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 직전까지는 나무가 시야를 막는다. 그러다 바위 구간으로 들어서면 분위기가 갑자기 바뀐다. 가파른 바위에 철계단이 붙고 안전로프가 이어진다. 마지막 바위를 올라서면 그동안 숲에 가려졌던 산줄기가 한꺼번에 열린다.
울산 울주군과 경남 밀양시, 경북 청도군 경계에 걸친 가지산은 해발 1,241m다. 현재 영남알프스 완등 7봉 가운데 가장 높고 울산12경의 하나인 가지산 사계로도 꼽힌다.

1,241m 숫자보다 마지막 암릉에서 산의 성격이 드러난다
멀리서 본 가지산은 정상부만 바위가 드러난 육산처럼 보인다. 실제 산행도 초반에는 숲길 비중이 높지만 고도가 올라갈수록 바위가 많아지고 정상부에 가까워지면 암릉과 계단이 나타난다.
구글에서 여행레저신문 먼저 보기평지에서 1km를 걷는 시간으로 남은 거리를 계산하면 맞지 않는다. 바위에 발을 올리고 계단을 오르며 앞사람과 거리를 두다 보면 정상 직전 몇백m가 길게 느껴진다.

처음 간다면 석남터널 코스를 먼저 보게 된다
울산 쪽 석남터널에서 가지산 중봉을 거쳐 정상으로 가는 공식 코스는 왕복 6.0km, 약 3시간40분이다. 밀양 쪽에서는 왕복 5.4km로 안내되며 소요시간은 약 3시간40분이다.
거리는 비교적 짧지만 숲길 이후 계단이 길게 이어지고 중봉을 지나 정상부로 접근하면서 바위가 늘어난다. 짧은 코스와 쉬운 코스를 같은 뜻으로 보면 안 된다.

쌀바위까지 보고 싶다면 운문령 쪽이 동선이 좋다
운문령에서 귀바위와 쌀바위를 거쳐 정상으로 가는 공식 코스는 왕복 9.6km, 약 4시간이다. 거리만 보면 석남터널보다 길지만 쌀바위를 자연스럽게 동선에 넣을 수 있다.
쌀바위에는 바위에서 쌀이 나왔다는 지역 전설이 전한다. 태화강의 최장 발원지는 백운산 탑골샘이며 가지산 쌀바위는 상징적 발원지로 설명된다.

석남사에서 출발하면 길이 9.4km로 늘어난다
석남사주차장에서 석남고개와 중봉을 거쳐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는 왕복 9.4km, 약 5시간10분이다. 석남터널보다 출발 고도가 낮아 실제 오르막의 체감도 훨씬 크다.
대신 산행 전후 석남사와 계곡 숲길을 함께 볼 수 있다. 석남사는 가지산 동쪽 기슭에 자리한 고찰로 신라 헌덕왕 때 도의국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한다.

호박소에서 올라가면 계곡과 정상 산행을 묶을 수 있다
밀양 쪽 호박소에서 석남고개와 중봉을 거쳐 정상으로 가는 공식 코스는 왕복 7.4km, 약 3시간30분이다.
호박소와 쇠점골 일대는 계곡과 넓은 반석이 이어져 여름 산행 전후의 분위기가 정상부와 크게 다르다. 주말에는 계곡 방문객까지 몰릴 수 있어 이른 출발이 낫다.
오래된 블로그의 청도 코스를 그대로 따라가면 안 된다
울산관광의 현재 공식 코스표에는 청도 운문사에서 사리암주차장과 심심계곡을 거쳐 정상으로 가는 코스와 학소대폭포를 거치는 일부 코스가 자연휴식년제로 통제된 것으로 표시돼 있다.
지도에 길이 남아 있거나 오래된 산행기에 등장한다고 현재 갈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출발 당일 통제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8월에는 정상보다 올라가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
정상은 해발 1,241m지만 석남터널에서도 공식 왕복시간이 약 3시간40분이다. 사진 촬영과 식사, 휴식시간을 더하면 실제 체류시간은 더 길어진다.
정상부 암릉은 숲 그늘이 적다. 여름에는 이른 시간에 출발하고 비가 온 뒤에는 바위와 철계단에서 속도를 낮추는 편이 낫다.
봄 철쭉, 가을 단풍, 겨울 쌀바위가 서로 다른 산을 만든다
가지산 철쭉 군락은 천연기념물 제462호로 지정돼 있다. 여름에는 석남사계곡과 쇠점골,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쌀바위 설경과 상고대가 대표 장면으로 꼽힌다.
같은 코스를 다시 올라도 계절에 따라 산의 인상이 크게 달라지는 이유다.
얼음골 케이블카를 타면 가지산 정상에 가는 것은 아니다
밀양 얼음골케이블카는 하부승강장에서 해발 1,020m 상부승강장까지 약 1.8km를 오른다. 하지만 가지산 정상으로 바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는 아니다.
상부 전망대에서는 가지산과 백운산 등을 바라볼 수 있고 산행 동선은 천황산과 재약산 방향으로 이어진다. 가지산 산행의 대체수단이 아니라 별도의 영남알프스 조망 일정으로 보는 것이 맞다.
정상석만 찍고 바로 내려가기에는 아깝다
가지산 정상에서는 암반과 소나무, 멀리 겹쳐지는 능선을 함께 볼 수 있다. 정상 인증사진 한 장만 찍고 바로 내려가면 가장 가지산다운 장면을 놓치기 쉽다.
2026년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은 정상석 반경 100m 안에서 전용 앱으로 본인 식별 사진을 촬영하면 된다. 정상석 바로 옆에서 무리하게 줄을 설 필요도 없다.
가지산도립공원 여행정보
위치: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경남 밀양시 산내면, 경북 청도군 운문면 일원
높이: 해발 1,241m
석남터널 코스: 왕복 5.4~6.0km, 약 3시간40분
운문령 코스: 왕복 9.6km, 약 4시간
석남사 코스: 왕복 9.4km, 약 5시간10분
호박소 코스: 왕복 7.4km, 약 3시간30분
주요 볼거리: 정상 암릉, 중봉, 귀바위, 쌀바위, 석남사계곡
입장료: 가지산 산행 자체 별도 입장료 없음
주의: 청도 일부 기존 등산로 자연휴식년제 통제, 최신 통제 확인 필요
완등 인증: 매년 1월 1일~11월 30일, 전용 앱 이용
가지산은 정상 하나만 보고 가는 산이 아니다. 석남터널에서 짧고 강하게 오를 수도 있고 운문령에서 쌀바위를 지나 능선을 걸을 수도 있다. 석남사 아래에서 시작하면 산 하나를 온전히 올라왔다는 체감이 훨씬 크다.
그리고 어느 길을 택해도 마지막은 비슷하다. 숲이 끝나고 바위가 나타난다. 그 암릉 위에 올라섰을 때 비로소 해발 1,241m라는 숫자가 풍경으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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