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박예슬 기자
서울에서 전망을 보겠다고 반드시 높은 산을 오를 필요는 없다. 양천구 목동의 용왕산은 해발 78m다. 동네 뒷산에 가까운 높이다.
그런데 정상부까지 올라가면 풍경이 갑자기 달라진다. 숲 사이를 휘감아 도는 검은색 공중 데크가 나타나고 길은 나무보다 높은 곳으로 조금씩 올라간다. 그리고 숲이 끊기는 순간 한강이 열린다.
2026년 4월 개방한 용왕산 스카이워크다. 전체 길이는 224m, 최대 폭은 3m이며 일부 구간은 지면에서 약 10m 높이까지 올라간다.

해발 78m인데 전망이 크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다
용왕산은 해발 78m에 불과하다. 하지만 스카이워크는 산 정상의 땅만 밟는 길이 아니다. 경사진 숲 위로 데크를 띄워 가장 높은 곳에서는 지면에서 약 10m 떨어진 공중을 걷게 된다.
나무 줄기 아래를 걷는 대신 가지와 잎이 있는 높이까지 시선이 올라간다. 이 높이 차이 때문에 낮은 산에서도 한강과 도시가 훨씬 넓게 보인다.
기존 용왕정은 주변 수목 때문에 조망이 제한됐지만 스카이워크 조성 과정에서 전망공간을 255㎡ 규모로 넓히면서 시야가 크게 열렸다.

직선으로 질러가지 않고 둥글게 돌아 올라간다
스카이워크는 정상까지 가장 짧은 직선으로 연결하지 않았다. 산림 훼손을 줄이고 기존 지형을 따라가기 위해 224m 길을 곡선형으로 설계했다.
덕분에 걷는 방향이 바뀔 때마다 풍경도 달라진다. 한쪽에서는 나무가 난간 가까이 붙고 몇 걸음 뒤에는 건물 사이로 한강이 나타난다.
원형에 가까운 데크와 전통정자인 용왕정이 연결되면서 현대적인 구조물과 기와지붕이 한 화면에 겹치는 장면도 만들어진다.

계단이 없다는 게 이곳에서는 꽤 중요하다
스카이워크는 전 구간을 완만한 무장애 데크로 조성했다. 계단 없이 이어져 노약자와 휠체어 이용객, 유모차 동반 가족도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지하철역에서 내리자마자 평지 데크가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용왕산 정상부까지 접근하는 과정은 진입로에 따라 체감이 달라질 수 있다.
스카이워크에 들어선 뒤에는 폭 최대 3m의 곡선형 보행로가 이어져 부모님이나 아이와 함께 걷기에도 비교적 편하다.

용왕정에 도착하면 한강이 제대로 열린다
스카이워크의 핵심 조망지는 정상부 용왕정 주변이다. 전망공간은 255㎡ 규모로 확장됐고 이곳에서는 한강과 서울 서쪽 도심이 한눈에 들어온다.
월드컵대교와 성산대교가 시야에 들어오고 날씨가 맑으면 강 건너 북한산 방향까지 조망이 이어진다.
앞에는 숲이 있고 그 뒤로 도로와 도심, 한강과 다리, 산 능선이 차례로 겹친다. 높은 빌딩 전망대와 전혀 다른 서울 풍경이다.

밤에는 224m 산책로가 전혀 다른 길로 바뀐다
해가 지면 난간을 따라 설치된 390m LED 라인 조명이 켜진다. 낮에는 숲에 섞이던 곡선형 데크가 어둠 속에서 빛의 선으로 다시 드러난다.
용왕정에도 조명이 들어오고 뒤쪽에는 한강과 아파트의 불빛이 올라온다. 직선형 전망대보다 길의 형태가 분명해 야간 사진에서도 입체감이 크다.
한강변에서 강을 바라보는 야경과 달리 용왕산에서는 숲과 도시를 앞에 두고 한강을 내려다본다.
신목동역에서 시작하면 산행보다 동네 산책에 가깝다
서울시 안내 기준 지하철 9호선 신목동역 1번 출구에서 용왕산까지는 도보 약 15분이다. 염창역에서도 접근할 수 있다.
주택가를 지나 용왕산으로 들어간 뒤 정상 방향으로 올라가는 동선이어서 전 구간이 평지는 아니다. 다만 산 자체가 높지 않아 장시간 등산을 해야 하는 코스와는 다르다.
퇴근 뒤나 주말 오후 한두 시간을 활용해 걸을 수 있다는 점이 용왕산의 실제 장점이다.
스카이워크만 보고 바로 내려오면 조금 아깝다
정상 반대편으로 내려가면 2025년 12월 문을 연 용왕산 숲속카페가 있다. 스카이워크를 걸은 뒤 쉬어가기 좋다.
조금 더 내려가면 작은책쉼터와 유아숲체험원도 이어진다. 아이와 왔다면 이 구간까지 연결해 가족 산책 코스로 만들 수 있다.
스카이워크와 용왕정만 보면 30~40분 정도면 충분하지만 숲길과 카페를 붙이면 1시간 이상 머물 만한 동선이 된다.
높은 곳보다 쉽게 올라가 크게 보는 곳에 가깝다
용왕산 스카이워크에는 절벽 끝 유리바닥 같은 강한 스릴은 없다. 대신 낮은 산에 올라 계단 없이 숲 위를 걷고 그 끝에서 한강을 보는 방식이 분명하다.
해발 78m와 224m 무장애 데크, 최대 약 10m의 공중 높이가 합쳐지면서 적은 이동으로 큰 시야를 얻는다.
서울에서 하루를 비우지 않고 숲과 한강, 야경을 함께 보고 싶은 사람에게 맞는 도심 전망 산책로다.
여행정보
위치 서울 양천구 목동 용왕산 정상부 용왕정 일대
개방 2026년 4월
용왕산 높이 해발 78m
스카이워크 규모 총연장 224m, 최대 폭 3m
공중 높이 일부 구간 지면에서 약 10m
이용 특징 계단 없는 완만한 무장애 데크
전망데크 용왕정 주변 255㎡ 규모
주요 조망 한강, 월드컵대교, 성산대교, 서울 서북권 도심, 맑은 날 북한산 방향
야간경관 난간을 따라 390m LED 라인 조명 설치
대중교통 지하철 9호선 신목동역 1번 출구에서 도보 약 15분. 염창역에서도 접근 가능
추천 소요시간 스카이워크와 용왕정 중심 30~40분, 숲길과 숲속카페 포함 1시간~1시간30분
추천 시간 여름에는 오전이나 늦은 오후. 야경을 함께 보려면 일몰 전에 도착하는 편이 좋다.
연계 용왕산 숲속카페, 작은책쉼터, 유아숲체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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