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무릉계곡 협곡 마천루, 베틀바위와 쌍폭포 잇는 절벽 트레킹

명승 제37호 무릉계곡에서 두타산 베틀바위 산성길·협곡 마천루·용추폭포까지 걷는 강원 동해 여행

동해 무릉계곡 두타산 협곡 마천루와 베틀바위 절벽 풍경
동해 무릉계곡은 두타산과 청옥산을 배경으로 베틀바위, 협곡 마천루, 쌍폭포, 용추폭포가 이어지는 국내 대표 협곡 트레킹 명소다.

여행레저신문 ㅣ 박예슬기자

강원 동해 여행에서 바다만 보고 돌아오기는 아깝다. 동해시 서쪽, 두타산과 청옥산이 맞닿은 산자락에는 바다와 전혀 다른 얼굴을 가진 무릉계곡이 있다. 이름은 부드럽지만 풍경은 거칠고 깊다. 넓은 암반 위로 계곡물이 흐르고, 그 위쪽으로는 베틀바위와 협곡 마천루, 쌍폭포와 용추폭포가 차례로 이어진다.

무릉계곡은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 삼화로 538 일원에 자리한다. 국가유산포털 기준으로 동해 무릉계곡은 2008년 2월 5일 명승으로 지정된 자연유산이며, 두타산과 청옥산을 배경으로 한 계곡 경관이 핵심이다. 동해시시설관리공단도 무릉계곡을 장군바위, 베틀바위, 수많은 기암괴석과 폭포가 어우러진 관광지로 소개한다.

첫인상은 무릉반석에서 시작된다. 계곡 초입에 넓게 펼쳐진 암반은 단순한 바위가 아니라 무릉계곡의 역사와 풍류가 남은 장소다. 너른 반석 위에는 옛 문인들의 석각이 남아 있고, 계곡 물길은 암반을 타고 낮게 흐른다. 산행을 하지 않는 여행자도 이곳까지만 걸어도 무릉계곡의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동해 두타산 베틀바위 산성길 전망대
베틀바위 산성길은 무릉계곡에서 두타산성 방향으로 오르는 중급 난이도 산행 코스로, 전망대에서 기암절벽을 조망할 수 있다.

무릉반석을 지나면 삼화사가 이어진다. 천년 고찰의 분위기와 계곡 풍경이 겹치면서 무릉계곡은 단순한 자연 관광지가 아니라 역사와 산수 경관이 함께 남은 여행지가 된다. 가벼운 산책을 원하는 여행자라면 관리사무소에서 삼화사, 학소대, 관음폭포, 옥류동 방향으로 걷는 짧은 코스를 선택해도 좋다.

하지만 무릉계곡의 최근 인기를 끌어올린 핵심은 베틀바위 산성길과 두타산 협곡 마천루다. 베틀바위 산성길은 무릉계곡관리사무소에서 두타산성 방향으로 오르는 코스로, 초입부터 오르막과 계단이 이어진다. 한국관광공사는 이 길을 초보자에게 만만치 않은 길로 설명하면서도, 베틀바위전망대에 오르면 기암절벽이 눈앞에 펼쳐진다고 소개한다.

베틀바위전망대는 이 코스의 첫 번째 하이라이트다. 수직으로 솟은 바위 능선이 겹겹이 서 있고, 아래로는 무릉계곡 일대가 내려다보인다. 장가계라는 비교가 붙는 이유도 이 지점에서 나온다. 다만 이곳의 매력은 해외 명소를 닮았다는 데 있지 않다. 한국 산악 지형 안에서 이 정도의 수직 암벽과 계곡 깊이를 한 번에 체감할 수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동해 무릉계곡 쌍폭포와 용추폭포 계곡 풍경
무릉계곡 안쪽으로 들어서면 쌍폭포와 용추폭포가 이어져 초여름 계곡 트레킹의 백미를 이룬다.

협곡 마천루 구간은 이름처럼 고도감이 강하다. 계곡을 따라 걷는 평탄한 산책로가 아니라 절벽과 산등성이, 데크와 계단을 지나며 두타산의 깊은 협곡을 가까이에서 마주하는 길이다. 발아래로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구간도 있어 고소공포가 있는 여행자는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진을 찍을 때도 난간 밖으로 몸을 내밀거나 정체 구간에서 오래 머무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후반부로 들어서면 무릉계곡의 폭포 풍경이 살아난다. 쌍폭포와 용추폭포는 무릉계곡을 대표하는 물길이다. 바위 사이를 가르며 떨어지는 물줄기와 깊은 소, 계곡을 울리는 물소리가 이어져 산행의 피로를 잊게 한다. 비가 온 뒤에는 수량이 늘어 풍경이 강해지지만, 동시에 계곡 수위와 미끄럼 위험도 커지므로 기상 악화나 호우 뒤에는 탐방 통제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무릉계곡은 여행자의 체력에 따라 동선을 나눠야 한다. 가족 여행이나 시니어 여행이라면 관리사무소, 무릉반석, 삼화사, 학소대, 관음폭포, 옥류동 정도를 중심으로 잡는 것이 좋다. 동해시시설관리공단은 관리사무소에서 삼화사와 학소대, 관음폭포, 옥류동을 잇는 코스를 편도 25분으로 안내하고, 쌍폭포·용추폭포 방향 코스는 편도 40분으로 소개한다. 반면 베틀바위 산성길과 협곡 마천루까지 욕심내면 중급 산행으로 봐야 한다.

준비물도 계곡 산책과 산행 코스를 구분해야 한다. 무릉반석과 삼화사 중심이라면 편한 운동화와 생수 정도면 충분하지만, 베틀바위 산성길과 협곡 마천루를 걸을 계획이라면 접지력 좋은 트레킹화, 스틱, 여분의 물, 가벼운 겉옷이 필요하다. 초여름에는 숲이 짙어 그늘이 많지만 오르막 구간에서는 땀이 빠르게 나고, 협곡 안쪽은 바람이 차게 느껴질 수 있다.

이용 정보도 확인해야 한다. 무릉계곡 입장료는 동해시시설관리공단 기준 개인 성인 4,000원, 청소년·군인 1,500원, 어린이 700원이다. 65세 이상은 1,500원으로 안내돼 있으며, 6세 이하와 국가유공자 등 일부 대상은 증빙서류 확인 후 무료관람 대상에 포함된다. 주차료는 소형 2,000원, 대형 5,000원이며, 동해시 등록 차량과 경차는 50% 감면된다. 현장 운영과 통제는 계절, 기상, 산불 위험, 계곡 수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자가용 이용 시에는 무릉계곡관리사무소 또는 무릉계곡 주차장을 목적지로 잡으면 된다. 동해고속도로 동해IC에서 국도 7호선과 42번 국도를 거쳐 무릉계곡 주차장으로 접근하는 동선이 일반적이다. 대중교통은 동해시종합버스터미널에서 시내버스를 연계하는 방식이 가능하지만, 산행 시간을 고려하면 버스 배차와 귀가 시간을 미리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주변 연계 코스는 동해 바다와 묶으면 좋다. 산행을 짧게 끝낸다면 오후에는 추암 촛대바위, 묵호항, 논골담길,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로 이동할 수 있다. 1박 2일 일정이라면 첫날 무릉계곡과 베틀바위 산성길을 걷고, 둘째 날 추암해변과 묵호권 해안 산책을 넣는 방식이 무난하다. 산과 바다를 하루 차이로 모두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동해 여행의 장점이다.

동해 무릉계곡은 단순히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는 여름 피서지가 아니다. 무릉반석의 역사, 삼화사의 고요함, 베틀바위의 수직 절벽, 협곡 마천루의 고도감, 쌍폭포와 용추폭포의 물소리가 하나의 길 안에 들어 있다. 해외 협곡을 닮았다는 수식어보다 중요한 것은, 이 깊은 절벽과 물길이 국내에서 충분히 만날 수 있는 여행 경험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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