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여차홍포해안도로, 3.5km 남해 드라이브에서 만나는 대소병대도 절경

여차몽돌해변에서 홍포마을까지, 무료로 즐기는 거제 9경 해안 드라이브 코스

거제 여차홍포해안도로와 대소병대도가 보이는 남해 드라이브 풍경
거제 여차홍포해안도로는 여차몽돌해변에서 홍포마을까지 이어지는 남해안 대표 드라이브 코스다.

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기자

거제 남부면의 여차홍포해안도로는 길이로 승부하는 드라이브 코스가 아니다. 여차몽돌해변에서 홍포마을 방향으로 이어지는 약 3.5km 구간은 짧지만, 거제 남단의 바다와 섬, 절벽과 어촌 풍경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차창 밖으로는 남해가 열리고, 길 아래로는 몽돌해변과 포구가 스치며, 시야가 트이는 지점마다 크고 작은 섬들이 바다 위에 떠오른다. 거제 여행에서 해금강과 바람의언덕, 학동흑진주몽돌해변을 지나 남쪽 끝으로 더 내려가야 이 길의 진짜 표정을 만날 수 있다.

여차홍포해안도로의 출발점은 여차몽돌해변이다. 거제 동남부 해안의 유명 관광지들이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면, 여차와 홍포로 이어지는 길은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간 느낌을 준다. 해변을 벗어나면 도로는 곧 해안선을 따라 굽이치고, 한쪽에는 산자락과 숲이, 다른 한쪽에는 남해의 푸른 바다가 따라온다. 길은 넓고 반듯한 관광도로라기보다 자연 지형을 따라 이어지는 해안길에 가깝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달려야 하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풍경의 밀도가 살아난다.

이 코스의 중심은 홍포전망대다. 여차마을과 망산 등산로 입구를 지나 약 2.6km 지점에 이르면, 바다 쪽으로 시야가 크게 열리는 전망 지점을 만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대소병대도는 여차홍포해안도로의 백미로 꼽힌다. 대병대도 5개 섬과 소병대도 3개 섬, 모두 8개의 무인도가 바다 위에 흩어져 있는 풍경은 거제 남단을 대표하는 장면이다. 가까이 보면 작은 섬들이지만,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수평선과 어우러져 하나의 군도처럼 보인다.

홍포전망대에서 바라본 대소병대도 8개 무인도
홍포전망대에서는 대병대도 5개 섬과 소병대도 3개 섬이 남해 위에 펼쳐진다.

대소병대도는 거제 바다가 가진 입체감을 잘 보여준다. 섬 하나가 크게 솟아 있는 풍경이 아니라, 여러 개의 작은 섬과 바위섬이 서로 거리를 두고 놓이면서 남해 특유의 다도해 풍경을 만든다. 바다색은 시간과 날씨에 따라 달라지고, 섬의 윤곽도 빛의 방향에 따라 부드럽게 보이거나 선명하게 드러난다. 맑은 날에는 멀리 대매물도와 소매물도 방향까지 시야가 이어지고, 기상이 좋은 날에는 더 먼 바다까지 조망할 수 있다. 사진 여행객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차홍포해안도로는 무료라는 점에서도 여행자에게 부담이 적다. 별도의 입장료나 통행료가 있는 관광시설이 아니라, 거제 남부 해안선을 따라 열려 있는 길이다. 다만 무료라고 해서 가볍게만 볼 길은 아니다. 이 도로는 해안 절벽과 산자락을 따라 굽어지는 구간이 많고, 일부 구간은 폭이 넉넉하지 않다. 풍경을 보며 운전하다 보면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고, 마주 오는 차량과 교행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드라이브 코스라기보다 천천히 달리며 멈춰 보는 길에 가깝다.

여행 동선은 단순하게 잡는 편이 좋다. 내비게이션은 여차몽돌해변을 출발지로, 홍포전망대 또는 홍포마을을 목적지로 설정하면 된다. 여차몽돌해변에서 잠시 바다를 보고, 여차홍포해안도로를 따라 이동한 뒤 홍포전망대에서 대소병대도를 감상하고, 홍포마을과 홍포항 쪽으로 내려가는 흐름이 자연스럽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망산 등산로와 연계해 짧은 트레킹을 더하거나, 거제 남부 해안의 다른 명소와 묶어 하루 코스로 구성할 수 있다.

여차몽돌해변에서 시작하는 거제 남부 해안 드라이브 길
여차홍포해안도로는 여차몽돌해변에서 시작해 홍포마을 방향으로 이어진다.

이 길은 일출과 일몰 시간대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아침에는 동쪽 하늘이 밝아지며 섬과 바다가 깨끗한 윤곽으로 드러나고, 오후 늦게는 햇빛이 낮아지며 바다와 섬의 실루엣이 부드럽게 바뀐다. 계절에 따라 빛의 각도와 바람의 방향도 달라진다. 여름에는 해안의 푸른빛이 강하고, 가을에는 공기가 맑아 섬의 능선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 겨울에도 남해안의 낮은 햇빛은 사진을 좋아하는 여행자에게 좋은 장면을 만든다.

주변 여행지와의 연결성도 좋다. 거제 남부를 대표하는 바람의언덕, 신선대, 해금강, 학동흑진주몽돌해변과 함께 묶으면 거제 해안 여행의 밀도가 높아진다. 여차홍포해안도로 자체는 짧지만, 앞뒤로 어떤 코스를 붙이느냐에 따라 반나절 여행도 되고 하루 여행도 된다. 가족 여행이라면 무리하게 산행을 붙이기보다 드라이브와 전망대, 해변 산책 중심으로 잡는 편이 좋고, 사진 여행이나 걷기 여행이라면 망산과 홍포마을 일대까지 넓혀도 좋다.

여차홍포해안도로가 거제 여행에서 의미 있는 이유는 화려한 시설이 아니라 풍경의 원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남해안의 많은 관광지가 전망대와 카페, 포토존 중심으로 빠르게 소비되는 사이, 이 길은 여전히 해안선과 섬, 포구와 바람이 주인공이다. 넓은 주차장과 대형 상업시설이 여행의 편의를 모두 해결해주는 곳은 아니지만, 차창을 열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달리다 보면 거제 바다가 왜 오래전부터 여행자의 마음을 붙잡았는지 알 수 있다.

거제의 9경을 이야기할 때 여차홍포해안도로가 빠지지 않는 이유도 이 압축된 풍경 때문이다. 3.5km 남짓한 길 안에 몽돌해변, 절벽길, 전망대, 대소병대도, 홍포마을이 이어지고, 짧은 이동 안에서 남해의 다도해와 해안 마을의 분위기를 동시에 만난다. 무료로 열려 있는 길이지만, 그 안의 풍경은 가볍지 않다. 거제 여행에서 조금 더 조용하고 깊은 바다를 보고 싶다면, 여차에서 홍포로 이어지는 이 해안길을 천천히 달려볼 만하다.

여차홍포해안도로는 경상남도 거제시 남부면 다포리 일대, 여차몽돌해변에서 홍포마을 방향으로 이어지는 약 3.5km 해안 드라이브 코스다. 대표 동선은 여차몽돌해변, 여차홍포해안도로, 홍포전망대, 홍포마을·홍포항 순서로 잡으면 편하다. 별도의 입장료나 통행료는 없으며, 연중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자가용 이용 시 거제 고현권에서는 남부면 방향으로 이동해 여차몽돌해변을 먼저 찍는 방식이 무난하다. 장승포·구조라·학동 방향에서 이동할 경우 14번 국도와 거제 남부 해안 관광지를 함께 연결할 수 있다. 도로 폭이 좁고 굽은 구간이 많으므로 초행 운전자는 낮 시간대 방문을 권한다. 비가 오거나 안개가 짙은 날, 해가 진 뒤에는 시야 확보가 어려워 감속 운전이 필요하다.

추천 방문 시간은 맑은 날 오전 또는 해 질 무렵이다. 오전에는 섬과 수평선이 비교적 선명하게 보이고, 오후 늦게는 바다와 섬의 실루엣이 부드럽게 바뀐다. 사진 촬영을 원한다면 홍포전망대와 해안도로 중간 조망 지점을 활용하면 좋다. 주변 연계 코스로는 여차몽돌해변, 홍포마을, 망산, 바람의언덕, 신선대, 해금강, 학동흑진주몽돌해변이 있다.

운전 중에는 절대 도로 한가운데 정차하지 말고, 조망 가능한 안전 지점에서만 멈춰야 한다. 해안 절벽 구간에서는 보행자와 차량이 함께 움직일 수 있으므로 서행이 기본이다. 가족 여행자는 전망대와 해변 산책 중심으로, 걷기 여행자는 망산 등산로와 홍포마을을 함께 묶는 방식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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