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박예슬기자
전남 화순 백아산은 이름부터 풍경을 설명한다. 공식 관광 안내 기준 높이 810m의 산으로, 능선 위 밝은 석회암 바위가 멀리서 보면 흰 거위들이 모여 앉은 모습처럼 보인다고 해서 백아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백아산을 대표 관광지로 만든 시설은 하늘다리다. 해발 756m 지점에서 마당바위와 절터바위를 잇는 길이 66m, 폭 1.2m의 산악 현수교로, 다리 중간에는 투명 조망창이 있어 발아래 절벽과 숲을 내려다보며 건널 수 있다.
산행의 실용적인 출발점은 백아산관광목장 방면이다. 하늘다리만 목표로 한다면 관광목장에서 올라 마당바위와 하늘다리를 보고 원점회귀하는 동선이 단순하다. 초반은 숲길이지만 중간부터 오르막과 계단이 이어지므로 운동화보다 접지력 있는 등산화가 낫고, 여름에는 물과 모자를 준비해야 한다.

하늘다리의 매력은 길이보다 위치다. 전국의 대형 출렁다리에 비해 규모는 크지 않지만, 바위 봉우리 사이 허공에 걸려 있어 체감 개방감이 크다. 다리 위에서는 백아산 암릉과 전남 내륙 산줄기가 겹쳐 보이고, 날이 맑으면 무등산 방향 능선도 시야에 들어온다.
마당바위는 백아산 산행의 정점이다. 넓은 바위 평전처럼 열린 공간에서 주변 능선이 사방으로 내려앉고, 하늘다리는 그 풍경 속에 하나의 선처럼 걸린다. 이곳은 단순한 전망대가 아니라 한국전쟁기 빨치산과 토벌대의 격전 기억이 남은 장소로도 전해진다.
백아면 여행은 산에서 끝내기보다 화석지까지 이어가면 밀도가 높아진다. 화순 서유리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자연유산이며, 약 90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후기 공룡발자국 화석이 남아 있는 곳이다. 소재지는 전남 화순군 백아면 서유리 산 147-5 일대다.

이 화석산지의 가치는 규모와 보존 상태에 있다. 가로 60m, 세로 54m, 퇴적층 두께 30m 규모의 퇴적층군에 1800여 개의 공룡 발자국과 73개의 보행렬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호 지붕 아래 데크 관람로를 따라 이동하면 화석면과 보행렬을 비교적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여행 동선은 단순하게 잡는 편이 좋다. 오전에는 백아산관광목장에서 하늘다리와 마당바위까지 다녀오고, 점심은 백아면 소재지나 화순읍 쪽에서 해결한 뒤, 오후에는 서유리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를 둘러보는 방식이다. 산행과 지질유산을 하루에 묶으면 백아면은 단순한 산촌이 아니라 자연사와 현대사의 층위가 겹친 여행지가 된다.
백아산은 화려한 시설로 밀어붙이는 곳이 아니다. 1시간 남짓 땀을 내야 시야가 열리고, 하늘다리 위에서야 산 이름의 뜻이 풍경으로 이해된다. 이어서 서유리 화석산지에 서면 인간의 시간보다 훨씬 긴 지구의 시간이 드러난다. 초여름 백아면 여행은 그래서 많이 보는 여행보다 한 곳을 오래 바라보는 여행에 가깝다.
여행레저신문 Copyrights ⓒ The Travel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