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천연기념물 따라 걷는 1.7km 무료 해안 트레킹

경주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읍천항과 하서항 사이 1.7km 해안을 따라 걸으며 천연기념물 제536호인 양남 주상절리군을 조망하는 무료 트레킹 코스다. 부채꼴 주상절리를 비롯해 수직·수평·기울어진 돌기둥과 전망대, 출렁다리가 한 구간에 이어진다.

경주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과 동해안 암석 해안 전경
경주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읍천항과 하서항 사이 1.7km 해안을 따라 이어진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 기자

읍천항에서 하서항까지 부채꼴·수평·수직 주상절리 이어져…전망대와 출렁다리까지 입장료 없이 걷는 경주 동해안 여행

경주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신라 유적 중심의 경주 여행에서 벗어나 바다와 지질 경관을 함께 만날 수 있는 동해안 트레킹 코스다. 경주시 양남면 읍천항에서 하서항까지 약 1.7km 이어지며, 길을 걷는 동안 천연기념물 제536호인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의 여러 형태를 차례로 볼 수 있다.

양남 해안의 주상절리는 한 지점에만 모여 있는 암석이 아니다. 해안선을 따라 10m가 넘는 돌기둥들이 분포하고, 수직으로 곧게 선 형태부터 바다 쪽으로 누운 형태, 비스듬히 기울어진 형태, 부채처럼 퍼진 형태까지 방향과 구조가 다양하다. 이 같은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의 부채꼴 주상절리
바다를 향해 돌기둥이 방사형으로 펼쳐진 부채꼴 주상절리는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을 대표하는 지질 경관이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파도소리길은 이러한 자연유산을 훼손하지 않고 관찰할 수 있도록 데크로드와 흙길, 전망 공간을 연결한 코스다. 입장료가 없고 읍천항과 하서항 어느 쪽에서도 진입할 수 있어 경주 동해안 드라이브와 짧은 걷기 여행을 결합하기 좋다.

2천만 년 전 화산활동이 남긴 해안 지형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은 경주와 울산 해안에서 일어난 신생대 화산활동과 관련이 있다. 지표로 흘러나온 용암이 식고 부피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규칙적인 균열이 생겼고, 그 틈을 따라 암석이 오각형이나 육각형의 기둥 형태로 갈라졌다.

일반적인 주상절리는 지표면과 수직 방향으로 발달하지만 양남 해안에서는 마그마가 여러 방향으로 냉각되면서 주상절리의 방향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곧게 선 돌기둥과 바닥에 누운 돌기둥, 비스듬히 솟은 돌기둥이 한 해안에 이어지는 이유다.

경주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해안 전망데크
전망데크에서는 해안에 분포한 주상절리와 암반, 바닷물이 드나드는 작은 만을 가까이서 살필 수 있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돌기둥이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퍼지는 부채꼴 주상절리는 양남 해안을 상징하는 지형이다. 파도가 암반 둘레를 오갈 때 방사형으로 뻗은 돌기둥의 윤곽이 선명해지며, 단순한 기암괴석이 아니라 용암의 이동과 냉각 방향을 읽을 수 있는 지질 기록이라는 점이 드러난다.

읍천항에서 시작하면 전망대까지 동선이 편하다

파도소리길은 읍천항에서 하서항까지 약 1.7km다. 전체 구간에는 데크로드와 정자, 벤치, 출렁다리 등이 설치돼 있으며 급경사가 길게 이어지는 산악 코스는 아니다. 바다와 나란히 걷는 구간이 많아 경주 동해안의 암석 해안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처음 방문한다면 주차 공간과 주변 시설을 이용하기 쉬운 읍천항에서 출발하는 편이 무난하다. 읍천항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바다를 왼쪽에 두고 걷게 되며, 몽돌이 깔린 작은 해변과 검은 암반, 출렁다리, 주상절리 전망대를 차례로 만난다.

경주 양남 주상절리 전망대와 바위 해안
양남 주상절리 전망대에 오르면 파도소리길과 부채꼴 주상절리, 동해 수평선을 넓게 조망할 수 있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편도 1.7km를 쉬지 않고 걸으면 40분에서 1시간 정도지만 출발지로 돌아오는 왕복 거리는 약 3.4km다. 사진을 찍고 전망대와 해안 지형을 충분히 살피려면 1시간 30분에서 2시간 30분 정도 잡는 편이 좋다.

부채꼴 주상절리, 전망대에서 형태가 선명해져

파도소리길의 핵심 지점은 부채꼴 주상절리 앞에 세워진 양남 주상절리 전망대다. 해안 산책로 높이에서는 암석의 일부만 보이지만 전망대 상부에 오르면 돌기둥이 한 지점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퍼지는 구조가 분명해진다.

양남 주상절리는 화산암 기둥이 바다 쪽으로 한 방향으로 뻗은 단순한 지형이 아니다. 중심부에서 바깥쪽으로 돌기둥이 펼쳐지며 둥근 부채를 이루고, 파도가 암반 둘레를 오가면서 지질 구조의 윤곽을 드러낸다.

경주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해안 산책로
바다와 나란히 이어지는 데크 구간은 경사가 심하지 않아 가족 단위 여행자도 비교적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전망대 상부에서는 부채꼴 주상절리와 주변 해안선, 읍천항 방향의 바다를 넓게 볼 수 있다. 공개된 최근 이용정보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오후 5시에 입장을 마감하며 매주 월요일 휴관하는 것으로 기재돼 있다. 시설 점검과 기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방문 당일 현장 공지를 확인해야 한다.

바다와 가장 가까이 이어지는 1.7km 데크길

전망대를 지나면 산책로는 해안의 굴곡을 따라 이어진다. 한쪽에는 소나무와 낮은 해안 식생이 자리하고, 다른 쪽에는 파도에 깎인 암반과 작은 만이 펼쳐진다. 길의 높낮이가 크지 않아 먼 거리를 걷기 어려운 여행자도 구간을 나눠 둘러볼 수 있다.

파도소리길이라는 이름은 해안과 산책로 사이의 거리에서 비롯된다. 넓은 암반에서는 파도가 낮고 묵직하게 부딪히고, 몽돌이 깔린 해변에서는 물이 빠질 때 돌이 구르는 소리가 섞인다. 같은 길에서도 해안의 형태에 따라 파도 소리가 달라진다.

경주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출렁다리와 동해
파도소리길 출렁다리는 바위 해안 위를 건너며 동해를 내려다보는 구간으로 걷는 재미를 더한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여름 한낮에는 그늘이 적은 구간의 체감온도가 높아 모자와 생수를 준비해야 한다. 겨울에는 기온보다 바닷바람이 강해 방풍 의류가 필요하다. 일몰 무렵 풍경이 좋지만 왕복할 계획이라면 어두워지기 전에 출발지로 돌아올 시간을 계산해야 한다.

출렁다리와 무료 탐방, 강풍에는 주의

출렁다리는 암반 사이의 낮은 골짜기를 건너는 구간이다. 대형 산악 출렁다리처럼 높이와 길이를 강조한 시설은 아니지만 발아래 바다와 해안 바위를 함께 내려다볼 수 있어 산책의 흐름에 변화를 준다.

바람이 강한 날에는 흔들림이 커질 수 있으므로 난간을 잡고 천천히 건너는 것이 좋다. 비가 내린 뒤에는 목재 데크와 계단도 미끄럽다. 파도가 높거나 강풍이 부는 날에는 탐방로 일부가 통제될 수 있으며, 산책로 밖 암반으로 내려가서는 안 된다.

파도소리길과 전망대는 별도의 입장료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읍천항 주변 공용주차장을 이용하면 산책로 진입이 편하며, 전망대 앞 주차 공간은 규모가 작아 주말과 휴일에는 읍천항 쪽에서 출발하는 편이 낫다.

문무대왕릉·감은사지와 묶는 경주 동해안 여행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경주 도심 유적과 거리가 있어 동해안 명소를 묶는 일정이 효율적이다. 북쪽으로 이동하면 문무대왕릉과 봉길해변, 감은사지가 이어지고, 남쪽으로는 울산 정자항과 강동 해안 방향으로 연결된다.

반나절 일정이라면 오전에 읍천항에서 출발해 파도소리길을 왕복한 뒤 문무대왕릉과 감은사지를 둘러볼 수 있다. 하루 일정은 경주 시내의 대릉원과 첨성대 중심 코스와 분리해 동해안만 돌아보는 편이 이동 시간을 줄인다.

경주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1.7km 해안에 남은 화산활동의 흔적과 부채꼴 주상절리, 몽돌과 파도가 내는 소리, 바다 가까이 이어지는 데크를 한 코스에서 만나는 여행지다. 입장료 없이 자연유산을 가까이 관찰할 수 있다는 점도 경주 동해안 여행에서 이 길을 빼놓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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