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 야구등대, 6월 이달의 등대 선정…칠암항에 뜬 세계 유일 등대

해양수산부가 6월 이달의 등대로 부산 기장군 칠암항남방파제등대를 선정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을 기념해 조성된 세계 유일 야구 테마 등대로, 갈매기등대·붕장어등대와 함께 칠암항의 대표 여행 명소로 꼽힌다.

부산 기장 칠암항남방파제 야구등대와 푸른 바다 풍경
해양수산부가 6월 이달의 등대로 부산 기장 칠암항남방파제등대를 선정했다.

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기자

부산 기장군 칠암항에 있는 ‘야구등대’가 6월의 바다 여행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6월 이달의 등대로 칠암항남방파제등대를 선정하면서다. 정식 명칭은 칠암항남방파제등대지만, 현장에서는 야구 배트와 글러브, 야구공을 형상화한 외관 때문에 ‘야구등대’라는 이름으로 더 널리 불린다.

이 등대는 단순히 독특한 조형물이 아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차지한 순간을 기념해 세워진 등대다. 야구도시 부산의 정서와 한국 야구의 기억이 항구의 안전시설 위에 함께 새겨진 셈이다. 하늘을 향해 선 배트 모양의 등탑, 하단부의 야구공과 글러브 조형물은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온다.

칠암항남방파제등대는 2010년에 설치됐다. 해양수산부 안내에 따르면 이 등대는 4초에 두 번 초록색 불빛을 깜빡이며 칠암항을 오가는 선박의 길잡이 역할을 한다. 관광객에게는 사진 명소이지만, 본래 기능은 항구를 드나드는 배의 안전을 지키는 항로표지다. 여행지의 재미와 해양 안전의 기능이 한곳에서 만나는 사례다.

부산 기장 칠암항의 야구등대 갈매기등대 붕장어등대 풍경
칠암항에는 야구등대와 갈매기등대, 붕장어등대가 함께 자리해 이색 등대 여행 코스로 주목받는다.

칠암항의 매력은 야구등대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항구에는 흰색 야구등대와 함께 빨간색 갈매기등대, 노란색 붕장어등대가 자리한다. 부산을 상징하는 갈매기, 기장을 대표하는 붕장어, 야구도시 부산의 이미지를 담은 야구등대가 한 항구 안에서 각기 다른 표정을 만든다. 푸른 바다와 대비되는 세 등대의 색감은 도보 여행자와 사진 여행객에게 좋은 포인트가 된다.

특히 칠암항은 ‘등대 투어’라는 말이 자연스러운 곳이다. 방파제를 따라 걷다 보면 항구와 바다, 조형등대가 이어지고,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다른 등대 풍경을 비교해볼 수 있다. 여행 일정이 길지 않아도 항구 산책만으로 충분히 목적지의 개성이 살아난다. 부산 도심의 복잡한 해변과는 다른, 작은 어항의 여유도 남아 있다.

칠암항남방파제등대는 등대스탬프투어 코스이기도 하다. 한국항로표지기술원이 운영하는 등대스탬프투어는 전국의 이야기가 있는 등대를 찾아 스탬프를 모으는 여행 프로그램이다. 올해 진행 중인 ‘이달의 등대 스탬프투어’와도 연결돼 있어, 등대와 함께 인증사진을 남기고 여행 기록을 쌓는 재미를 더한다.

가족 여행객에게는 체험형 코스로 좋다. 아이들에게는 야구 모양 등대 자체가 쉽게 기억되는 볼거리이고, 어른들에게는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장소다. 야구 팬이라면 부산 사직구장과 다른 방식으로 부산의 야구 문화를 만나는 여행지가 된다. 경기장이 아닌 바다 위에서 야구의 기억을 만나는 셈이다.

부산 기장 칠암항 붕장어 미식 여행과 등대 풍경
칠암항은 붕장어 미식과 등대 산책, 인근 해변·해동용궁사·오시리아 관광단지를 함께 묶기 좋은 기장권 여행지다.

미식 여행까지 더하면 칠암항의 하루 코스는 더 풍성해진다. 칠암항은 기장 붕장어로 잘 알려진 항구다. 붕장어회와 양념구이, 구이 전문 식당이 항구 주변에 자리해 등대 산책 전후 식사 코스를 잡기 좋다. 흰 야구등대, 붉은 갈매기등대, 노란 붕장어등대를 둘러본 뒤 지역 별미로 마무리하면 ‘바다·야구·미식’이 한 번에 이어진다.

주변 여행지도 넓게 묶을 수 있다. 칠암항에서 가까운 임랑해수욕장과 일광해수욕장은 바다 산책을 이어가기 좋고, 죽성 드림세트장으로 알려진 죽성성당은 사진 명소로 인기가 높다. 조금 더 이동하면 해동용궁사와 오시리아 관광단지까지 연결된다. 주말 하루 일정이라면 칠암항 등대 산책, 붕장어 식사, 해변 산책, 해동용궁사 방문까지 무리 없이 구성할 수 있다.

이용 부담도 크지 않다. 부산관광포털은 칠암항남방파제등대를 상시 이용 가능하고 무료로 둘러볼 수 있는 이색 등대로 안내한다. 대중교통은 동해선 좌천역에서 마을버스를 이용해 접근할 수 있고, 차량 이용객은 칠암항 노상주차장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항구와 방파제는 실제 어업 활동이 이뤄지는 공간인 만큼, 안전선과 통행 동선을 지키며 둘러보는 것이 좋다.

이번 이달의 등대 선정에서 주의할 점도 있다. 칠암항남방파제등대를 6월 이달의 등대로 선정한 기관은 해양수산부다. 한국항로표지기술원은 등대스탬프투어 운영과 항로표지 관련 업무를 맡는 기관으로, 이번 보도 참고자료 제공과 홍보 지원을 통해 여행 정보를 알리고 있다. 기사 작성 시 선정 주체를 정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부산의 바다는 해수욕장만으로 기억되지 않는다. 작은 항구와 등대, 어촌의 음식, 지역의 상징이 함께 있을 때 여행의 밀도는 더 높아진다. 칠암항남방파제등대는 그 조건을 잘 갖춘 장소다. 세계 유일의 야구등대라는 독특한 이름, 2008 베이징올림픽의 기억, 부산의 갈매기와 기장의 붕장어가 한 항구 안에서 만난다.

6월 부산 기장을 찾는다면 칠암항은 짧지만 선명한 여행지가 될 수 있다. 바다 위에 선 야구등대를 보고, 방파제를 따라 삼색 등대를 걸은 뒤, 붕장어 한 상으로 여행을 마무리하는 코스다. 거창한 준비 없이도 부산다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곳, 그것이 칠암항남방파제등대의 가장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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