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김미래기자
사진만 보면 먼저 드는 생각이 있다. 저 건물을 어떻게 저기에 지었을까. 구미 금오산 정상부에는 거대한 암봉이 수직으로 솟아 있고 그 아래 좁은 산비탈에 붉은 전각이 붙어 있다.
조금 더 옆으로 시선을 옮기면 작은 종각이 바위 끝에 자리한다. 그 뒤로는 구미 시가지와 낙동강, 산줄기가 길게 내려간다. 금오산 약사암이다.
약사암은 금오산 현월봉 바로 아래 약사봉의 암석 사이에 자리한 암자다. 조선시대 사찰 기록에도 등장하며 현재 법당과 삼성각, 요사 등이 기암절벽 아래 층을 이루며 남아 있다.

해발 976m지만 약사암 자체가 정상은 아니다
금오산 최고봉은 현월봉 976m다. 약사봉은 현월봉 북동쪽에 자리한 958m 암석 봉우리다.
약사암은 이 정상부 암봉 아래의 좁은 지형에 들어서 있다. 경내가 넓게 펼쳐진 일반 산사와 달리 뒤에는 바위가 솟고 앞쪽은 급격히 낮아진다.
그래서 정상 방향에서 암자를 내려다보면 전각보다 암봉의 크기가 먼저 들어온다. 절벽에 암자가 매달려 있는 듯한 사진이 만들어지는 이유다.
약사암의 볼거리는 건축물 하나보다 건물과 기암절벽, 산 아래 도시가 한 공간에서 만나는 배치에 있다.

케이블카를 타도 약사암까지는 본격 산행이 남아 있다
금오산에는 케이블카가 있지만 정상까지 올라가지 않는다. 산 아래에서 해운사 인근까지 이동하는 시설이다.
현재 공식 요금은 대인 편도 7000원, 왕복 1만2000원이다.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해운사와 대혜폭포 접근 부담은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약사암과 현월봉을 목표로 한다면 대혜폭포 위쪽부터 다시 긴 오르막을 걸어야 한다. 케이블카를 탄다고 해서 정상 산행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최근 산행 기록을 보면 금오산 주차장에서 약사암과 현월봉, 오형돌탑 등을 연결한 코스는 약 9km 안팎에 4시간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대혜폭포까지와 그 위는 산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진다
금오산 초입에서 대혜폭포까지는 숲길과 데크, 계단이 비교적 잘 정비돼 있다. 이 구간만 이용하는 방문객이라면 관광형 산책으로 접근할 수 있다.
대혜폭포를 지나면 긴 계단과 급경사가 시작된다. 할딱고개를 비롯해 돌길과 암반이 반복돼 체력 소모가 빠르게 커진다.
따라서 금오산 전체를 초보자용 중급 산책로라고 설명하기는 어렵다. 대혜폭포 아래와 약사암 정상부 산행은 난이도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

오형돌탑부터 시야가 열리고 정상부 분위기가 달라진다
정상부로 가까워지면 숲 사이로 오형돌탑이 나타난다. 크고 작은 돌을 원뿔 형태로 쌓은 돌탑들이 능선 위에 자리한다.
돌탑 사이에서는 산 아래와 주변 능선이 보이기 시작한다. 대혜폭포 이후 긴 오르막을 지나온 등산객이 잠시 쉬어가기 좋은 지점이다.
이후 마애여래입상과 약사암을 연결하면 금오산 정상부의 역사·신앙·바위 풍경을 한 코스에서 볼 수 있다.

약사암은 규모보다 자리가 훨씬 강하다
약사암 경내는 크지 않다. 법당과 삼성각, 요사 등이 바위 아래 좁은 공간에 들어가 있다.
하지만 전각 뒤로 거의 수직에 가까운 암봉이 솟아 있고 경내 앞쪽으로는 구미 시가지가 크게 내려다보인다. 공간의 고도감이 일반 사찰과 완전히 다르다.
조선시대 기록에도 약사암이 등장하며 법당의 석조여래좌상은 더 오래된 시기의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 전망대가 아니라 오랜 시간 수행 공간으로 유지된 장소라는 맥락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종각 주변에서는 구미 시가지와 낙동강 방향이 열린다
약사암의 대표 장면 가운데 하나는 바위 끝에 자리한 종각이다. 작은 정자형 건물이 암봉 주변의 높은 위치에 놓여 있어 사진에서 특히 강하게 보인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구미 시가지와 산업단지, 낙동강 방향까지 시야가 이어진다. 다만 주변 암봉과 능선이 가까워 모든 방향이 완전히 열린 전망대와는 다르다.
오히려 한쪽에는 거대한 바위가 들어오고 그 사이로 도시가 보이는 구도가 금오산 약사암의 특징이다.
약사암까지 왔다면 현월봉도 함께 보는 편이 낫다
금오산 정상 현월봉은 해발 976m다. 과거 통신시설 때문에 최고점 출입이 제한됐지만 현재는 실제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
약사암이 바위와 전각을 가까이 보는 장소라면 현월봉은 구미와 낙동강, 주변 산줄기를 넓게 조망하는 장소다.
약사암까지 올라온 뒤 정상까지 연결하면 같은 고도에서 전혀 다른 두 풍경을 볼 수 있어 산행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하산할 때 오히려 더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 한다
약사암과 현월봉에서 오래 머물고 나면 체력이 상당히 빠진 상태에서 긴 하산을 시작하게 된다.
대혜폭포 위쪽에는 계단과 급경사, 돌길이 많아 오를 때보다 무릎에 부담이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여름에는 물을 충분히 준비하고 하산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 한다. 케이블카를 이용할 계획이라면 당일 운행시간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여행정보
위치 경북 구미시 남통동 산33
금오산 정상 현월봉 해발 976m
약사봉 해발 958m
케이블카 산 아래에서 해운사 인근까지 운행하며 약사암과 현월봉 정상까지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
케이블카 요금 대인 편도 7000원, 왕복 1만2000원. 소인 편도 5000원, 왕복 7000원
주차 금오산 제1~4주차장 승용차 1500원, 대주차장 승용차 2000원
추천 동선 주차장 → 케이블카 또는 도보 → 해운사 → 대혜폭포 → 할딱고개 → 오형돌탑 → 마애여래입상 → 약사암 → 현월봉 → 원점 회귀
체감 난이도 대혜폭포까지는 비교적 편하지만 이후 정상부는 급경사·계단·돌길이 이어지는 본격 산행
준비 등산화, 충분한 물, 모자, 스틱 권장
여행레저신문 Copyrights ⓒ The Travel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