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기자
충남 태안 천리포해변 앞에 자리한 천리포수목원은 식물을 많이 모아 놓은 관광지에 머물지 않는다.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귀화한 민병갈이 황폐했던 해안 땅을 사들이고 세계 각지의 식물을 수집해 평생 가꾼 국내 최초의 사립수목원이다.
수목원 전체 면적은 58만9429㎡로 약 17만8000평에 달한다. 밀러가든과 목련원, 종합원, 침엽수원, 낭새섬, 에코힐링센터, 큰골 등 7개 관리지역에 국내 최다인 1만6895분류군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1962년 시작된 한 사람의 수목원
천리포수목원의 출발점은 1962년이다. 민병갈은 천리포의 땅 약 6000평을 매입한 뒤 주변 임야를 계속 확보했고 1970년부터 본격적으로 수목원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그는 한국 자생식물뿐 아니라 해외 식물원 및 연구기관과 종자와 묘목을 교류하며 목련과 호랑가시나무, 동백나무, 단풍나무, 무궁화류 등을 집중적으로 수집했다.
민병갈이 남긴 토지 매입 문서와 식재 관리일지, 식물 채집 기록, 해외 교류 서신 등은 2026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관리되기 시작했다.
일반 관람은 7개 구역 중 밀러가든
천리포수목원 전체를 자유롭게 돌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 관람객에게 상시 개방되는 공간은 7개 관리지역 가운데 밀러가든이다.

2009년 3월 1일부터 개방된 밀러가든의 면적은 6만5623㎡다. 곰솔 사이로 서해와 작은 섬이 보이고 정원 안에는 수생식물원과 습지, 논, 초화원, 민병갈기념관과 추모정원이 연결된다.
공식 탐방 예상시간은 약 1시간 30분이다. 식물 이름과 정원 구조를 자세히 살피고 해안 전망대에서 쉬는 시간을 포함하면 약 2시간을 잡는 편이 좋다.
바다와 연못이 만나는 밀러가든
천리포수목원의 가장 큰 차별점은 바다와 식물원이 한 공간에 있다는 점이다. 산책로를 걷다가 곰솔 사이로 천리포 앞바다가 열리고 연못의 수련과 수생식물 너머로 해안선이 겹쳐진다.
여름에는 큰 잎을 수면에 띄운 수련류와 여러 초화류, 짙은 녹음이 어우러져 봄철 목련축제 때와는 다른 밀도 높은 정원 풍경을 만든다.

수목원 산책로에는 그늘이 많은 편이지만 해안과 화단 주변에는 햇빛에 노출되는 구간도 있다. 여름에는 오전 일찍 들어가거나 오후 늦게 방문하는 것이 좋다.
연구와 보전을 위해 남겨둔 비공개 구역
전체 면적 58만9429㎡ 가운데 일반 공개구역인 밀러가든은 6만5623㎡로 약 11% 수준이다. 나머지 관리지역은 식물 연구와 보전, 교육 등에 활용된다.
일반 관람객은 지정된 관람로만 이용해야 한다. 동식물과 토석을 채집할 수 없고 반려동물과 음식물, 돗자리와 삼각대도 반입할 수 없다.
가든스테이로 이어지는 수목원의 밤
천리포수목원에서는 정원 안에서 머무는 가든스테이를 운영한다. 수목원 내부의 독채 한옥과 천리포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유스호스텔 형태의 숙박시설을 예약할 수 있다.
숙박 이용객은 수목원을 무료로 관람한다. 일반 관람객이 나간 뒤 해안의 일몰을 바라보고 다음 날 아침 사람이 적은 정원을 걸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비공개 구역 탐방과 특별 아침 산책은 프로그램별 운영 시기와 대상, 인원이 다르므로 숙박 예약 때 최신 공지를 확인해야 한다.
천리포수목원 방문정보
주소 충청남도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1길 187
전체 면적 58만9429㎡
공개 구역 밀러가든 6만5623㎡

보유 식물 1만6895분류군
운영시간 3~10월 09:00~18:00, 11~2월 09:00~17:00, 여름 연장기간 09:00~19:00
입장료 일반 1만3000원, 4~5월 성수기 1만5000원, 우대 1만원, 어린이 6000원
예상 관람시간 기본 약 1시간 30분, 휴식 포함 약 2시간
문의 041-672-9982

추천 연계지 천리포해변·만리포해수욕장·파도리 해식동굴
천리포수목원은 큰 규모나 보유 식물 수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장소다. 민병갈이 한 그루씩 모은 식물과 직접 남긴 관리 기록, 서해의 바람과 물길까지 오랜 시간 쌓이면서 지금의 수목원이 만들어졌다.
일반 관람객이 걷는 곳은 전체 7개 구역 가운데 밀러가든 하나지만 연못과 숲, 논과 초화원, 해안 전망이 계속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국내 최다 식물자원을 보유한 연구·보전기관이면서 누구나 바다와 정원을 함께 걸을 수 있는 태안의 대표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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