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찬 기자 ㅣ여행레저신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항공사 출범이 다가오면서 한국 항공시장은 단순한 기업결합을 넘어 구조 자체가 바뀌는 국면에 들어섰다. 지금까지 관심은 주로 아시아나 마일리지가 대한항공 스카이패스로 어떤 비율로 바뀌느냐에 쏠려 있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맡아온 스타얼라이언스의 국내 국적사 기반이 사라지면서 한국 여행객은 세계 최대 항공동맹으로 이어지던 하나의 거대한 하늘길을 사실상 잃게 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단순한 마일리지 민원으로 축소해 볼 수는 없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동안 한국에서 스타얼라이언스를 대표하는 국적 풀서비스 항공사 역할을 해 왔다. 한국 여행객들은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루프트한자, 유나이티드항공, 싱가포르항공, ANA, 터키항공, 에바항공 등 주요 회원사의 노선망과 마일리지, 라운지, 좌석승급, 환승 혜택에 자연스럽게 접근해 왔다. 이것은 단순한 제휴 편의가 아니라 한국 출발 여행객에게 스카이팀과 스타얼라이언스라는 두 개의 유력한 선택지를 보장해 온 항공 서비스의 기본 질서였다.
하지만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하면 이 균형은 무너진다. 대한항공은 스카이팀 소속이고, 아시아나항공은 통합 이후 대한항공 체제로 흡수된다. 문제는 국내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스타얼라이언스 지위를 승계할 국적 풀서비스 항공사가 없다는 점이다. 외항사가 인천공항에 남아 운항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한국 국적 항공사를 기반으로 한 스타얼라이언스 연결망은 사라지고, 결과적으로 한국 국적 풀서비스 항공동맹 시장은 스카이팀 독점 체제로 재편된다.

그래서 이 사안은 마일리지 전환 비율보다 훨씬 크다. 소비자가 잃는 것은 몇 포인트의 환산 차이만이 아니다. 항공권 선택, 장거리 노선 구성, 환승 편의, 우수회원 혜택, 라운지 접근성, 세계일주 항공권 활용까지 그동안 하나의 국적사 네트워크를 통해 누릴 수 있었던 폭넓은 선택권이 함께 줄어든다. 말하자면 소비자는 마일리지 일부를 잃는 것이 아니라, 그 마일리지를 활용하던 하나의 세계적 통로를 잃게 되는 셈이다.
인천국제공항의 입장에서도 이 변화는 결코 가볍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랫동안 스타얼라이언스 회원사들이 한국 시장과 동북아 환승 수요를 연결하는 핵심 축이었다. 유럽과 미주, 일본과 중국, 동남아를 잇는 동선에서 아시아나항공은 한국 국적사로서 환승과 연결의 실질적 구심점 역할을 해 왔다. 그런데 이 축이 사라지면 인천공항에서 스타얼라이언스는 한국 국적 파트너를 잃게 된다. 허브 공항은 비행기만 많이 뜨고 내린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장거리와 단거리를 엮고, 예약과 수하물, 마일리지와 서비스 경험을 하나로 연결하는 항공사 구조가 있어야 비로소 허브가 된다.
물론 스타얼라이언스 외항사들이 인천 노선을 계속 운항할 수는 있다. 그러나 외항사의 직항 운항과 국적 항공사를 중심으로 한 항공동맹 허브 기능은 전혀 다르다. 외항사는 한국 국내선과 근거리 아시아 노선을 촘촘히 연결하는 피더 기능을 직접 제공하기 어렵고, 한국 소비자에게도 예전과 같은 접근성을 주기 힘들다. 결국 인천공항이 특정 동맹체 하나의 강한 허브로 커지는 것과, 여러 항공동맹이 균형 있게 경쟁하는 국제 허브로 남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사실이 더 분명해진다.

더 큰 문제는 정부와 언론이 이 본질을 거의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논의는 중복 노선, 슬롯, 운임, 좌석 공급, 마일리지 같은 개별 조건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스타얼라이언스 실종은 그보다 위의 문제다. 이것은 국가 항공 네트워크의 다양성과 소비자 선택권, 그리고 인천공항의 장기 전략에 관한 문제다. 정부가 이 문제를 보지 못했다면 무능이고, 알고도 말하지 않았다면 직무유기다. 통합 항공사의 탄생을 국가 항공 경쟁력 강화라고 포장하면서도, 그 이면에서 한국 여행객이 하나의 세계 항공동맹을 통째로 잃는 문제를 방치한다면 이는 소비자 보호도 아니고 산업정책도 아니다.
이제 질문은 달라져야 한다. 아시아나 마일리지가 몇 대 몇으로 바뀌는가만 물어서는 부족하다. 한국 여행객은 왜 세계 최대 항공동맹을 잃게 되었는가, 국내에서 스타얼라이언스를 승계할 항공사는 왜 없는가, 인천공항은 스카이팀 허브로만 커지는 것이 과연 충분한가, 정부는 항공동맹 독점 구조의 부작용을 어떻게 완화할 것인가를 함께 물어야 한다.
마일리지 비율 논쟁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표면이다. 본질은 스타얼라이언스 실종이고, 한국 항공 소비자가 누려온 항공동맹 선택권의 상실이며, 인천공항이 유지해 온 항공동맹 균형의 약화다. 한국 여행객은 항공사 하나를 잃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세계 항공동맹을 잃는다. 그리고 그 손실은 몇 마일리지의 환산표보다 훨씬 크다.
여행레저신문 Copyrights ⓒ The Travel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심층분석] 대한항공 와인, 고도 3만 피트에서 증명한 프리미엄 서비스의 힘 대한항공 셀러스 인 더 스카이 2026 와인 수상 대표 이미지](https://img.thetravelnews.co.kr/2026/06/korean-air-wine-cellars-in-the-sky-main-1200-324x16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