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백담사·백담계곡 여행, 7km 계곡길 끝에서 만나는 내설악 트레킹

용대리 셔틀버스와 백담계곡, 만해 한용운의 흔적까지 만나는 강원 인제 산사 여행

인제 백담사와 백담계곡, 내설악을 대표하는 계곡 트레킹 여행지
강원 인제 백담사는 백담계곡을 따라 들어가는 길부터 내설악의 깊은 풍경을 만나는 산사 여행지다.

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기자

강원 인제의 백담사는 목적지보다 길이 먼저 기억되는 여행지다. 용대리에서 백담사까지 이어지는 계곡길은 설악산 안쪽으로 천천히 들어가는 길이고, 길 옆으로 흐르는 백담계곡은 내설악의 물빛을 가장 가까이 보여주는 풍경이다. 승용차로 사찰 앞까지 바로 들어가는 여행지가 아니라는 점도 백담사의 성격을 만든다. 방문객은 용대리 일대에 차를 세운 뒤 셔틀버스를 타거나, 시간과 체력이 허락한다면 계곡길을 걸어 백담사로 향한다.

백담사는 내설악을 대표하는 산사다. 설악산의 여러 얼굴 가운데 외설악이 웅장한 암봉과 바다 쪽 풍경으로 기억된다면, 내설악은 깊은 계곡과 숲, 절집과 암자, 오래된 수행의 분위기로 다가온다. 백담사는 바로 그 내설악의 입구에 자리한다. 백담계곡 위에 앉은 사찰은 대형 관광지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계곡과 산, 전각과 돌탑이 서로를 가리지 않고 어울린다.

백담사 창건에 관해서는 신라 진덕여왕 원년인 647년 자장율사가 한계사라는 이름으로 세웠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이후 여러 차례 화재와 중건을 거치며 절의 이름과 자리를 바꾸었고, 정조 때 백담사라는 이름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담이라는 이름은 대청봉에서 절까지 이어지는 골짜기에 크고 작은 담이 많다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용대리에서 백담사로 이어지는 백담계곡 길
용대리에서 백담사로 이어지는 계곡길은 일반 차량 통행이 제한돼 셔틀버스 또는 도보로 접근한다.

백담사가 한국 근현대사에서 특별한 이름으로 남은 이유는 만해 한용운 때문이다. 시인이자 독립운동가, 승려였던 만해는 백담사에 머물며 수행과 사색의 시간을 보냈고, 백담사는 그의 문학과 사상을 기억하는 장소가 됐다. 경내에는 만해의 흔적을 살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어 단순한 사찰 관람을 넘어 문학과 독립운동의 의미를 함께 되새길 수 있다.

백담사 앞 계곡가의 돌탑도 빼놓을 수 없다. 방문객들이 하나둘 쌓아 올린 돌탑은 어느새 백담사 풍경을 이루는 중요한 장면이 됐다. 누군가는 가족의 건강을 빌고, 누군가는 마음속 걱정을 내려놓으며, 누군가는 특별한 의미 없이 돌 하나를 얹는다. 이곳의 아름다움은 과장된 시설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의 작은 흔적이 오래 쌓인 데서 나온다.

백담사 여행의 핵심은 접근 방식이다. 백담계곡은 백담사에서 용대리에 이르는 약 8km 구간을 말하며, 이 도로는 일반 차량 통행이 제한된다. 그래서 방문객은 용대리 인근 주차장을 이용한 뒤 백담사 셔틀버스를 타거나 도보로 이동한다.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이동 부담이 줄고, 도보를 택하면 계곡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다.

설악산 백담사 경내와 계곡가 돌탑 풍경
백담사 경내와 계곡 주변의 돌탑은 사찰의 고요한 분위기와 내설악 산사의 정취를 보여준다.

트레킹 코스로 보면 백담사는 초보자와 가족 여행객에게도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 목적지다. 용대리에서 백담사까지는 셔틀버스가 있어 체력에 따라 이동 방식을 고를 수 있고, 백담사에서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수렴동계곡과 영시암, 오세암, 봉정암으로 이어지는 내설악 탐방로가 펼쳐진다. 다만 백담사 이후의 코스는 단순 산책이 아니라 국립공원 산행에 가까워진다.

여름 백담계곡은 물놀이 명소로도 관심을 받지만, 국립공원 계곡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정된 구역과 안전수칙을 확인해야 하며, 갑작스러운 비와 계곡 수위 변화에도 주의해야 한다. 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물놀이보다 계곡 산책과 백담사 관람, 용대리 식사, 주변 자연휴양형 코스를 묶는 방식이 안정적이다.

여행 동선은 당일과 1박 2일로 나눌 수 있다. 당일 여행이라면 용대리 주차장에 도착해 셔틀버스를 타고 백담사로 들어간 뒤, 경내와 돌탑, 계곡가를 둘러보고 다시 용대리로 나오는 일정이 무난하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백담사에서 수렴동 방향으로 일부 구간만 걷고 돌아오면 내설악의 깊은 분위기를 더 느낄 수 있다.

주변 연계 코스도 풍부하다. 용대리 일대는 황태마을로 알려져 있어 백담사 여행 전후로 황태구이, 황태해장국 같은 지역 음식을 맛보기 좋다. 인제 쪽으로는 내린천과 자작나무숲, 원대리 일대가 연결되고, 미시령을 넘으면 속초와 설악동, 동해안 해변까지 이어진다.

주소는 강원특별자치도 인제군 북면 백담로 746 일대다. 백담사는 설악산국립공원 내설악 권역에 자리하며, 용대리에서 백담사로 이어지는 계곡길은 일반 차량 통행이 제한된다. 자가용 이용자는 용대리 인근 주차장을 이용한 뒤 셔틀버스 또는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셔틀버스 운행 시간과 요금은 계절, 기상, 도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출발 전 운영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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