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기자
충북 제천 청풍호를 가장 편하게 내려다보는 방법은 비봉산 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과거에는 산길을 걸어 올라야 만날 수 있던 풍경이었지만, 지금은 청풍호반 케이블카와 청풍호 관광모노레일을 이용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부모님을 모시고 당일치기로 다녀오기 좋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봉산은 해발 531m의 산이다. 봉황이 알을 품고 있다가 먹이를 구하려고 날아오르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 이름이 붙었다. 정상에 오르면 청풍호가 산자락 사이로 길게 펼쳐지고, 호수 위로 작은 섬처럼 보이는 지형이 겹겹이 이어진다. 제천에서는 청풍호, 충주에서는 충주호로 불리는 이 호수는 충주다목적댐 건설로 만들어진 대형 인공호수다.
청풍호반 여행의 대표 코스는 케이블카다. 청풍호반 케이블카는 청풍면 물태리역에서 비봉산 정상까지 2.3km 구간을 운행한다. 정상까지는 약 10분 안팎이면 도착한다. 캐빈 안에서는 청풍호와 산자락, 물태리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고, 날씨가 맑은 날에는 호수와 산의 층이 또렷하게 살아난다.

조금 더 색다른 동선을 원한다면 모노레일과 케이블카를 함께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많이 알려진 방식은 도곡리역에서 청풍호 관광모노레일을 타고 비봉산으로 올라간 뒤, 정상 전망대를 둘러보고 청풍호반 케이블카로 물태리역 방향으로 내려오는 코스다. 숲속을 천천히 오르는 모노레일과 호수 위를 내려다보는 케이블카의 체험이 달라 하루 일정의 밀도가 높아진다.
청풍호 관광모노레일은 도곡리역에서 비봉산 탑승장까지 이어진다. 제천시 관광정보 기준으로 왕복 길이는 3km, 편도 약 23분, 왕복 약 50분이 소요된다. 6인승 차량이 산비탈을 따라 천천히 오르며, 숲과 산세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경사가 있는 구간을 지나기 때문에 놀이기구와는 다른 잔잔한 스릴이 있다.
다만 동선 선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관광공사 안내에 따르면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 케이블카로 내려오는 패키지는 모노레일 승차장에서 판매되지만, 반대로 케이블카로 올라가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오는 방식은 불가하다. 두 하부 승차장은 떨어져 있으므로 물태리역과 도곡리역 사이를 오가는 순환버스 운행 여부와 시간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비봉산 정상의 핵심은 전망대다. 케이블카와 모노레일의 상부 승차장이 만나는 비봉산역 주변에는 전망 공간이 조성돼 있다. 정상에서는 청풍호가 산과 산 사이로 넓게 펼쳐져 ‘육지 속 바다’ 같은 풍경을 보여준다. 남쪽으로 월악산과 주흘산, 북쪽으로 작성산과 금수산, 동쪽으로 소백산 줄기가 이어져 시야가 넓다.

부모님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정상에서 충분히 쉬어가는 일정이 좋다. 케이블카나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왔다고 해도 정상부에서는 사진을 찍고 전망대를 둘러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바람이 강할 수 있으므로 얇은 겉옷을 준비하면 좋고, 한낮에는 햇볕이 강해 모자와 물도 챙기는 편이 안전하다.
요금도 미리 확인해야 한다. 제천시 관광정보 기준으로 청풍호 관광모노레일 왕복 요금은 어른·청소년 1만2000원, 경로우대자와 어린이 9000원이다. 청풍호반 케이블카 일반 캐빈 왕복 요금은 대인 1만8000원, 소인 1만4000원으로 안내돼 있다. 크리스털 캐빈이나 패키지, 할인 조건은 시기와 상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 확인이 필요하다.
청풍호반 케이블카의 장점은 접근성과 체류감이다. 물태리역 앞에는 넓은 주차장이 마련돼 있고, 케이블카 하부 승차장 주변에는 매표소와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긴 산행을 하지 않아도 비봉산 정상 전망을 만날 수 있어 어린이와 어르신 동반 여행객에게 부담이 비교적 적다.
모노레일은 조금 더 체험형이다. 도곡리역에서 출발해 산속 레일을 따라 오르는 과정 자체가 여행의 일부다. 숲을 가까이 지나고, 경사 구간을 오르며, 정상부에 가까워질수록 호수 전망이 열리는 방식이라 케이블카와는 다른 재미가 있다. 다만 모노레일은 탑승 정원이 적고 수요가 몰릴 수 있어 주말과 공휴일에는 사전 예약이나 현장 발권 시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청풍호반 여행은 주변 관광지와 묶기도 좋다. 청풍문화재단지, 청풍호 유람선, 청풍랜드, 정방사, 청풍호 자드락길이 가까운 범위에 있다. 당일치기라면 오전에 케이블카나 모노레일을 타고 비봉산 전망대를 둘러본 뒤, 오후에는 청풍문화재단지나 청풍호 유람선을 연결하는 일정이 자연스럽다.
제천 청풍호반 케이블카와 관광모노레일은 단순히 이동수단이 아니다. 하나는 호수 위를 나는 듯한 전망을 주고, 다른 하나는 숲속 산비탈을 오르는 체험을 준다. 두 경험이 비봉산 정상에서 만나 청풍호의 풍경을 완성한다. 초여름에 부모님과 무리 없는 전망 여행을 찾는다면, 제천 청풍호반은 충분히 목적지가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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