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김미래기자
여름 여행은 반드시 붐비는 해수욕장이나 대형 휴양시설을 찾아야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강바람을 맞으며 넓은 잔디밭을 걷고, 해가 산등성이 너머로 기울 때 강물 위로 번지는 빛을 바라보는 시간도 훌륭한 피서가 된다.
경북 상주시 낙동강 상류에 자리한 경천섬은 그런 여름 여행에 어울리는 곳이다. 강 한가운데 조성된 약 20만㎡ 규모의 생태공원으로, 사방으로 물길과 산세가 펼쳐져 있다. 섬 안에는 잔디광장과 산책로, 계절 꽃밭이 이어지고 보도교를 통해 강 건너 관광지와 연결된다.
낮에는 푸른 강과 초록빛 공원이 중심이지만, 해 질 무렵에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붉은 노을이 산과 강 사이로 내려앉고 낙동강 수면이 황금빛으로 번지면서 경천섬과 보도교가 하나의 거대한 풍경으로 이어진다.
강 한가운데 놓인 약 20만㎡ 생태공원
경천섬은 낙동강 상류의 넓은 물길 안에 자리한다. 섬 대부분은 생태공원으로 조성돼 있으며 넓은 잔디밭과 나무, 산책로가 자연스럽게 배치돼 있다.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면 강변을 따라 부드럽게 휘어진 길이 이어진다. 길의 경사가 크지 않아 어린이부터 부모님 세대까지 함께 걷기 좋고 산책 중간마다 넓은 강과 비봉산 자락을 바라볼 수 있다.

무더운 한낮에는 그늘이 부족한 구간도 있지만 해가 조금 기울기 시작하면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더위를 식혀준다. 여름철에는 오후 늦게 방문해 일몰까지 머무는 일정이 가장 좋다.
초록빛 잔디와 산책로가 만든 여유
경천섬 공원의 가장 큰 장점은 넓고 복잡하지 않다는 점이다. 잔디광장과 산책로가 충분한 간격을 두고 배치돼 있어 주말에도 비교적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
잔디밭 곳곳에는 나무와 쉼터가 마련돼 있으며 계절에 따라 꽃밭의 분위기도 달라진다. 봄에는 유채꽃이 노란 물결을 만들고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메밀꽃이 피어 섬 전체가 색다른 풍경으로 바뀐다.
여름에는 꽃보다 푸른 잔디와 나무, 강물이 중심이 된다. 넓은 하늘 아래 공원을 천천히 걷다 보면 도시의 소음이 멀어지고 강변 특유의 느린 시간이 여행의 분위기를 바꾼다.

보도교를 건너며 만나는 낙동강 풍경
경천섬은 보도교를 통해 주변 관광지와 연결된다. 다리 위에서는 강물과 섬, 비봉산 절벽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펼쳐져 산책의 재미를 더한다.
다리를 걷는 동안 수면 가까이에서 낙동강의 흐름을 느낄 수 있고 중간 지점에서는 섬의 전체 윤곽과 강 건너 풍경을 함께 바라볼 수 있다.
보도교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경천섬 여행의 핵심 전망 공간이다. 특히 날씨가 맑은 날에는 강물과 하늘의 색이 선명하게 대비돼 사진 촬영 장소로도 좋다.
낙동강과 산을 잇는 긴 보행교
경천섬 주변에는 섬과 강변을 잇는 여러 보행 동선이 조성돼 있다. 길게 뻗은 보행교는 넓은 강폭을 가로지르며 상주의 낙동강 경관을 대표하는 구조물로 자리 잡았다.

강변에서 바라보면 흰색 교각과 케이블이 산과 하늘을 배경으로 선명하게 드러난다. 다리의 직선적인 구조와 자연의 곡선이 대비돼 낮에도 인상적인 장면을 만든다.
구름이 많은 날에는 하늘의 표정이 강물에 반영되며 여름철 소나기가 지나간 뒤에는 빛과 구름이 극적으로 변해 사진가들이 선호하는 풍경이 만들어진다.
해 질 무렵, 경천섬의 진짜 시간이 시작된다
경천섬의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해가 산등성이 가까이 내려앉는 순간이다. 낮 동안 푸른빛을 띠던 낙동강은 점차 노란빛과 주황빛을 머금고 섬과 다리의 윤곽은 빛 속에서 더욱 뚜렷해진다.
일몰 직전에는 강물 위로 긴 빛의 길이 생긴다. 해의 위치와 구름의 양에 따라 반사되는 색은 매일 달라지며 때로는 잔잔한 금빛으로, 때로는 강렬한 붉은빛으로 변한다.

노을 사진을 남기려면 해가 지기 최소 30분 전에는 전망이 트인 장소에 도착하는 것이 좋다. 일몰 직후에도 하늘에 붉은빛과 푸른빛이 함께 남는 시간이 이어지므로 너무 빨리 이동하지 않는 편이 좋다.
어둠이 내리면 다리와 강물이 만드는 야경
해가 완전히 진 뒤에는 보도교와 주변 시설의 조명이 켜지며 또 다른 풍경이 시작된다. 낮에는 흰색 구조물이었던 다리가 밤에는 조명과 함께 강물 위로 떠오른다.
다리 아래로 반사되는 빛은 수면의 움직임에 따라 길게 흔들리며 강변의 어두운 산세와 대비를 이룬다. 노을을 감상한 뒤 야경까지 이어서 보면 경천섬의 낮과 밤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다.
야간 산책 시에는 조명이 있는 구간을 이용하고 수변 가장자리나 어두운 잔디 구간에서는 발밑을 살펴야 한다.

봄 유채꽃부터 가을 코스모스까지
경천섬은 노을만을 위한 여행지는 아니다. 계절에 따라 공원의 색이 달라져 여러 번 방문해도 다른 분위기를 만날 수 있다.
봄에는 넓은 들판에 유채꽃이 피어 노란 풍경을 만들고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메밀꽃이 산책로 주변을 채운다. 여름에는 짙은 녹음과 넓은 강물이 시원한 풍경을 만들며 겨울에는 나무와 강, 산의 선이 또렷하게 드러난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과 함께 하루 코스
경천섬 주변에는 함께 둘러볼 수 있는 관광지가 많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에서는 낙동강 수계의 생물과 생태환경을 살펴볼 수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에 적합하다.
회상나루 관광지와 수상레저센터에서는 강을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고 자전거박물관과 국제승마장, 밀리터리 테마파크도 인근에 위치한다.
오전에는 실내 전시시설이나 체험관을 둘러보고 오후 늦게 경천섬으로 이동해 산책과 일몰을 즐기는 방식으로 일정을 구성하면 한여름 더위를 피하면서도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다.
경천섬 여행 정보
여행지 상주 경천섬·경천섬공원
위치 경상북도 상주시 용마로 415 일원
주요 볼거리 생태공원, 잔디광장, 강변 산책로, 보도교, 낙동강 노을, 야경
추천 시간 일몰 1시간 전부터 야간 조명 점등 이후까지
이용 안내 상시 개방, 입장료 무료
편의시설 주차장, 화장실, 산책로, 쉼터
준비물 모자, 식수, 자외선 차단제, 해충 기피제, 야간 산책용 휴대 조명
주의사항 강풍·집중호우 시 보행교와 수변 구간 통제 여부 확인
연계 여행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회상나루 관광지, 자전거박물관, 국제승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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