땅속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따라 세 번 실패했고, 다시 땅을 파고 들어가 약 100m를 내려간 뒤에야 물이 쏟아지는 광장을 만났다.
지금은 모노레일이 그곳까지 사람을 데려간다. 하지만 20여 년 전만 해도 그 길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아무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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