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헌화로, 바다와 가장 가까이 달리는 6km 해안 드라이브길

강릉 헌화로는 금진해변에서 정동진항까지 이어지는 동해안 대표 해안 드라이브길이다. 금진항에서 심곡항으로 이어지는 약 2km 구간은 바다와 도로가 가까워 파도와 기암절벽을 동시에 만나는 곳으로 꼽힌다. 심곡항, 정동진,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을 함께 묶으면 강릉 당일치기 코스로도 좋다.

강릉 헌화로 해안도로와 동해 바다 절경
강릉 헌화로는 금진해변에서 정동진항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로, 바다와 가까이 달리는 드라이브 명소다.

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기자

강릉 여행에서 바다는 대부분 목적지로 소비된다. 경포해변에 도착해 모래사장을 걷거나, 정동진에서 일출을 보고, 안목해변 카페거리에 앉아 파도를 바라보는 식이다. 그러나 헌화로에서는 바다가 목적지이면서 동시에 길이 된다. 차창 바로 옆으로 파도가 밀려오고, 한쪽에는 기암절벽이 서 있으며, 도로는 바다를 끼고 굽이굽이 정동진 방향으로 이어진다.

헌화로는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옥계면 금진해변에서 강동면 정동진항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다. 전체 길이는 약 6km로 알려져 있으며, 그중 금진항에서 심곡항으로 이어지는 약 2km 구간이 가장 극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금진에서 심곡항까지는 바다와 맞닿은 해안도로이고, 심곡항에서 정동진항까지는 내륙을 거쳐 이어지는 길이다. 그래서 헌화로의 진짜 하이라이트는 금진항과 심곡항 사이에 응축돼 있다.

이 길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바다가 보이기 때문이 아니다. 헌화로는 바다를 메워 만든 해안도로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로 달려보면 도로와 바다 사이의 거리가 매우 가깝게 느껴진다. 창문을 조금만 열어도 파도 소리와 바람이 차 안으로 들어오고, 너울이 큰 날에는 동해의 힘이 도로 바로 옆에서 느껴진다. 바다를 멀리서 조망하는 길이 아니라, 바다의 높이와 소리와 냄새가 함께 따라오는 길이다.

강릉 헌화로 금진항 심곡항 해안단구 구간
금진항에서 심곡항으로 이어지는 약 2km 구간은 헌화로의 백미로 꼽히는 해안 절경 구간이다.

헌화로라는 이름에는 문학적 배경도 있다. 삼국유사에 전하는 향가 헌화가와 수로부인 설화가 이 길의 이름과 연결된다. 신라 시대 강릉 태수 순정공의 아내 수로부인이 바닷가 절벽 위에 핀 꽃을 보고 꺾어 달라고 하자, 험한 지형 때문에 모두가 망설였지만 한 노인이 꽃을 꺾어 바치며 노래를 불렀다는 이야기다. 헌화로의 절벽과 바다를 마주하면 이 설화가 단순한 옛이야기만은 아니었다는 느낌이 든다. 길의 풍경 자체가 문학적 상상력을 부른다.

드라이브는 금진해변이나 정동진 어느 쪽에서 시작해도 가능하다. 다만 풍경의 흐름을 차분히 느끼려면 금진해변에서 출발해 심곡항, 정동진 방향으로 올라가는 동선이 자연스럽다. 금진해변의 비교적 완만한 바다 풍경을 지나면 도로는 점차 절벽과 가까워지고, 바다는 한층 거칠고 깊은 색으로 다가온다. 구간이 길지는 않지만 풍경의 밀도가 높아 천천히 달릴수록 만족도가 크다.

반대로 정동진에서 심곡항을 거쳐 금진 방향으로 내려오는 동선은 조수석에서 바다를 더 가깝게 느끼기 좋다. 도로 방향과 차선 위치에 따라 바다 조망 체감이 달라지므로, 사진을 찍거나 바다 풍경을 오래 보고 싶다면 어느 방향으로 달릴지 미리 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헌화로는 관광도로이면서 생활도로이기도 하다. 풍경이 좋다고 급정차하거나 갓길에 무리하게 차를 세우는 일은 피해야 한다.

헌화로 드라이브에서 잠시 멈춰야 할 곳은 심곡항이다. 심곡항은 정동진과 금진 사이에 있는 작은 어항으로, 헌화로 해안 풍경을 가까이서 다시 바라볼 수 있는 지점이다. 항구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어선이 정박한 풍경, 방파제, 바다부채길로 이어지는 동선이 어우러져 드라이브 중간 쉼표가 된다. 헌화로를 차로만 지나치지 않고 걸어서 느끼고 싶다면 심곡항 주변에서 짧게 머무는 것이 좋다.

정동심곡 바다부채길과 동해 해안단구 탐방로
헌화로 드라이브는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심곡항, 정동진을 함께 묶으면 당일 코스로 완성도가 높다.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헌화로와 함께 묶기 좋은 대표 연계 코스다. 정동항에서 심곡항까지 이어지는 약 3.01km 탐방로로, 해안단구와 기암괴석, 동해 바다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이 길은 과거 해안 경계근무 정찰로로 이용되던 구간이었고, 지금은 강릉을 대표하는 해안 도보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 헌화로가 차로 바다를 스치듯 달리는 길이라면, 바다부채길은 그 풍경 속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는 길이다.

다만 바다부채길은 헌화로처럼 24시간 자유롭게 이용하는 길이 아니다. 하절기와 동절기 운영시간이 다르고, 입장료도 있다. 탐방로 안에는 화장실이 없으므로 입장 전 매표소 주변 시설을 이용해야 하며, 철판 구간과 해안 구간이 있어 편한 신발이 필요하다. 바람이 강하거나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은 날에는 운영이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공식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헌화로의 또 다른 장점은 강릉 남부와 정동진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는 점이다. 남쪽으로는 금진해변과 옥계해변, 북쪽으로는 정동진역과 모래시계공원, 하슬라아트월드, 정동진 해변이 이어진다. 강릉 도심권의 오죽헌, 선교장, 경포호와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하루 일정 안에서도 바다의 결이 바뀌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강릉을 여러 번 다녀온 여행자일수록 헌화로의 매력이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사진을 찍는다면 금진항과 심곡항 사이 해안 절벽 구간, 심곡항 주변, 정동진 방향으로 이어지는 바다 조망 포인트가 좋다. 이른 아침에는 정동진 일출과 연결하기 좋고, 낮에는 동해의 푸른 색이 선명하게 살아난다. 해 질 무렵에는 서해처럼 바다 위로 해가 떨어지는 풍경은 아니지만, 절벽과 도로, 수면 위로 빛이 부드럽게 내려앉아 차분한 분위기를 만든다. 동해안 기사에서 석양을 과장하기보다, 일출과 한낮의 청량한 바다색을 중심으로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헌화로는 짧은 길이지만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깝다. 자동차로 달리는 시간만 따지면 몇 분이면 끝나는 구간이지만, 금진해변에서 한 번 쉬고, 심곡항에서 바다를 보고,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을 걸은 뒤 정동진까지 이어가면 반나절 코스로 충분히 완성된다. 바다와 가장 가까운 길이라는 표현이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실제 체감으로 이어지는 곳, 강릉 헌화로는 동해안 드라이브 여행의 밀도를 보여주는 길이다.

여행정보

주소는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옥계면 금진리와 강동면 심곡리, 정동진항 일대다. 내비게이션에는 금진항, 심곡항, 정동진항, 헌화로를 목적지로 입력하면 된다. 헌화로 전체 동선은 금진해변에서 정동진항 방향으로 이어지며, 핵심 해안 절경 구간은 금진항에서 심곡항 사이 약 2km다.

운영 시간은 일반 도로이므로 별도 제한 없이 통행할 수 있다. 다만 해안도로 특성상 강풍, 너울성 파도, 폭우, 결빙 등 기상 상황에 따라 주행 체감이 달라진다. 파도가 높은 날에는 바다와 가까운 구간에서 물보라가 튈 수 있으므로 서행 운전이 필요하다.

입장료는 없다. 헌화로 자체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일반 도로다. 다만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별도 유료 탐방지이며, 하절기와 동절기 운영시간이 다르다. 바다부채길을 함께 방문할 경우 공식 운영시간과 입장료, 기상에 따른 개방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주차는 금진항, 심곡항, 정동진 일대 주차 가능 지점을 활용하는 방식이 좋다. 헌화로 도로변에는 일부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전 구간에 넓은 주차장이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다. 갓길 정차는 위험할 수 있으므로 사진 촬영은 항구나 정식 주차 가능 지점에서 하는 것이 안전하다.

추천 코스는 금진해변 출발, 헌화로 해안도로, 심곡항,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정동진역, 모래시계공원 순서다. 반나절 일정으로 충분히 가능하며, 하루 일정이라면 하슬라아트월드와 강릉 도심의 오죽헌, 선교장까지 묶을 수 있다. 여름에는 햇빛이 강하고 바닷바람이 거셀 수 있어 모자와 선글라스, 가벼운 바람막이를 준비하면 좋다.

사진 포인트는 금진항에서 심곡항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 심곡항 방파제 주변,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전망 구간, 정동진 해변이다. 동해안은 일출 풍경이 강한 지역이므로 이른 아침 정동진 일출을 본 뒤 헌화로를 달리는 일정이 가장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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