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 여행이 가장 화려해지는 사흘…‘시트라와르나 2026’ 24일 개막

‘다채로운 모습’을 뜻하는 말레이시아 문화관광축제 시트라와르나 2026이 7월 24일부터 26일까지 쿠알라룸푸르 독립광장에서 열린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이며, 25일 밤에는 말레이시아 14개 공연단이 참여하는 대형 문화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술탄 압둘 사마드 빌딩과 쿠알라룸푸르 다타란 메르데카 전경
시트라와르나 2026의 무대인 다타란 메르데카는 1957년 독립의 역사가 남은 쿠알라룸푸르의 상징적인 광장이다. 사진: Khairil Yusof/Wikimedia Commons, CC BY 2.0

쿠알라룸푸르 여행이 가장 화려해지는 사흘이 시작된다.

이정찬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말레이시아의 춤과 음악, 음식과 전통문화가 한자리에 모이는 문화관광축제 ‘시트라와르나 2026(Citrawarna 2026)’이 7월 24일부터 26일까지 쿠알라룸푸르 다타란 메르데카에서 열린다.

‘시트라와르나’는 말레이어의 ‘시트라(citra·모습 또는 이미지)’와 ‘와르나(warna·색)’를 결합한 이름이다. 자연스럽게 풀면 ‘다채로운 모습’ 또는 ‘여러 빛깔의 이미지’라는 뜻이다. 공식 영문 표현도 ‘Colours of Malaysia’다. 서로 다른 지역과 문화가 어우러진 말레이시아의 정체성을 행사 이름 하나에 담았다.

올해 주제는 ‘말레이시아의 색: 리듬, 영혼, 그리고 국가(Colours of Malaysia: The Rhythm. The Soul. The Nation)’다. 말레이시아를 이루는 여러 지역과 공동체의 문화적 색깔을 공연과 퍼레이드, 음식과 공예로 풀어낸다.

입장료는 없다. 현지 시민은 물론 행사 기간 쿠알라룸푸르를 찾는 해외 여행객도 모든 프로그램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말레이시아관광청은 하루 약 5만 명이 다타란 메르데카를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25일 밤, 말레이시아 14개 공연단이 거리로 나온다

축제의 절정은 7월 25일 오후 8시 시작하는 ‘Colours of Parade’다.

말레이시아 각 지역을 대표하는 14개 공연단이 전통의상과 음악, 춤을 앞세워 다타란 메르데카를 행진한다. 하나의 공연장에서 무대를 바라보는 방식이 아니라, 말레이시아 각지의 문화가 거리로 나와 여행객 앞을 지나가는 대형 야간 퍼레이드다.

시트라와르나 2026은 네 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Colours of Culture’에서는 전통공연과 지역 공동체의 생활문화를 만날 수 있다. ‘Colours of Flavour’에서는 말레이시아 각 지역의 음식과 미식문화를 경험하고, ‘Colours of Art’에서는 예술작품과 공예품,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14개 공연단이 참여하는 ‘Colours of Parade’가 더해지면서 말레이시아의 문화와 음식, 예술과 사람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축제가 완성된다.

쿠알라룸푸르 독립광장에서 열리는 말레이시아 문화축제 시트라와르나 2026 공식 포스터
말레이시아의 여러 지역과 공동체를 전통의상과 춤으로 표현한 시트라와르나 2026 공식 포스터. 이미지 제공: 말레이시아관광청

처음 찾는 여행자에게 더 매력적인 축제

말레이시아는 지역에 따라 음식과 복장, 음악과 생활방식이 달라지는 다문화 국가다.

짧은 여행 일정으로 말레이시아의 여러 지역을 모두 둘러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시트라와르나에서는 쿠알라룸푸르 도심을 벗어나지 않고도 각 지역의 공연과 음식, 공예와 생활문화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말레이시아를 처음 찾는 여행자에게는 나라 전체를 미리 살펴보는 문화여행이고, 이미 여러 차례 방문한 여행자에게는 익숙한 쿠알라룸푸르에서 새로운 지역과 문화를 발견하는 기회다.

특히 모든 행사가 무료이기 때문에 7월 24일부터 26일 사이 쿠알라룸푸르에 머무는 여행자라면 저녁 일정을 다타란 메르데카에 배정할 만하다.

‘진흙빛 강물이 만나는 곳’에서 시작된 쿠알라룸푸르

쿠알라룸푸르는 말레이어로 ‘진흙빛 강물이 만나는 곳’이라는 뜻이다.

‘쿠알라(kuala)’는 강어귀나 두 물길이 만나는 곳을, ‘룸푸르(lumpur)’는 진흙을 의미한다. 도시는 19세기 중반 클랑강과 곰박강이 만나는 지역에 주석을 찾는 광산촌이 들어서면서 성장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마스지드 자멕과 ‘리버 오브 라이프’ 주변이 쿠알라룸푸르의 출발점에 해당한다.

진흙길과 주석 광산에서 출발한 도시는 이제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와 메르데카 118이 솟은 동남아시아의 국제도시가 됐다.

그러나 쿠알라룸푸르의 매력은 초고층 빌딩에만 있지 않다. 오래된 강과 시장, 식민지 시대 건축물과 다문화 공동체의 생활공간이 현대적인 쇼핑몰과 스카이라인 사이에 함께 남아 있다.

메르데카는 ‘독립’…국가의 역사가 남은 광장

시트라와르나가 열리는 다타란 메르데카의 ‘다타란(Dataran)’은 광장, ‘메르데카(Merdeka)’는 독립 또는 자유를 뜻한다. 우리말로 옮기면 ‘독립광장’이다.

영국 식민지 시기에는 경찰 퍼레이드와 크리켓 경기 등이 열렸던 장소다. 1957년 8월 31일 이곳에서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이 내려가고 말라야연방의 독립을 알리는 국기가 올라갔다. 이후 다타란 메르데카는 오늘날 말레이시아의 독립과 국가적 정체성을 상징하는 공간이 됐다.

광장 맞은편에는 붉은 벽돌과 아치, 구리 돔과 시계탑이 인상적인 술탄 압둘 사마드 빌딩이 서 있다. 1897년 완공된 이 건물은 영국 식민통치 시기 행정청사로 사용됐으며, 지금은 쿠알라룸푸르를 대표하는 역사 건축물로 남아 있다.

말레이시아가 국가의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시트라와르나를 이곳에서 여는 이유도 분명하다. 독립의 역사를 간직한 광장에서 말레이시아의 여러 지역과 공동체가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와 독립광장, 쿠알라룸푸르의 두 얼굴

쿠알라룸푸르는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와 메르데카 118로 대표되는 현대적인 스카이라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도시의 역사와 정체성은 다타란 메르데카와 강의 합류점, 차이나타운과 오래된 시장 주변에서 시작된다.

낮에는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와 KLCC, 부킷빈탕과 차이나타운을 둘러보고, 저녁에는 독립광장에서 공연과 퍼레이드를 즐길 수 있다.

초고층 빌딩과 식민지 시대 건축물, 고급 쇼핑몰과 길거리 음식, 전통문화와 현대적인 도시 풍경이 짧은 동선 안에 함께 놓여 있는 것이 쿠알라룸푸르 여행의 매력이다.

개인 수영장에서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를 조망하는 임페리얼 렉시스 쿠알라룸푸르 객실
임페리얼 렉시스 쿠알라룸푸르 일부 객실에서는 개인 수영장에 머물며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와 도심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이미지 제공: 임페리얼 렉시스 쿠알라룸푸르

축제에서 호텔·미식·지역여행으로 이어지는 말레이시아

시트라와르나 개막에 맞춰 해외 언론과 여행업계 관계자를 초청한 ‘Citrawarna 2026 연계 메가팸 프로그램’도 7월 23일부터 27일까지 쿠알라룸푸르와 인근 지역에서 진행된다.

첫날에는 쿠알라룸푸르 도착과 호텔 체크인에 이어 임페리얼 렉시스 쿠알라룸푸르 호텔 투어, 말레이시아관광청장과의 환영 미팅 및 만찬이 예정돼 있다.

임페리얼 렉시스 쿠알라룸푸르는 도심 한가운데에서 리조트형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5성급 호텔이다.

53층 건물에 호텔 객실과 스위트 275개를 갖췄으며, 레지던스 객실을 제외한 호텔 객실과 스위트에는 개별 수영장이 설치돼 있다. 일부 객실에서는 개인 수영장에 머물며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와 쿠알라룸푸르 도심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51층 스카이 인피니티풀과 스카이덱에서는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와 KL타워, 메르데카 118로 이어지는 쿠알라룸푸르의 스카이라인을 조망할 수 있다. 해변 휴양지에서 주로 만났던 개인 수영장 숙박 경험을 대도시 한복판으로 옮겨온 셈이다.

Visit Malaysia 2026을 앞둔 문화관광 무대

시트라와르나 2026은 말레이시아가 추진하는 ‘Visit Malaysia 2026’의 대표 문화행사 가운데 하나다.

유명 관광지 하나를 앞세우기보다 지역의 춤과 음악, 음식과 공예, 호텔과 도시여행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축제를 본 여행자가 쿠알라룸푸르에 더 머물고, 다시 말레이시아의 다른 도시와 지역을 궁금해하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말레이시아는 자신의 매력을 요란하게 설명하기보다 여행자가 직접 보고, 맛보고, 천천히 발견하게 한다.

말레이시아의 여러 색을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시트라와르나 2026도 화려하지만 소란스럽지 않다. 독립의 역사가 남은 광장에서 춤과 음악, 음식과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쿠알라룸푸르 여행이 가장 다채로워지는 사흘이다.

시트라와르나 2026 여행정보

기간: 2026년 7월 24~26일
장소: 다타란 메르데카, 쿠알라룸푸르
우리말 의미: 독립광장
입장료: 무료
대표 행사: Colours of Parade
퍼레이드: 7월 25일 오후 8시
주요 프로그램: 전통공연, 대형 퍼레이드, 말레이시아 음식, 예술·공예 전시와 문화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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