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와인이 세계 항공사 와인 경연대회에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대한항공은 ‘셀러스 인 더 스카이 어워즈 2026(Cellars in the Sky Awards 2026)’에서 퍼스트 클래스 디저트 와인 금메달을 포함해 총 6개 부문 수상권에 오르며 기내 와인 서비스의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수상은 단순히 유명 와인을 기내에 실었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고도 3만 피트 상공의 낮은 기압과 건조한 환경에서도 와인의 향과 맛을 살려내는 큐레이션, 보관, 서비스 운영 능력이 함께 평가받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기내 와인은 지상 레스토랑의 와인과 다르다. 항공기 안에서는 습도가 낮고 기압이 지상보다 낮아져 사람의 미각과 후각이 둔해진다. 같은 와인이라도 지상에서 느껴지는 향, 산미, 단맛, 질감이 하늘 위에서는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항공사 와인 선정이 일반 와인 구매보다 훨씬 까다로운 이유다.
항공업계 와인 경쟁, 왜 중요한가
‘셀러스 인 더 스카이’는 글로벌 여행 전문지 비즈니스 트래블러가 주관하는 항공사 와인 경연대회다. 전 세계 항공사들이 퍼스트 클래스와 비즈니스 클래스에서 제공하는 와인을 출품하고, 와인 전문가들이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통해 평가한다.
이 대회가 주목받는 이유는 평가 기준이 단순한 가격이나 브랜드 인지도에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기내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풍미를 전달하는지, 식사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항공사 전체 와인 리스트가 얼마나 균형 있게 구성됐는지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대한항공은 이번 어워즈에서 퍼스트 클래스 디저트 와인, 퍼스트 클래스 레드 와인, 비즈니스 클래스 스파클링 와인, 퍼스트 및 비즈니스 클래스 와인 셀러 부문 등에서 고르게 이름을 올렸다. 특정 와인 하나의 성과가 아니라 프리미엄 객실 전체 와인 포트폴리오가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샤또 기로 2002, 기내 디저트 와인의 정점을 보여주다
가장 눈에 띄는 수상은 퍼스트 클래스 디저트 와인 부문 금메달이다. 대한항공이 선보인 샤또 기로(Château Guiraud) 2002는 프랑스 보르도 소테른(Sauternes)을 대표하는 귀부 와인 가운데 하나다.
소테른 와인은 안개와 햇살이 교차하는 특별한 기후 조건 속에서 귀부균의 영향을 받은 포도로 만들어진다. 수분이 줄고 당도와 향이 응축된 포도는 꿀, 살구, 오렌지 껍질, 사프란, 마멀레이드 같은 복합적인 향을 만들어낸다.
기내에서 디저트 와인이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단맛만 강해서는 부족하다. 낮은 기압과 건조한 환경에서는 향이 약하게 느껴지고, 단맛과 산미의 균형도 쉽게 흐트러진다. 샤또 기로 2002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농밀한 당도와 깊은 향, 그리고 이를 받쳐주는 산미가 함께 살아 있기 때문이다.
나파밸리 레드와 샹파뉴, 기내 미식의 폭을 넓히다
레드 와인 부문에서도 대한항공의 선택은 주목할 만하다. 퍼스트 클래스 레드 와인 부문에서 수상권에 오른 쉐이퍼 원 포인트 파이브 2023(Shafer One Point Five 2023)은 미국 나파밸리의 힘 있는 스타일을 보여주는 와인이다.
짙은 과실 향과 탄탄한 구조감, 농축된 풍미는 기내에서도 존재감을 잃지 않는다. 프리미엄 객실의 메인 요리, 특히 스테이크류와 함께 제공될 때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와인이다.
비즈니스 클래스 스파클링 와인 부문에서는 샴페인 팔머 앤 코 그랑 떼루아 2015(Champagne Palmer & Co Grands Terroirs 2015)가 수상권에 올랐다. 샴페인은 기내에서 단순한 축배용 음료가 아니다. 장거리 비행의 피로를 덜고, 식사의 시작을 여는 첫인상을 만드는 중요한 서비스 요소다.
크룩 그랑 뀌베가 말하는 럭셔리 서비스의 기준
대한항공은 퍼스트 클래스 스파클링 와인 부문에서 크룩 그랑 뀌베(Krug Grande Cuvée Champagne)로도 수상권에 이름을 올렸다. 크룩은 샴페인 하우스 가운데서도 최상위 럭셔리 브랜드로 평가받는다.
고급 샴페인을 기내에서 제공한다는 것은 단순히 비싼 와인을 싣는 문제가 아니다. 적정 온도로 보관하고, 알맞은 타이밍에 서비스하며, 식사 흐름과 고객 취향에 맞춰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와인의 품질뿐 아니라 승무원의 서비스 숙련도와 기내 운영 시스템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

좌석 경쟁에서 미식 경쟁으로 이동하는 프리미엄 항공 시장
글로벌 프리미엄 항공 시장의 경쟁은 더 이상 좌석 크기나 라운지 규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장거리 노선에서 고객이 기억하는 것은 좌석의 편안함과 함께 식사, 와인, 샴페인, 커피, 디저트, 승무원의 추천 같은 세밀한 서비스 경험이다.
특히 프리미엄 고객은 단순히 좋은 와인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과 여행 목적에 맞는 경험을 기대한다. 출장 고객에게는 식사와 함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균형 잡힌 와인이 필요하고, 장거리 휴양 노선 고객에게는 여행의 시작을 특별하게 만드는 샴페인이 중요하다.
대한항공의 이번 성과는 와인 리스트의 화려함보다 더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프리미엄 항공 서비스의 경쟁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될 때 완성된다는 점이다. 좌석은 고객을 편안하게 만들고, 와인과 음식은 그 비행을 기억하게 만든다.
하늘 위의 한 잔이 브랜드 이미지를 만든다
대한항공의 ‘셀러스 인 더 스카이 2026’ 수상은 항공사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는 상징적 성과다. 퍼스트 클래스 디저트 와인 금메달부터 레드 와인, 샴페인, 와인 셀러 부문까지 고르게 인정받았다는 점은 대한항공의 F&B 전략이 특정 품목에 머물지 않고 전체 서비스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내 와인은 작은 디테일처럼 보이지만 프리미엄 항공사에게는 브랜드의 감각을 보여주는 중요한 언어다. 고객은 한 잔의 와인에서 항공사의 안목, 준비성, 서비스 철학을 읽는다. 고도 3만 피트 상공에서 제공되는 와인 한 잔이 대한항공의 프리미엄 경쟁력을 설명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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