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완도 보길도에는 정원 하나를 보기 위해 배를 타고 들어갈 이유가 있다. 고산 윤선도는 병자호란 뒤 제주로 향하던 중 보길도의 산수에 매료돼 부용동에 머물렀고, 세연정과 낙서재, 동천석실 등을 만들었다. 지금도 물과 바위, 산과 정자가 한 풍경에 이어져 조선 별서정원의 공간을 그대로 따라 걸을 수 있다.
전북 고창 운곡람사르습지는 원래부터 사람 손이 닿지 않은 원시습지가 아니었다. 과거 논과 밭으로 이용되던 땅에서 사람이 떠난 뒤 물길이 다시 모이고 버드나무와 수생식물이 돌아오며 자연습지로 회복됐다. 2011년 람사르습지로 등록됐고, 현재는 오베이골 자연복원습지와 운곡저수지, 생태공원을 탐방열차와 여러 걷기코스로 연결해 둘러볼 수 있다.
경북 영덕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은 바다로 향하던 길에서 갑자기 20만 평의 초록 숲을 만나는 곳이다. 영덕 출신 개인이 20여 년 동안 메타세쿼이아와 편백, 측백 등을 심고 가꾼 사유림으로, 지금도 무료로 열려 있다. 편도 약 420m의 직선 숲길을 지나면 계단과 전망대, 편백숲이 이어지고, 2025년에는 영덕군과 소유주가 관리협약까지 맺으며 공공 관리 기반도 강화됐다.
경남 고성 상족암군립공원에서는 바닷물이 빠질 때마다 약 1억 년 전 공룡이 걸었던 암반이 모습을 드러낸다. 1982년 이 일대에서 2,000개가 넘는 공룡발자국이 확인됐고, 발자국을 따라가면 층층이 쌓인 퇴적암 절벽과 파도가 뚫어놓은 해식동굴이 이어진다. 상족암 여행은 박물관보다 물때를 먼저 확인해야 제대로 볼 수 있다.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는 1,975m 선로를 따라 약 10분 동안 숲 위를 이동하며 통영항과 한려수도를 조망하는 대표 여행 코스다. 케이블카는 정상까지 곧바로 올라가지 않고 8부 능선 상부역사에 도착하므로, 해발 461m 정상까지는 데크 계단과 가파른 산길을 추가로 걸어야 한다.
국립진안고원산림치유원은 덕태산과 선각산에 둘러싸인 해발 650m 백운동계곡에 들어선 체류형 산림복지시설이다. 비수기 주중 2인실은 4만4천 원부터 이용할 수 있고 성인 식사는 8천 원이다. 숲길과 해먹 명상, 건강측정과 치유장비 체험을 숙박과 연결해 하루가 아닌 1박 2일의 회복 시간을 만든다.
서산 황금산은 해발 156m의 낮은 산이지만 정상보다 산 너머 해안이 더 강한 인상을 남긴다. 해송 숲길을 지나 서쪽으로 내려가면 파도에 둥글어진 몽돌해변과 코끼리가 바닷물을 마시는 형상의 코끼리바위가 나타난다. 간조 전후에 접근 범위가 넓어지며 젖은 몽돌과 급경사 하산길, 일몰 전 복귀시간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