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천곡황금박쥐동굴, 아파트 공사 중 발견된 4억~5억 년 전 도심 석회암 동굴

강원 동해시 천곡동의 천곡황금박쥐동굴은 1991년 아파트 공사 중 발견된 도심 속 천연 석회암 동굴이다. 4억~5억 년 전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굴은 총길이 1,510m 중 810m가 공개돼 있으며, 황금박쥐 서식지와 돌리네 탐방로까지 함께 품은 동해 대표 지질 여행지다.

동해 천곡황금박쥐동굴 입구와 도심 속 석회암 동굴 여행
동해 천곡황금박쥐동굴은 도심 한가운데에서 4억~5억 년 전 석회암 지형을 만나는 강원 동해 대표 지질 여행지다.

여행레저신문 ㅣ 김미래기자

동굴을 보러 깊은 산속까지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은 동해 천곡황금박쥐동굴 앞에서 깨진다.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 동굴로 50, 천곡동 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이 동굴은 주변으로 아파트와 도로, 생활시설이 이어지는 평범한 도시 풍경 속에 자리한다. 그러나 입구를 지나 안전모를 쓰고 지하로 내려서는 순간, 여행자는 전혀 다른 시간대에 들어선다.

천곡황금박쥐동굴은 1991년 천곡동 일대 아파트 공사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조사와 정비를 거쳐 일반에 공개됐고, 지금은 동해시를 대표하는 지질·생태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동굴은 4억~5억 년 전 형성된 천연 석회암 동굴로 추정되며, 국내에서 보기 드문 도심형 천연 동굴이라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와 관광적 매력을 동시에 갖는다.

이곳의 강점은 접근성이다. 다른 석회암 동굴들이 산악지대나 외곽에 있는 경우가 많은 데 비해, 천곡황금박쥐동굴은 동해시 중심부에서 만날 수 있다. 동해종합버스터미널과 시내버스 노선, 도심 숙박시설과 연계하기 좋아 자가용이 없는 여행자도 부담이 적다. 그래서 가족 여행, 학생 체험학습, 장년층 실내 여행지, 여름 피서형 관광지로도 활용도가 높다.

천곡황금박쥐동굴 내부 종유석 석순 석주 석회암 지형
천곡황금박쥐동굴 내부에서는 종유석, 석순, 석주, 종유벽 등 석회암 동굴의 대표 지형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천곡황금박쥐동굴의 총길이는 1,510m이며,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된 구간은 810m다. 관람 구간은 안전시설과 조명, 보행 동선이 갖춰져 있어 일반 관광객도 동굴 내부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다. 다만 동굴 내부는 습도가 높고 바닥이 미끄러울 수 있으므로 편한 운동화가 기본이다. 샌들이나 굽 높은 신발은 피하는 것이 좋다.

동굴 안에서는 종유석, 석순, 석주, 종유벽 등 석회암 동굴의 대표적인 생성물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물이 석회암을 녹이고 다시 침전시키는 과정은 인간의 시간으로는 쉽게 체감하기 어려울 만큼 느리다. 동굴 벽과 천장, 바닥에 남은 흔적은 풍경이라기보다 지구가 기록한 문장에 가깝다. 천곡황금박쥐동굴을 단순한 이색 포토존이 아니라 지질 교육장으로 봐야 하는 이유다.

특히 천장 용식구와 천장 도랑, 종유폭포 등은 천곡황금박쥐동굴의 지형적 특징을 설명하는 핵심 요소다. 용식구는 석회암이 지하수와 빗물에 녹으며 만들어지는 지형으로, 동굴 내부의 물길과 지질 작용을 읽게 해준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다면 동굴은 왜 생겼는가, 석회암은 어떻게 녹는가, 종유석과 석순은 어떻게 자라는가를 현장에서 설명하기 좋다.

천곡황금박쥐동굴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상징이 아니다. 이 동굴에는 황금박쥐로 불리는 붉은박쥐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금박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452호로 지정된 희귀종이다. 일반 관람객이 동굴 안에서 황금박쥐를 직접 만나는 일은 쉽지 않고, 서식 환경 보호가 우선이지만, 동굴 이름 자체가 이곳의 생태적 가치를 보여준다.

천곡황금박쥐동굴 천장 용식구와 동굴 지질 구조
천장 용식구와 천장 도랑은 천곡황금박쥐동굴의 지질적 가치를 설명하는 핵심 관찰 포인트다.

관광지는 때로 많이 보여주는 방식으로 매력을 키우지만, 천곡황금박쥐동굴은 보여주지 않는 구간이 있다는 점에서 더 중요하다. 총길이 1,510m 중 810m만 공개하고, 나머지 구간은 보존과 안전, 생태 환경을 위해 관리된다. 멸종위기종이 살아갈 수 있는 동굴 환경을 지키면서 사람에게는 제한된 구간만 열어두는 방식은 관광과 보전의 균형을 설명하는 좋은 사례다.

황금박쥐는 동굴의 청정성과 안정성을 보여주는 생태 지표로도 읽힌다. 여행자는 황금박쥐를 반드시 눈으로 보지 못하더라도, 이 동굴이 단순한 관광시설을 넘어 희귀 생물의 서식 공간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동굴 내부에서 큰 소리를 내지 않고, 지정된 관람로를 벗어나지 않으며, 조명과 시설물에 손대지 않는 기본 예절이 필요한 이유다.

천곡황금박쥐동굴 여행은 동굴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동굴 주변에는 천곡동굴자연학습체험공원이 조성돼 있으며, 돌리네 탐방로와 야생화 체험공원, 포토존, 야외학습장 등이 함께 운영된다. 돌리네는 석회암 지대에서 탄산칼슘 성분이 물에 녹으며 땅이 깔때기 모양으로 꺼지거나 패인 지형을 말한다. 동굴이 지하에서 만들어낸 결과라면, 돌리네는 지상에서 관찰할 수 있는 석회암 지형의 흔적이다.

동해시 시설관리공단 자료 기준 돌리네 탐방로는 길이 784.8m, 폭 1.5m 규모로 조성돼 있다. 동굴 관람 후 이 탐방로를 걸으면 지하에서 본 석회암 동굴의 생성 원리를 지상 지형과 연결해 이해할 수 있다. 야생화 체험공원에는 100여 종의 야생화가 식재돼 있어 봄부터 가을까지 산책 코스로도 좋다.

가족 단위라면 동굴 내부 관람, 동굴전시실 또는 화석전시실, 자연학습체험공원, 돌리네 탐방로를 한 흐름으로 묶는 것이 좋다. 단순히 동굴 하나 보고 끝이 아니라, 지하 동굴과 지상 지형, 생태와 전시 콘텐츠를 함께 보는 동선이 된다. 학생 체험학습이나 주말 가족 여행에 적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천곡황금박쥐동굴의 주소는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 동굴로 50이며, 문의처는 033-539-3630이다. 관람시간은 평시 08시 30분부터 18시까지, 여름 성수기에는 08시 30분부터 19시 30분까지 운영된다. 입장은 운영 종료 30분 전 마감되며, 여름 성수기 운영기간은 유동적일 수 있으므로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입장료는 어른 5,000원, 학생·군인 3,000원, 어린이 2,000원, 65세 이상 2,000원이다. 20인 이상 단체와 강원특별자치도민은 별도 할인 기준이 적용된다. 주차요금은 소형차 기준 당일 1,000원, 대형차 기준 당일 2,000원이며, 24시간 초과 시 추가 요금이 부과된다. 제1주차장은 82대 규모로 운영된다.

동굴 관람만 하면 약 40분에서 1시간 정도를 잡으면 좋다. 자연학습체험공원과 돌리네 탐방로, 전시실까지 함께 보면 1시간 30분에서 2시간가량 여유를 두는 편이 안정적이다. 사계절 방문 가능하며, 여름에는 동굴 내부가 시원해 피서형 실내 관광지로 좋고, 겨울에는 바깥 날씨와 상관없이 관람할 수 있다. 봄과 가을에는 동굴 관람 뒤 돌리네 탐방로와 야생화 체험공원을 함께 걷기 좋다.

준비물은 미끄럽지 않은 운동화, 얇은 겉옷, 물, 카메라 정도면 충분하다. 동굴 내부는 습하고 서늘할 수 있어 여름에도 가벼운 겉옷이 있으면 좋다. 안전모는 현장에서 착용한다. 대중교통은 동해종합버스터미널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해 천곡황금박쥐동굴·돌리네탐방로 정류장 일대로 접근할 수 있다. 자가용은 동해고속도로 동해IC에서 동해시내 방면으로 이동한 뒤 동굴로 일대로 진입하면 된다.

천곡황금박쥐동굴은 동해시 도심 관광의 출발점으로 잡기 좋다. 실내 동굴 관람 후 무릉계곡으로 이동하면 동해의 산악 경관을 함께 볼 수 있고, 묵호 논골담길과 묵호등대를 묶으면 바다와 골목 여행이 더해진다. 당일 코스라면 천곡황금박쥐동굴, 무릉계곡, 논골담길을 추천할 만하다. 1박 2일이라면 추암촛대바위, 추암해변, 대진해변, 북평민속시장까지 확장하면 동해 여행의 균형이 좋아진다.

동굴은 날씨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비 오는 날이나 폭염, 한파 때도 일정에 넣기 좋다. 여름 피서 여행이라면 오전에 천곡황금박쥐동굴을 보고 오후에 망상해변이나 추암해변으로 이동하는 방식이 알맞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동굴 내부 지형을 보고 자연학습체험공원에서 돌리네를 확인한 뒤, 동해 바다로 이어지는 동선이 교육과 여행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천곡황금박쥐동굴은 아파트 공사 중 발견된 동굴이라는 이야깃거리만으로 소비하기에는 아깝다. 이곳은 도심 한복판에서 4억~5억 년 전 석회암 지형을 관찰하고, 멸종위기 황금박쥐의 서식 환경을 생각하며, 지상 돌리네 탐방로까지 걸을 수 있는 복합 지질 여행지다. 동해 여행에서 바다만 보고 돌아왔다면, 다음 일정에는 지하의 시간을 함께 넣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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