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온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충북 제천 여행을 떠올리면 많은 사람이 먼저 의림지와 청풍호를 생각하지만, 의림지권을 조금만 넓혀 보면 훨씬 조용하고 인상적인 수변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제천시 모산동 일대의 비룡담저수지는 숲과 물, 하얀 성 형태의 구조물이 한 장면 안에 들어오는 곳으로, 과장된 시설보다 풍경 자체가 먼저 시선을 붙잡는 산책 명소다.
비룡담저수지가 ‘마법의 성’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수지 가장자리의 숲속에 자리한 성 형태 구조물은 실제 유럽의 고성이 아니라 수변 풍경을 이루는 조형적 시설에 가깝지만, 잔잔한 날에는 수면 위로 반영이 또렷하게 내려앉아 제천의 다른 명소와는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숲이 짙어지는 초여름에는 초록빛 산자락과 흰 구조물, 푸른 수면이 대비를 이루고, 가을에는 단풍과 호수의 색이 겹쳐 사진 여행지로서의 힘이 커진다.
이곳의 장점은 사진 한 장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저수지 주변에는 수변 데크길이 조성돼 있어 호수를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며 걸을 수 있고, 길이 완만해 짧은 산책을 원하는 여행자도 부담이 크지 않다. 특히 물가 가까이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성 구조물과 저수지를 한 프레임에 담기 좋고, 햇빛이 강한 한낮보다 이른 오전이나 해가 기울기 전 시간이 사진 촬영에는 더 유리하다.

비룡담저수지는 의림지 한방 치유숲길의 일부로도 읽어야 한다. 의림지 한방 치유숲길은 비룡담저수지에서 용두산자연송림까지 이어지는 약 7.5km 규모의 한방 특화 치유숲길로, 비룡담저수지를 감상하는 물안개길 약 2.35km와 소나무 숲의 향을 따라 걷는 솔향기길 약 5.19km가 핵심 동선으로 이어진다. 전체 코스를 모두 걸으면 트레킹에 가깝지만, 비룡담저수지와 물안개길 일부만 선택하면 제천 시내권에서 즐기는 가벼운 산책 코스로도 충분하다.
가족 여행자라면 비룡담 쉼터를 함께 들를 만하다. 저수지 가운데 자리한 쉼터에는 의자와 포토존이 마련돼 있어 산책 중 잠시 쉬어가기 좋고, 아이들과 함께 걷는 여행에서도 중간 휴식 지점으로 활용하기 쉽다. 연인이나 친구와 찾는다면 성 구조물이 정면으로 보이는 데크 구간, 수면 반영이 잘 보이는 물가, 숲길이 깊어지는 솔향기길 입구를 순서대로 잡으면 비슷한 사진을 반복하지 않고 다양한 장면을 담을 수 있다.

여행 동선은 의림지와 묶는 방식이 가장 자연스럽다. 제천역 또는 시내권에서 출발해 의림지, 의림지솔밭공원, 비룡담저수지, 의림지역사박물관, 용추폭포유리전망다리까지 연결하면 반나절에서 하루 일정이 된다. 의림지는 제천의 역사성과 수리문화가 남아 있는 대표 명소이고, 비룡담저수지는 그 옆에서 풍경과 걷기의 감각을 더해주는 장소라 두 곳을 따로 보기보다 한 코스로 이어 보는 편이 좋다.
차 없이 이동하는 여행자도 동선을 짤 수 있다. 제천역과 의림지권을 연결하는 대중교통을 활용하면 의림지, 비룡담저수지, 솔밭공원, 의림지역사박물관, 용추폭포유리전망다리를 한 번에 묶어 둘러볼 수 있다. 다만 버스 배차와 운행 시간은 계절과 요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출발 전 제천시 교통정보나 관광안내소를 통해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방문 시기는 봄부터 가을까지 폭넓게 잡을 수 있다. 6월에는 숲의 녹음이 가장 선명해 물빛과 대비가 좋고, 장마 전후에는 물안개와 흐린 하늘이 어우러져 이름 그대로 물안개길의 분위기가 살아난다. 여름 한낮에는 일부 구간의 햇볕이 강할 수 있어 모자와 물을 챙기는 것이 좋고, 겨울에는 눈이 내린 뒤 흰 구조물과 숲이 겹쳐 또 다른 장면을 만든다.
비룡담저수지는 화려한 유료 시설에 기대는 여행지가 아니다. 그래서 오히려 제천 여행에서 가치가 있다. 입장료를 내고 무엇을 소비하는 방식이 아니라, 저수지를 따라 천천히 걷고, 숲의 냄새와 물가의 고요함을 느끼며, 의림지권의 역사와 자연을 한 번에 이어보는 장소에 가깝다. 제천 당일치기 여행에서 의림지만 보고 돌아가기 아쉽다면, 비룡담저수지는 그 하루를 조금 더 깊고 조용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선택지다.
여행정보
주소: 충북 제천시 모산동 산3-1 일대
주요 동선: 의림지 — 의림지솔밭공원 — 비룡담저수지 — 물안개길 — 솔향기길 — 의림지역사박물관 — 용추폭포유리전망다리
추천 체류시간: 짧은 산책 40분~1시간, 의림지권 연계 2~3시간
추천 계절: 초여름 녹음, 가을 단풍, 겨울 설경
촬영 포인트: 성 형태 구조물 정면, 수면 반영 구간, 데크길 곡선, 비룡담 쉼터, 솔향기길 입구
방문 팁: 이른 오전에는 수면 반영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여름 한낮에는 모자와 생수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의림지권 주차장과 대중교통 정보는 방문 전 최신 정보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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