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기자
홍콩관광청이 한국 여행업계와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에서 ‘2026 홍콩 관광교역전’을 개최했다. 6월 23일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홍콩의 최신 관광 콘텐츠와 신규 글로벌 캠페인을 국내 여행업계에 소개하고, 홍콩 현지 업계와 한국 여행업계가 직접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단순한 관광 설명회를 넘어 양국 여행산업의 상품 개발과 공동 마케팅을 논의하는 B2B 플랫폼으로 운영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홍콩 관광교역전은 2005년부터 이어져 온 홍콩관광청의 대표적인 관광 교역 행사다. 홍콩 현지 관광업계와 한국 여행업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여행 트렌드를 공유하고, 신규 상품 개발과 협력 기회를 논의하는 자리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홍콩 현지 호텔, 관광명소, 여행사 등 38개 업체로 구성된 홍콩 관광업계 대표단이 참가했고, 국내 주요 여행사와 관광업계 관계자 110여 명이 참석했다.
홍콩 관광업계 38개 업체 참가, 서울 이어 부산 개최
이번 서울 행사에서는 홍콩 대표단이 변화하는 여행 트렌드에 맞춘 신규 관광 콘텐츠와 상품 개발 방향을 소개했다. 국내 여행사와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홍콩 현지 업계와 직접 만나 상담을 진행하며, 한국인 여행객의 수요 변화와 항공·숙박·관광 콘텐츠를 연계한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홍콩관광청이 오랫동안 축적해 온 B2B 교역전의 장점은 바로 이 대면 네트워킹에 있다. 온라인 자료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현지 상품의 세부 운영 방식과 시장 반응, 향후 협력 방향을 현장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콩관광청은 서울 행사에 이어 6월 25일 부산 시그니엘 부산에서도 관광교역전을 이어간다. 서울과 부산 2개 도시 개최는 수도권 중심의 홍콩 여행 수요를 넘어 영남권과 지역 여행업계까지 접점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부산은 김해공항을 중심으로 일본, 대만, 동남아 노선뿐 아니라 홍콩 여행 수요도 기대할 수 있는 지역이다. 홍콩관광청이 부산 행사를 별도로 마련한 것은 한국 시장을 단일 수도권 시장이 아니라 지역별 특성을 가진 다층적 시장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홍콩관광청·한국여행업협회, 관광 교류 확대 MOU 체결
이번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은 홍콩관광청과 한국여행업협회의 업무협약 체결이다. 협약식에는 앤서니 라우 홍콩관광청 청장과 이진석 한국여행업협회 회장이 참석했다. 양 기관은 관광 교류 확대와 관광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공동 홍보와 마케팅, 관광 정보와 시장 인사이트 공유, 관광교역전과 비즈니스 매칭 세션, 팸투어, 관광 설명회, 네트워킹 프로그램 운영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MOU 체결은 한국 여행업계와 홍콩 관광업계의 협력을 제도적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의미가 있다. 관광청의 단발성 캠페인이나 개별 여행사의 상품 개발에 그치지 않고, 협회 차원의 네트워크를 통해 시장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면 상품 개발 속도와 현장 실행력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여행 수요가 세분화되는 상황에서는 단순 항공권·호텔 패키지보다 미식, 야경, 예술, 가족 여행, MICE, 스포츠 이벤트, 크루즈 등 다양한 주제를 조합한 상품 설계가 중요해지고 있다.

앤서니 라우 홍콩관광청 청장은 환영사에서 한국을 홍콩의 가장 긴밀하고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로 언급했다. 그는 한국여행업협회가 오랜 시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함께해 왔다며, 이번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양 기관의 협력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게 되어 뜻깊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 여행객들이 홍콩에서 더욱 편리하고 기억에 남는 여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Only in Hong Kong’, 홍콩만의 여행 경험 전면에
이날 행사에서는 홍콩관광청의 신규 글로벌 캠페인 ‘Only in Hong Kong’도 소개됐다. 이 캠페인은 홍콩의 다채로움과 활기, 세계적 수준의 관광 자원, 문화, 메가 이벤트, 자연경관 등 홍콩만이 지닌 매력을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홍콩은 오래전부터 쇼핑과 미식, 야경의 도시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에는 예술과 문화, 자연, 스포츠 이벤트, 가족형 콘텐츠, 프리미엄 호텔 경험까지 관광 이미지가 더 넓어지고 있다.
‘Only in Hong Kong’은 이 변화된 홍콩의 얼굴을 세계 시장에 다시 알리려는 캠페인으로 읽힌다. 한국 여행객에게 홍콩은 비행 시간이 짧고 접근성이 좋은 단거리 해외여행지이지만, 동시에 여러 번 방문한 여행자에게는 새로운 동기가 필요한 목적지이기도 하다. 홍콩관광청이 신규 캠페인을 통해 문화와 이벤트, 자연경관, 도시의 활기를 함께 강조하는 것은 재방문 수요와 젊은 개별여행객을 동시에 겨냥한 전략이다.

특히 홍콩은 ‘아시아 월드 시티’라는 브랜드를 통해 도시형 관광의 밀도를 강조해 왔다. 고층 빌딩과 항구 야경, 미쉐린 레스토랑과 로컬 다이닝, 아트 바젤 홍콩과 웨스트카오룽 문화지구, 트레킹 코스와 섬 여행, 테마파크와 쇼핑까지 짧은 일정 안에 다양한 경험을 압축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한국 시장에서는 주말 여행, 가족 여행, MZ세대 미식·문화 여행, 기업 인센티브 여행 등으로 확장 가능성이 크다.
한국시장, 단거리 해외여행 회복의 핵심축
홍콩관광청이 한국에서 관광교역전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이유는 한국 시장의 전략적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 여행객은 짧은 휴가에도 해외여행을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항공 접근성과 여행 편의성을 중요하게 본다. 홍콩은 인천과 부산 등 한국 주요 도시에서 비교적 짧은 비행 시간으로 접근할 수 있고, 도시형 관광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단거리 해외여행 상품으로 경쟁력이 높다.
또한 한국 여행시장은 트렌드 변화가 빠르다. 과거에는 쇼핑과 야경, 딤섬과 디즈니랜드 같은 대표 콘텐츠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로컬 맛집, 예술 전시, 호텔 다이닝, 야외 액티비티, 야시장, 페리와 섬 여행, 대형 이벤트까지 여행 동기가 다양해지고 있다. 홍콩 현지 업계가 이번 교역전에서 국내 여행업계와 직접 만난 것은 이런 변화된 수요를 상품 개발에 반영하기 위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부산 개최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영남권 여행시장은 수도권과 다른 항공·여행 소비 구조를 갖고 있다. 부산과 경남권 여행객은 김해공항 출발 노선과 지역 여행사의 상품 구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가족 단위와 중장년층 수요, 단거리 해외여행 수요가 안정적으로 존재한다. 홍콩관광청이 서울뿐 아니라 부산으로 행사를 확장한 것은 한국시장 내 지역별 수요를 더 정밀하게 공략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이다.
관광청과 여행업계가 함께 만드는 상품 경쟁력
이번 관광교역전의 성과는 단순 참가자 수로만 평가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홍콩 현지 공급자와 한국 여행상품 기획자가 어떤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내느냐다. 항공편과 호텔만 묶는 전통적인 상품에서 벗어나, 홍콩의 신규 캠페인과 현지 콘텐츠를 반영한 테마형 상품이 필요하다. 미식과 예술, 가족형 테마파크, 야경 투어, MICE, 크루즈, 근교 섬 여행, 대형 이벤트를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향후 홍콩 여행 상품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
관광청의 역할도 점점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목적지 홍보와 이미지 캠페인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시장 데이터와 여행 트렌드, 유통 채널, 상품 기획, 인플루언서와 미디어, 항공사·OTA와의 협업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홍콩관광청과 한국여행업협회의 MOU는 이런 변화 속에서 관광청과 업계가 함께 시장을 만들어가는 협력 구조를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홍콩관광청은 이번 서울·부산 관광교역전을 통해 홍콩의 최신 관광 콘텐츠와 글로벌 캠페인을 한국 업계에 직접 전달하고, KATA와의 업무협약으로 협력 기반을 넓혔다. 한국 여행객에게 홍콩은 이미 익숙한 도시지만, 익숙하다는 것은 동시에 새롭게 보여줄 여지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Only in Hong Kong’ 캠페인과 업계 간 비즈니스 교류가 실제 상품과 여행 경험으로 이어질 때, 홍콩은 한국 시장에서 다시 한 번 강한 단거리 해외여행 목적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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