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기자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을 이용해 미국으로 향하는 승객의 입국·환승 절차가 한층 간소화된다. 양사는 위탁수하물 원격 검색, IRBS를 서울 인천발 시애틀과 로스앤젤레스 노선으로 확대 시행했다. 기존 애틀랜타, 디트로이트, 미니애폴리스에 이어 시애틀과 로스앤젤레스까지 포함되면서 인천발 미국행 주요 5개 거점 공항에서 수하물 자동 연결 기반의 환승 편의가 강화됐다.
IRBS는 International Remote Baggage Screening의 약자로, 출발 공항에서 미국행 위탁수하물의 X-ray 이미지를 미국 관세국경보호청, CBP에 원격 전송하고 현지에서 이를 사전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승객이 항공기에 탑승해 이동하는 동안 미국 측에서 수하물 이미지를 먼저 확인하기 때문에, 미국 도착 후 수하물 검사와 환승 재위탁 절차를 줄일 수 있다. 항공 여행에서 가장 번거로운 구간 중 하나였던 미국 첫 도착 공항의 수하물 처리 부담을 낮추는 방식이다.
미국 도착 후 세관 검사와 수하물 재위탁 부담 줄어든다
이번 확대 시행의 가장 큰 변화는 미국 환승객의 동선이다. 기존에는 인천에서 미국으로 도착한 뒤 다른 도시로 환승할 경우, 미국 내 최초 기착지 공항에서 위탁수하물을 찾아 세관 절차를 거친 뒤 다시 항공사 카운터에 맡겨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장거리 비행 후 입국 심사와 수하물 수취, 재위탁을 이어가야 했기 때문에 환승 시간이 짧거나 항공편이 지연될 경우 연결편 탑승에 부담이 컸다.
IRBS 적용 항공편을 이용하면 이 과정이 크게 줄어든다. 미국 공항 도착 시 수하물 임의 개봉 검색과 세관 검사를 대체할 수 있고, 환승 승객의 수하물은 최종 목적지까지 자동 연결된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이를 ‘수하물 자동 연결’, Seamless Baggage Transfer 서비스로 설명하고 있다. 승객은 미국 내 최초 도착 공항에서 수하물을 찾아 다시 부치는 절차 없이 입국 심사 후 연결편으로 이동할 수 있다.
시애틀 환승객 체감 효과 클 전망
특히 시애틀 타코마 국제공항에서 환승하는 여행객의 체감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시애틀은 델타항공의 주요 태평양 노선 거점 가운데 하나로, 한국에서 미국 서부와 북미 내륙, 캐나다·중남미 방향으로 연결되는 수요가 많은 공항이다. 기존에는 도착 후 수하물 수취와 재위탁 과정이 환승 동선의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IRBS 적용 항공편에서는 수하물이 최종 목적지까지 자동 연결되면서 이동 시간이 줄어든다.
로스앤젤레스 역시 한국발 미국행 수요가 집중되는 대표 관문이다. LA는 한국 교민과 비즈니스, 관광 수요가 모두 큰 노선이며, 미국 내 다른 도시나 중남미·태평양 노선으로 이어지는 환승 수요도 적지 않다. 인천~LA 노선에 IRBS가 적용되면 단순 입국 승객뿐 아니라 환승 승객의 편의도 함께 개선된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지연 도착 승객의 연결편 탑승 가능성을 높이는 운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인천 경유 승객도 같은 혜택
IRBS 확대는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한국 승객만을 위한 서비스가 아니다. 제3국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을 경유한 뒤 미국으로 향하는 승객도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동남아시아나 동북아시아 다른 도시에서 출발해 인천을 거쳐 미국으로 가는 여정이라면, 최초 출발 공항에서 부친 수하물을 최종 도착 공항에서 찾는 방식으로 연결할 수 있다.
이는 인천공항 허브 경쟁력과도 연결된다. 환승 공항의 경쟁력은 항공편 수와 운임뿐 아니라 환승 절차가 얼마나 매끄러운지에 달려 있다. 수하물 처리 과정이 간소화되면 인천을 경유해 미국으로 향하는 여정의 매력도는 높아진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조인트벤처가 단순 노선 협력을 넘어 고객 여정 전체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운영 혁신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대한항공·델타항공 조인트벤처의 운영 혁신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한미 노선에서 조인트벤처를 운영하며 인천과 미국 주요 도시를 연결해 왔다. 이번 IRBS 확대는 두 항공사의 네트워크 협력에 서비스 운영 혁신을 더한 사례다. 항공사 간 공동운항과 스케줄 조정만으로는 고객이 체감하는 편의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수하물과 환승 절차까지 개선하면 여정 전체의 만족도가 달라진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2025년 8월 인천~애틀랜타 노선에서 IRBS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후 디트로이트와 미니애폴리스로 적용 범위를 넓혔다. 이번에 시애틀과 로스앤젤레스가 추가되면서 인천발 미국행 IRBS 운영 공항은 애틀랜타, 디트로이트, 미니애폴리스,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등 5곳으로 확대됐다. 미국 동부와 중부, 서부 주요 허브를 아우르는 구조다.
환승 시간 최대 20분 절감 기대
IRBS 적용 항공편에서는 환승 시간이 최대 20분가량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수하물 벨트에서 짐을 기다리고, 세관 검사 절차를 거친 뒤, 다시 항공사 카운터나 환승 수하물 투입 지점으로 이동하는 과정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장거리 비행 이후 피로가 큰 승객에게는 단순한 시간 절감 이상의 편의로 느껴질 수 있다.
특히 환승 시간이 촉박한 승객에게는 효과가 크다. 미국 입국 절차는 항공편 도착 시간대, 공항 혼잡도, 입국 심사 대기 인원에 따라 소요 시간이 크게 달라진다. 이때 수하물 수취와 재위탁 절차가 생략되면 연결편 탑승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IRBS 도입 이후 기존 수하물 재위탁 절차 때문에 연결편 탑승이 어려웠던 지연 도착 승객 가운데 상당수가 연결편 탑승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용 노선과 항공편
이번 확대 시행으로 인천~로스앤젤레스 노선에서는 대한항공 KE011, KE017 항공편이 6월 23일부터 하루 2회 적용된다. KE8015 항공편은 6월 24일부터 6월 29일까지 월·수·금 주 3회 적용된다. 인천~시애틀 노선은 대한항공 KE041과 델타항공 DL196이 6월 23일부터 하루 2회 적용된다.
기존 운영 노선도 유지된다. 인천~미니애폴리스 노선은 델타항공 DL170이 4월 15일부터 하루 1회 적용되고 있으며, 인천~디트로이트 노선은 델타항공 DL158이 같은 날부터 하루 1회 적용되고 있다. 인천~애틀랜타 노선은 대한항공 KE033, KE035와 델타항공 DL026, DL188 등 하루 4회 항공편에 2025년 8월 13일부터 적용돼 왔다.
고객 경험의 핵심은 ‘짐이 끊기지 않는 여정’
항공 여행에서 수하물은 고객 불편의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승객은 항공권 예약과 좌석, 기내식보다도 때로는 “내 짐이 최종 목적지까지 제대로 가는가”를 더 민감하게 체감한다. 특히 미국 입국·환승 과정은 수하물을 직접 찾아 다시 맡기는 절차가 있었기 때문에 처음 미국을 여행하는 승객이나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부담이 컸다.
IRBS와 SBT는 이 불편을 줄이는 방향의 서비스다. 승객은 인천에서 수하물을 맡긴 뒤 최종 목적지에서 찾는 흐름에 가까워지고, 항공사는 수하물 처리와 환승 운영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항공사 서비스 경쟁이 좌석과 마일리지, 라운지에서 운영 경험 전체로 확대되는 가운데, 수하물 자동 연결은 프리미엄 여정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한미 항공보안 협력의 실질적 성과
IRBS는 항공사만의 서비스가 아니라 한미 정부의 항공보안 협력과도 맞닿아 있다. 미국행 수하물의 원격 검색은 미 관세국경보호청이 제시하는 기준과 절차를 충족해야 가능하다. 출발 공항에서 확보한 수하물 X-ray 이미지를 미국 측이 사전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도착 후 절차를 간소화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스템은 보안 수준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보안 검사의 위치와 방식을 바꾸는 데 가깝다. 미국 도착 후 일괄적으로 수하물을 다시 확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출발 단계의 이미지를 활용해 사전 검색을 수행하고 필요한 경우에만 추가 조치를 하는 방식이다. 승객 편의와 보안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항공 운영 기술로 볼 수 있다.
인천공항 허브 경쟁력에도 긍정적
이번 확대는 인천공항의 환승 허브 경쟁력에도 긍정적인 신호다. 인천공항은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장거리 환승 수요를 확보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항공 네트워크가 촘촘해도 환승 절차가 번거롭다면 승객은 다른 경유지를 선택할 수 있다. 반대로 수하물 자동 연결과 간소화된 환승 절차가 제공되면 인천 경유 여정의 경쟁력은 높아진다.
대한항공은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미국 주요 도시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연결하고 있고, 델타항공은 미국 내 허브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성을 확장한다. 양사의 조인트벤처는 항공편 연결뿐 아니라 수하물과 환승 절차까지 통합적으로 개선하면서 한미 노선의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IRBS 확대는 미국행 여정에서 승객이 가장 번거롭게 느끼던 수하물 재위탁 절차를 줄이는 서비스 혁신이다. 인천에서 부친 짐이 미국 환승 공항에서 끊기지 않고 최종 목적지까지 이어진다면, 승객은 입국과 환승에 더 집중할 수 있고 항공사는 연결편 운영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애틀랜타에서 시작된 서비스가 디트로이트, 미니애폴리스, 시애틀, 로스앤젤레스로 넓어지면서 인천발 미국행 항공 여정은 한층 매끄러운 구조로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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