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재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스카이팀이 서울에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과시했다. 스카이팀은 지난 17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 2층 에메랄드홀에서 ‘2026 SkyTeam Green Connection Day’를 열고 회원사와 항공·여행업계 관계자들이 함께하는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겉으로는 친환경 항공과 지속가능 경영, 회원사 간 네트워킹을 내세운 행사였지만, 그 안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번 자리는 한국 시장에서 스카이팀의 결속을 확인하고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달라질 동북아 항공 지형을 미리 보여준 전략적 무대에 가까웠다.
행사장 분위기는 분명했다. 스카이팀은 단순히 회원사들이 모여 인사를 나누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시장을 중요한 거점으로 삼겠다는 메시지를 곳곳에 배치했다. 현장에는 대한항공을 비롯해 델타항공, 중화항공, 베트남항공, 에어프랑스, KLM네덜란드항공,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케냐항공, 스칸디나비아항공, 버진애틀랜틱, 샤먼항공 등 주요 회원사와 관계자들이 함께했고, 인천공항과 여행업계 파트너들도 참석해 교류를 이어갔다. 외형만 보면 하나의 행사였지만, 실질적으로는 한국 시장에서 스카이팀이 얼마나 촘촘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장면 중 하나는 대한항공의 메시지였다. 고종섭 대한항공 한국지역본부장은 환영사에서 스카이팀이 고객과 항공사를 이어주는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해 왔다고 평가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통합 항공사가 스카이팀에도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인천공항공사와 함께 여러 인프라 사업 투자를 진행해 왔고, 그 인프라는 대한항공만의 자산이 아니라 스카이팀 항공사들이 함께 공유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이번 행사의 성격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스카이팀이 한국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단순한 친환경 의제만이 아니라 통합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한 인천공항 허브 전략과 회원사 공동 성장의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번 행사는 더 깊은 의미를 갖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은 한국 항공산업의 구조 변화일 뿐 아니라 글로벌 항공동맹 질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지금까지 인천공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라는 두 대형 국적사를 통해 서로 다른 항공동맹의 거점 기능을 동시에 수행해 왔지만, 통합 이후에는 스카이팀 쪽의 존재감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스카이팀 입장에서는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동북아 네트워크를 더 선명하게 묶을 수 있는 기회를 맞는 셈이고, 회원사들 역시 대한항공이 가진 허브 경쟁력과 연결성을 새로운 성장 자산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번 행사가 ‘그린 커넥션 데이’라는 이름을 단 것도 의미가 있다. 항공업계는 팬데믹 이후 빠른 회복 국면에 들어섰지만 동시에 탄소 배출 저감과 친환경 운항이라는 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다. 스카이팀은 이날 친환경 경영과 기후 위기 대응 메시지를 전면에 세웠고, 방송인 타일러 라쉬의 특별 강연도 그 흐름을 뒷받침했다. 항공업계가 지속가능성을 더 이상 부가 의제가 아니라 핵심 경영 과제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즉 이번 행사는 네트워크 확장과 친환경 비전이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글로벌 항공동맹은 이 두 축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한 자리였다.
여행자 관점에서 보면 스카이팀이 이번 행사에서 내놓은 메시지는 꽤 실용적이기도 했다. 스카이팀은 새롭게 선보인 ‘로열티 계산기’를 통해 적립 항공사와 회원 등급, 탑승 항공사를 선택하면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공항 라운지 이용, 우선 수하물 처리, 우선 탑승 같은 혜택을 보다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동맹의 강점을 소비자에게 더 쉽게 설명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항공동맹의 경쟁력은 결국 여행자가 여러 항공사를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얼마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느냐에서 드러나는데, 스카이팀은 이번 행사에서 그 부분을 꽤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회원사들의 최신 서비스와 노선 전략을 한꺼번에 소개한 대목도 행사 완성도를 높였다. 아에로멕시코는 멕시코시티 공항 프리미엄 라운지 ‘Salon premier’를 리뉴얼 오픈해 비즈니스클래스 승객과 스카이팀 엘리트 플러스 회원에게 강화된 라운지 경험을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에어프랑스는 스타링크 와이파이 도입과 함께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서 환승 시간이 짧은 승객을 위한 신속환승패스를 강조했고, KLM네덜란드항공도 인천-암스테르담 노선과 유럽 내 노선에서 와이파이 서비스 확대와 모바일 승패스 기능을 알렸다. 장거리 여행객에게 와이파이와 환승 편의는 단순 서비스가 아니라 동맹 선택의 이유가 되는 만큼, 이 부분은 한국 여행자들에게도 꽤 직접적인 소식이다.
아시아 노선과 허브 전략 쪽에서도 회원사별 색깔이 뚜렷했다. 중화항공은 서울과 부산에서 대만까지 주 42회 운항하고 7월부터 부산 노선을 늘리며 연결성을 높인다고 밝혔다. 중국동방항공은 C919를 중심으로 친환경 기단 확대와 AI 기반 스마트 운항을 통해 연료 효율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샤먼항공은 인천-샤먼, 인천-푸저우 노선을 바탕으로 중국 경유 제3국 연결 수요를 공략하고 있고,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은 인천-자카르타 직항과 인도네시아 주요 도시 당일 환승 스케줄, 무료 스포츠 수하물 서비스 등을 내세워 한국 시장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동남아와 유럽, 미주를 잇는 연결성도 눈에 띄었다. 베트남항공은 인천과 부산에서 하노이, 호찌민, 다낭, 나트랑까지 직항 노선을 운항하고 있으며 7월부터 인천-다낭 심야편을 추가해 베트남 직항 공급을 더 늘릴 계획이다. 버진애틀랜틱은 인천-런던 노선 취항과 함께 한국인 승무원을 대거 채용해 로컬 서비스를 강화했고, 스칸디나비아항공은 인천-코펜하겐 노선을 통해 북유럽과 유럽 주요 도시 연결성을 강조했다. 델타항공은 애틀랜타, 미니애폴리스, 디트로이트 노선에서 수하물 자동 연결 서비스를 확대하고 향후 시애틀과 로스앤젤레스 노선으로도 넓혀갈 계획을 소개했다. 케냐항공 역시 나이로비 허브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주요 관광지와 도시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앞세워 스카이팀의 지리적 확장성을 보여줬다.
이처럼 이번 그린 커넥션 데이는 단순한 행사 기사로 끝내기에는 아까운 정보가 많았다. 회원사별 노선과 서비스 업데이트, 친환경 경영 메시지, 로열티 기능 강화는 물론이고 더 크게는 한국 시장을 향한 스카이팀의 자신감과 전략적 방향이 한 자리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행사는 스카이팀이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보여주는 일종의 신호탄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물론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과제도 있다. 항공동맹 질서 변화가 소비자 선택권과 인천공항의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한국 시장에서 각 회원사가 어떤 방식으로 시너지를 내게 될지는 시간이 말해줄 부분이다. 다만 적어도 이번 행사 하나만 놓고 보면 스카이팀은 서울에서 단순한 친목이 아니라 네트워크와 비전, 서비스와 전략을 함께 제시하는 데 성공했다. 그래서 이번 ‘그린 커넥션 데이’는 잘 치른 행사라는 평가를 넘어 메가 스카이팀 시대를 향한 한국 시장의 예고편으로 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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