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에서 이사통까지, 캐나다관광청의 한국시장 마케팅은 왜 지속 가능하지 않은가

도깨비의 퀘벡과 이 사랑 통역 되나요?의 알버타는 캐나다관광청과 알버타관광청의 한국시장 마케팅을 다시 질문대에 올렸다. 아름다운 풍경은 강했지만, 반복될수록 감동은 약해졌고 목적지 광고처럼 보이는 불편함도 커졌다.

이 사랑 통역 되나요 알버타 오로라 장면과 캐나다 관광마케팅 이미지
이사통은 알버타의 오로라와 로키 등 캐나다 풍경을 화면 중심에 놓으며 강한 목적지 노출 효과를 만들었다. 사진=Netflix / Travel Alberta

이만재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도깨비의 퀘벡과 이 사랑 통역 되나요?의 알버타는 캐나다관광청과 알버타관광청의 한국시장 마케팅을 다시 질문대에 올려놓았다. 두 작품에서 캐나다의 풍경은 시종일관 화면의 중심에 놓였다. 도깨비의 퀘벡은 단풍과 골목, 호텔과 거리 풍경으로 반복됐고, 이사통의 알버타는 로키와 캘거리, 배드랜즈의 장면으로 이어졌다. 풍경은 분명 아름다웠다. 그러나 그 장면들이 계속될수록 감동은 약해지고, 시청자에게는 목적지 광고를 보고 있다는 불편함이 생기기 시작했다.

영상 콘텐츠가 목적지 마케팅에서 얼마나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는지는 이미 확인됐다. 한 장면이 도시의 이미지를 바꾸고, 한 대사가 여행자의 검색어를 만들 수 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영상에 많이 나왔다는 것이 곧 좋은 마케팅인가. 드라마 속 풍경이 아름다웠다는 사실만으로 한국시장 전략이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가. 더 나아가 캐나다관광청은 도깨비와 이사통 이후 한국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목적지 마케팅을 하고 있는가.

도깨비 퀘벡 촬영 장면과 캐나다관광청 영상마케팅 사례
도깨비의 퀘벡 장면은 캐나다를 한국 여행시장에 강하게 각인시켰지만, 그 효과가 지속 가능한 목적지 스토리텔링으로 이어졌는지는 별개의 질문을 남긴다. 사진=Netflix / tvN

도깨비의 퀘벡 장면은 강렬했다. 올드 퀘벡의 골목, 호텔, 단풍, 거리 풍경은 한국 시청자에게 낭만적인 캐나다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그러나 동시에 불편한 질문도 남겼다. 고려 장수와 도깨비, 전생과 한국적 설화 구조를 가진 이야기가 왜 캐나다 퀘벡의 단풍과 골목, 호텔을 반복적으로 필요로 했는가. 물론 드라마는 판타지이고, 시공간의 비약은 가능하다. 문제는 비약 자체가 아니라, 그 장소 노출이 지나치게 관광지 소개처럼 보였다는 점이다.

좋은 로케이션은 장소가 이야기와 서로를 필요로 할 때 힘을 갖는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에서 라스베가스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술, 욕망, 고독, 자기파괴가 뒤섞인 도시의 공기가 인물의 삶을 밀어붙인다. 오션스 일레븐에서 라스베가스는 카지노와 호텔, 욕망과 계산이 없으면 성립하기 어려운 공간이다. 시카고는 재즈와 쇼비즈니스, 범죄와 법정 쇼가 도시의 정체성과 결합하고, 잉글리시 페이션트의 사하라 사막은 고립과 사랑, 기억과 전쟁의 상처를 품는 공간이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영화 속 라스베가스와 로케이션 스토리텔링 사례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에서 라스베가스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의 고독과 자기파괴를 밀어붙이는 서사의 공간으로 기능한다.

반면 도깨비의 퀘벡은 아름다웠지만, 그 아름다움이 이야기 안에서 필연적으로 요구된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장소가 서사를 따라간 것인가, 아니면 서사가 장소를 보여주기 위해 움직인 것인가. 이 질문이 생기는 순간 시청자는 이야기에서 한 발 물러난다. 감동보다 먼저 관광지 노출을 의식하게 된다.

이 사랑 통역 되나요?의 알버타도 같은 질문을 남긴다. 통역, 사랑, 인물 관계와 감정의 변화가 이야기의 중심이라면, 그 배경이 반드시 알버타여야 했는지 설득이 필요하다. 그런데 화면은 캘거리, 캐나디언 로키, 배드랜즈 등 알버타의 풍경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압도적인 자연은 분명 매력적이다. 그러나 장면마다 여행지 소개처럼 보이고, 인물의 감정보다 장소의 전시가 앞서면 시청자는 묻게 된다. 이 이야기는 정말 이곳이어야 했는가.

이사통이 남긴 불편함은 알버타만의 문제도 아니다. 작품은 여러 해외 목적지를 이어 붙인 여행 브로셔처럼 소비될 여지가 있었다. 해외 로케이션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인물이 국경을 넘나드는 설정이라면 여러 나라가 등장할 수 있다. 문제는 장소가 서사를 위해 존재하는지, 아니면 서사가 장소를 보여주기 위해 움직이는지다. 화면이 인물보다 풍경을 더 오래 붙잡고, 감정보다 목적지의 장점을 더 친절하게 설명하면 시청자는 자연스럽게 상업적 의도를 의식하게 된다.

협찬이나 지원 여부는 공개된 자료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시청자가 느끼는 광고성은 별개의 문제다. 법적 의미의 PPL 여부와 관계없이, 목적지 노출이 지나치게 강하면 시청자는 그것을 광고처럼 받아들인다. “가보고 싶다”와 동시에 “얼마나 썼을까”를 떠올리는 순간, 영상 콘텐츠는 감동의 매체가 아니라 관광 브로셔처럼 읽히기 시작한다.

문제는 영화마케팅 자체가 아니다. 영화와 드라마는 관광청이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다. 도깨비 이후 퀘벡이 한국 여행자에게 각인됐고, 이사통 이후 알버타가 다시 주목받은 것은 분명한 효과다. 그러나 효과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관광청 마케팅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 사랑 통역 되나요 알버타 밴프 촬영지와 캐나다 로키 풍경
이사통은 알버타의 로키와 밴프 풍경을 여행지 이미지로 강하게 소비하게 만들었다. 사진=Netflix / Travel Alberta

캐나다관광청과 알버타관광청의 한국시장 마케팅에서 더 큰 문제는 지속 가능성이다. 콘텐츠가 뜨면 촬영지를 따라가고, 그 뒤 여행업계를 모아 설명회를 연다. 그러나 평상시 한국 여행시장과 꾸준히 대화하는 관광청의 존재감은 약하다. 목적지별 스토리텔링도 선명하지 않고, 여행사와 미디어를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산업 커뮤니케이션도 충분히 보이지 않는다.

최근 알버타 행사는 이 한계를 그대로 보여준다. 에어캐나다와 알버타관광청이 서울에서 여행사 세미나를 열었지만, 그 핵심은 결국 드라마 이후의 촬영지 따라잡기에 가까웠다. 드라마가 만든 관심을 여행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한국시장 전략의 중심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관광청이 해야 할 일은 콘텐츠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가 없어도 목적지가 팔릴 수 있는 이유를 만드는 일이다.

타이밍도 아쉽다. 관광마케팅에서 타이밍은 전략의 절반이다. 드라마가 공개되고 촬영지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면, 그 직후 여행사 교육, 미디어 브리핑, 촬영지 상품화 자료, 항공 연결 정보, 계절별 여행 동선이 나왔어야 한다. 콘텐츠가 만든 열기를 실제 상품과 검색 콘텐츠, 뉴스레터, 미디어 기사로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 그 순간을 놓치면 이후의 행사는 시장을 선도하는 자리가 아니라 뒤늦게 따라가며 설명하는 자리가 된다.

캐나다는 한국 여행자에게 이미 익숙한 장거리 목적지다. 밴쿠버, 로키, 나이아가라, 퀘벡, 오로라, 단풍, 기차여행, 국립공원이라는 강한 자산을 갖고 있다. 문제는 이 자산들이 한국시장 안에서 새로운 이야기로 계속 갱신되고 있느냐는 점이다. 캐나다관광청의 한국시장 메시지는 특정 콘텐츠가 뜰 때 강하게 보이고, 그 외의 시간에는 흐릿하다. 이것은 지속 가능한 마케팅이라 보기 어렵다.

관광청 마케팅의 핵심은 스토리텔링이다. 목적지는 풍경만으로 팔리지 않는다. 왜 지금 가야 하는지, 누구에게 맞는지, 며칠을 머물러야 하는지, 어떤 계절에 어떤 루트로 움직여야 하는지, 항공과 숙박, 도시와 자연, 미식과 체험을 어떻게 엮어야 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이것이 없으면 목적지는 이미지로 남는다. 이미지는 검색을 만들 수는 있어도 예약을 지속적으로 만들지는 못한다.

장거리 목적지인 캐나다는 더욱 그렇다. 한국에서 캐나다를 여행하려면 비행시간, 항공료, 휴가 기간, 계절성, 환율, 현지 물가, 이동 동선, 상품 가격이 모두 장벽이 된다. 드라마 한 편이 이 장벽을 없애주지는 않는다. 콘텐츠가 관심을 만들 수는 있지만, 예약을 만드는 것은 지속적인 산업 커뮤니케이션과 상품 설계다. 이 부분이 약하면 영화마케팅은 화제성으로 끝난다.

잉글리시 페이션트 사하라 사막과 영화적 로케이션 스토리텔링
잉글리시 페이션트의 사하라 사막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인물의 고립과 기억을 밀어주는 서사의 공간이다. 이미지=이박사 제작

캐나다관광청이 한국시장에서 놓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드라마 속 퀘벡, 드라마 속 알버타는 보인다. 그러나 여행 가능한 퀘벡, 상품화 가능한 알버타, 다시 가야 할 캐나다의 이야기는 충분히 보이지 않는다. 촬영지를 따라가는 콘텐츠는 단기 관심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여행업계와 꾸준히 소통하고, 미디어가 반복해서 쓸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고, 여행사가 팔 수 있는 동선을 제안하는 일은 별개의 문제다.

알버타라면 캘거리와 밴프를 넘어 에드먼턴, 드럼헬러, 배드랜즈, 카나나스키스, 재스퍼, 원주민 문화, 미식, 겨울 액티비티, 장거리 드라이브 루트까지 구조화해야 한다. 퀘벡이라면 촬영지 감성 이후의 역사, 미식, 겨울축제, 세인트로렌스강, 주변 소도시 동선을 보여줘야 한다. 이것이 스토리텔링이다. 단순히 “드라마에 나온 곳”을 따라가는 것은 스토리텔링이 아니라 후행형 콘텐츠 소비에 가깝다.

관광청의 실력은 콘텐츠가 뜬 순간이 아니라 콘텐츠가 없을 때 드러난다. 평상시에 어떤 이야기를 축적하는지, 여행사와 어떤 상품을 만들고 있는지, 미디어와 얼마나 자주 대화하는지, 한국시장에 맞는 지역별 메시지를 어떻게 개발하는지가 목적지의 힘을 만든다. 캐나다는 좋은 목적지다. 그러나 좋은 목적지가 곧 좋은 마케팅을 뜻하지는 않는다.

도깨비와 이사통이 캐나다의 풍경을 보여줄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이후 한국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관광청의 몫이다. 지금 캐나다관광청과 알버타관광청이 답해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얼마나 많이 보였는가가 아니다. 왜 그곳이어야 했는가. 그리고 그 노출 이후 한국 여행시장을 어떻게 키웠는가.

영화마케팅은 출발점일 수 있다. 그러나 관광청 마케팅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캐나다에 지금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촬영지 마케팅이 아니다. 드라마가 없어도 팔리는 캐나다의 이야기, 여행업계가 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 캐나다의 동선, 미디어가 반복해서 쓸 수 있는 캐나다의 스토리텔링이다. 그것이 없다면 캐나다의 한국시장 마케팅은 계속 콘텐츠 뒤를 따라가는 방식에 머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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