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박예슬기자
경북 구미의 금오산도립공원은 “정상까지 힘들게 오르지 않아도 산의 깊이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산행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현월봉과 약사암, 금오산성으로 이어지는 본격 산길이 있고, 가벼운 여행자에게는 케이블카와 해운사, 대혜폭포, 도선굴을 잇는 짧은 탐방 코스가 있다. 그래서 금오산은 등산객과 가족 나들이객, 사진 여행객이 함께 찾는 구미 대표 명산이다.
금오산은 1970년 6월 1일 우리나라 최초의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금오산도립공원은 경상북도 구미시·김천시·칠곡군 지역에 걸쳐 있으며, 현월봉 976.5m를 중심으로 기암괴석과 급한 경사를 특징으로 한다.
산 이름에는 ‘황금빛 까마귀’의 전설도 남아 있다. 저녁놀 속으로 황금빛 까마귀가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금오산이라 불렀다는 이야기다. 이름처럼 금오산은 해 질 무렵 산 능선과 바위가 붉게 물들 때 더 깊은 표정을 보여준다.

805m 케이블카, 금오산의 첫 장면을 바꾼다
금오산을 가장 편하게 만나는 방법은 케이블카다. 금오산 케이블카는 길이 805m, 51인승 시설로 6분 30초 동안 운행하며, 대혜교 위 50m 지점에서 해운사 옆까지 오른다. 1974년 9월 30일 개통한 뒤 지금까지 금오산 여행의 대표 시설로 자리 잡았다.
케이블카의 장점은 단순히 시간을 줄여준다는 데 있지 않다. 산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동안 숲, 바위, 계곡, 구미 시가지가 차례로 시야에 들어온다. 걸어서 오를 때와 달리 금오산의 산세를 한눈에 읽을 수 있다. 특히 초여름에는 신록이 짙어져 바위 절벽과 숲의 대비가 선명하다.
운행시간은 오전 9시부터 일몰 시까지이며, 계절에 따라 종료 시간이 달라진다. 5월부터 8월까지는 18시 30분, 9월부터 10월은 18시, 11월부터 2월은 17시 30분까지로 안내돼 있다. 15분 간격 운행이며, 날씨와 현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요금은 왕복 대인 1만1000원, 소인 6000원이며, 편도는 대인 6000원, 소인 4000원이다. 현장 요금은 변경될 수 있으므로 실제 방문 전 구미시 또는 금오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 안내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해운사와 대혜폭포, 짧게 걸어도 깊은 산속으로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금오산의 분위기는 곧바로 달라진다. 산 아래 공원과 주차장 주변의 나들이 분위기에서 벗어나, 암벽과 숲, 사찰이 어우러진 산중 풍경이 시작된다. 가장 먼저 만나는 공간은 해운사다. 금오산의 바위산 아래 자리한 사찰로, 케이블카 하차 지점과 가까워 가벼운 여행자도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다.
해운사 주변에서 조금 더 걸으면 대혜폭포가 나온다. 금오산 명금폭포로도 알려진 이 폭포는 암벽을 타고 물줄기가 떨어지는 금오산의 대표 경관이다. 금오산도립공원 계곡에 있는 명금폭포는 케이블카 정류장 부근의 주요 명소로 꼽힌다.
폭포 앞에서는 산행의 피로보다 청량감이 먼저 온다. 여름철에는 물소리가 계곡 전체에 울리고, 폭포 아래 물빛과 주변 바위가 시원한 장면을 만든다. 금오산을 처음 찾는 여행자라면 케이블카, 해운사, 대혜폭포만 둘러봐도 충분히 인상적인 반나절 코스를 만들 수 있다.
도선굴, 바위산 안쪽으로 들어가는 짧은 모험
금오산에는 도선굴도 있다. 신라 시대 도선국사가 수도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자연 동굴로, 암벽 사이에 자리한 독특한 공간이다. 대혜폭포와 해운사 주변 탐방을 마친 뒤 조금 더 걷는 여행자라면 도선굴까지 이어가는 것도 좋다.
도선굴은 금오산의 바위산 성격을 잘 보여준다. 금오산 일대는 화산암류와 기암괴석이 많고, 급한 경사를 이루는 산세가 특징이다. 산 전체가 부드러운 흙산이라기보다 바위와 숲이 함께 버티는 산에 가깝다. 도선굴을 지나며 여행자는 금오산이 왜 오래전부터 수도처와 산성, 사찰을 품은 산으로 여겨졌는지 조금은 체감하게 된다.
다만 도선굴을 포함한 일부 구간은 계단과 경사가 있다. 가벼운 산책화보다는 미끄럼에 강한 운동화가 좋다. 비가 온 뒤에는 바위와 계단이 미끄러울 수 있어 더 조심해야 한다.
약사암, 절벽 끝에서 만나는 금오산의 상징
금오산에서 가장 강렬한 장면을 꼽으라면 약사암을 빼기 어렵다. 약사암은 절벽과 바위 사이에 자리한 사찰로, 금오산의 웅장한 산세와 종교적 분위기를 함께 보여준다. 사진으로도 많이 알려진 곳이지만, 실제로 마주하면 화면보다 더 깊은 고도감이 있다.
약사암은 케이블카 하차 지점에서 바로 닿는 곳은 아니다. 해운사와 대혜폭포 주변의 가벼운 탐방과 달리, 약사암까지는 본격적인 산행을 각오해야 한다. 오르막과 계단, 바위 구간이 이어지기 때문에 체력과 시간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그럼에도 약사암을 찾는 이유는 분명하다. 바위 절벽 사이에 놓인 사찰, 멀리 내려다보이는 구미 시가지와 산줄기, 바람이 지나가는 고요한 공기가 한 장면 안에 들어온다. 금오산이 단순한 도시 근교산이 아니라 영남의 명산으로 불려온 이유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국내 첫 도립공원, 자연과 문화유산이 함께 남은 산
금오산은 자연 경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산 안에는 해운사, 약사암, 도선굴, 금오산성, 채미정, 마애여래입상 등 다양한 역사문화 자원이 있다. 해운사, 약사암, 금강사, 법성사, 대원사 등의 고찰과 구미 금오산 마애여래입상, 도선굴, 대혜폭포, 세류폭포 등이 금오산의 깊이를 만든다.
이 때문에 금오산 여행은 단순 등산과 다르다. 케이블카로 오르는 짧은 코스에서도 사찰과 폭포를 만나고,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산성, 암벽, 불교 유적, 조망이 이어진다. 자연과 문화가 한 공간 안에서 겹쳐지는 산이다.
특히 금오산성은 산 전체가 방어와 생활, 신앙의 공간으로 쓰였던 역사를 보여준다. 임진왜란 당시 왜적 방어의 요새로 이용됐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금오산은 지금은 휴식과 관광의 공간이지만, 오랜 시간 지역의 방어와 신앙, 생활을 품어온 산이다.
초여름 금오산, 신록이 산의 표정을 바꾼다
6월의 금오산은 신록이 가장 짙어지는 시기다. 봄꽃이 지나간 뒤 숲은 초록으로 꽉 차고, 바위 절벽은 그 사이에서 더 또렷하게 드러난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를 때도, 해운사와 대혜폭포 주변을 걸을 때도 산의 색은 깊다.
여름 산행의 장점은 물소리와 그늘이다. 대혜폭포 주변은 한낮에도 시원한 기운이 있고, 숲길은 햇볕을 조금 덜어준다. 다만 정상이나 약사암 방향으로 더 오를 경우 땀과 체력 소모가 크다. 물과 모자, 가벼운 간식, 미끄럼 방지 신발은 기본이다.
가벼운 가족 여행이라면 케이블카 왕복과 해운사·대혜폭포 코스를 추천할 만하다. 산행 경험이 있다면 도선굴과 약사암까지 확장할 수 있다. 정상 현월봉까지 가는 코스는 시간과 체력, 날씨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구미 여행의 중심, 금오산을 하루 코스로 즐기는 법
금오산은 구미 여행의 중심축으로 잡기 좋다. 오전에 금오산 케이블카를 타고 해운사와 대혜폭포를 둘러본 뒤, 오후에는 금오산저수지나 채미정, 구미 시내 맛집과 연계할 수 있다. 산행을 길게 하지 않는다면 반나절 코스로도 충분하다.
주차장은 금오산도립공원 일대에 여러 구역이 마련돼 있지만, 주말과 휴일에는 이른 시간부터 혼잡할 수 있다. 케이블카를 탈 계획이라면 오전 방문이 좋다. 특히 여름에는 한낮보다 오전이나 오후 늦은 시간이 산책하기 편하다.
금오산은 설악산처럼 멀리 떠나야 만날 수 있는 거대한 산은 아니다. 그러나 케이블카로 절벽 비경을 빠르게 만나고, 폭포와 사찰, 숲길까지 이어지는 구성이 좋다. 산행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금오산의 깊이를 조금은 맛볼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금오산은 ‘쉽게 오르되 가볍게 보지 말아야 할 산’
금오산 케이블카는 산을 쉽게 열어준다. 그러나 금오산 자체가 쉬운 산이라는 뜻은 아니다. 케이블카 이후의 산길은 선택에 따라 가벼운 산책이 되기도 하고, 본격 산행이 되기도 한다. 해운사와 대혜폭포는 누구나 비교적 편하게 접근할 수 있지만, 약사암과 정상 방향은 준비가 필요하다.
금오산의 매력은 이 선택의 폭에 있다. 가족에게는 가벼운 나들이 산이고, 등산객에게는 바위와 계단, 조망을 갖춘 명산이다. 사진 여행자에게는 케이블카와 약사암, 폭포, 신록이 모두 장면이 된다.
국내 첫 도립공원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반세기 넘게 수많은 사람이 이 산을 찾았고, 산은 여전히 구미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6월의 금오산은 신록과 폭포, 절벽과 사찰이 함께 빛나는 계절이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깊은 산의 표정을 만나고 싶다면, 금오산은 충분히 다시 볼 만한 이름이다.
여행레저신문 Copyrights ⓒ The Travel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he Travel News Special Series] Saipan Tourism at the Edge: Conditions for Revival Resort and pool scene symbolizing the golden era of Saipan tourism](https://img.thetravelnews.co.kr/2026/04/ChatGPT-Image-2026년-4월-20일-오후-10_28_38-1-1-100x70.jpg)

![[정책 비평] 지방공항이 안 뜨는 이유는 ‘팀’이 없어서가 아니다 한국의 지방공항 터미널 앞에서 외국인 여행객들이 버스와 택시, 관광안내 동선을 찾고 있는 모습](https://img.thetravelnews.co.kr/2026/04/ChatGPT-Image-2026년-4월-23일-오전-09_05_49-1-324x16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