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월영교 야경, 초여름 밤 낙동강 위에 뜨는 사랑의 다리

안동 월영교는 낙동강 위로 이어지는 목책 인도교와 야경, 조선시대 이응태 부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함께 남은 명소다. 상시 개방·무료 관람이 가능해 초여름 밤 강바람을 맞으며 걷기 좋은 안동 대표 산책 코스로 꼽힌다.

안동 월영교 야경과 낙동강 수면에 비친 조명 풍경
안동 월영교는 낙동강 위로 이어지는 목책 인도교와 야경, 이응태 부부의 사랑 이야기가 어우러진 안동 대표 명소다.

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기자

경북 안동의 밤은 월영교에서 가장 부드럽게 깊어진다. 낮에는 낙동강과 산세가 어우러진 수변 풍경이 먼저 보이고, 해가 지면 다리 위 조명과 강물의 반사가 여행자의 걸음을 붙잡는다. 초여름의 월영교는 덥지 않은 밤공기와 강바람, 물 위로 번지는 빛이 더해져 안동 여행의 마지막 코스로 잡기 좋다.

월영교는 안동시 상아동 낙동강 위에 놓인 목책 인도교다. 길이 387m, 폭 3.6m의 다리는 단순히 강을 건너는 시설이 아니라, 안동의 자연 풍광과 오래된 이야기를 함께 담은 상징적인 공간이다. 월영교라는 이름은 댐 건설로 수몰된 월영대가 현재 위치로 옮겨온 인연과 월곡면, 음달골이라는 지명에서 비롯됐다.

이 다리가 오래 기억되는 이유는 야경만이 아니다. 월영교에는 조선시대 안동에 살았던 이응태 부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그리워한 아내가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한 켤레의 미투리를 만들어 무덤에 함께 묻었다는 사연이다. 월영교의 형태는 이 미투리를 모티브로 설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여름 저녁 안동 월영교와 낙동강 강변 산책로 풍경
월영교는 낮에는 낙동강과 산세를 감상하는 수변 산책길로, 밤에는 조명이 더해진 야경 명소로 사랑받는다.

그래서 월영교는 흔한 야경 명소와 결이 다르다. 다리 위를 걷는 일은 강을 건너는 동시에 하나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일이 된다. 낙동강 수면에 비친 조명과 다리 중앙의 정자, 강 건너 산그림자가 어우러지면 ‘달그림자 다리’라는 이름이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여행자는 풍경을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랑과 그리움이 남긴 시간을 함께 걷게 된다.

초여름은 월영교를 걷기 좋은 계절이다. 낮의 볕은 강하지만 저녁이 되면 강바람이 더해지고, 주변 녹음은 짙어진다. 해 질 무렵부터 다리와 강변 산책로를 함께 걸으면 낮과 밤이 바뀌는 장면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사진을 찍는 여행객에게는 일몰 직후가 좋고, 조용한 산책을 원하는 여행객에게는 밤 시간이 더 어울린다.

월영교는 상시 개방되며 입장료가 없다. 한국관광공사 야간관광 안내에 따르면 월영교 주변은 자정까지 가로등이 켜져 있어 밤 산책을 즐기는 방문객이 많다. 주차장과 화장실 등 기본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어 가족 여행객, 연인, 친구, 혼자 여행하는 방문객 모두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

월영교를 건넌 뒤에는 강변 산책로와 원이엄마테마길을 함께 둘러보는 동선이 좋다. 안동에는 월영교 외에도 하회마을, 병산서원, 도산서원, 임청각, 안동민속촌 등 역사와 전통을 품은 여행지가 많다. 낮에는 안동의 문화유산을 보고, 저녁에는 월영교에서 강변 야경을 즐기면 하루 일정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안동 월영교 중앙 정자와 달빛이 어우러진 야간 풍경
월영교는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위해 아내가 머리카락으로 만든 미투리 이야기를 다리의 형상에 담았다.

주변에 조성된 원이엄마테마공원도 함께 기억할 만하다. 이 공간은 이응태와 원이엄마의 편지, 미투리 이야기를 소재로 한 테마공원이다. 이 이야기는 택지개발지구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편지와 미투리가 발견되며 세상에 알려졌고, 이후 안동을 대표하는 사랑 이야기로 자리 잡았다.

월영교 여행의 핵심은 서두르지 않는 것이다. 낮의 풍경만 보고 돌아가기보다 해 질 무렵에 도착해 강변을 걷고, 조명이 켜진 뒤 다리를 천천히 건너는 일정이 좋다. 바람이 잔잔한 날에는 강물에 비친 불빛이 선명하고, 비가 갠 뒤에는 산과 물의 색이 더욱 짙어진다.

안동 월영교는 무료로 열려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시간은 가볍지 않다. 조선시대 부부의 애틋한 사연, 낙동강의 밤 풍경, 달빛을 품은 다리의 이름이 한곳에 모인다. 초여름 밤 안동에서 오래 남는 장면을 찾는다면 월영교는 가장 먼저 떠올릴 만한 여행지다.

여행레저신문 Copyrights ⓒ The Travel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