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공룡능선, 19km 암릉을 넘는 국내 최상급 종주 코스

설악산 공룡능선은 비선대와 마등령을 지나 기암봉 사이를 오르내리는 국내 최상급 난도의 장거리 산행 코스다. 아름다운 조망만 보고 접근하기에는 급경사와 암릉, 긴 산행시간, 급변하는 날씨가 부담스럽다. 출발 전 탐방로 통제와 입산시간을 확인하고 식수·헤드랜턴·방풍 장비를 갖춰야 한다.

가을 암봉과 설악산 주능선이 펼쳐진 공룡능선 파노라마
공룡의 등뼈처럼 뾰족한 암봉이 연속해서 솟은 설악산 공룡능선 전경.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 기자

설악산 공룡능선은 멀리서 바라보는 풍경과 실제로 통과하는 산행의 차이가 큰 곳이다. 뾰족한 암봉과 깊은 계곡, 겹겹이 이어지는 산줄기는 설악산을 대표하는 장면을 만들지만 능선 위에서는 짧고 급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된다.

국립공원공단은 공룡능선을 설악산의 별도 탐방코스로 분류하고 산행 전 입산시간지정제와 탐방로 통제현황을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계절과 일출·일몰, 기상과 현장 안전 여건에 따라 진입 가능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

공룡능선은 초보자가 의지만으로 도전할 코스가 아니다. 장거리 산행 경험과 급경사 하산 능력, 남은 거리와 일몰시간을 계산해 철수 여부를 판단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좁은 산길 옆으로 거대한 바위기둥이 솟은 설악산 공룡능선
공룡능선에서는 좁은 탐방로와 급경사 암릉이 반복돼 이동 속도를 낮춰야 한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공룡능선은 높은 봉우리 하나보다 반복되는 오르내림이 더 힘들다

공룡능선의 난도는 단순한 해발고도로 설명되지 않는다. 능선에 진입하기 전 비선대에서 마등령까지 긴 오르막을 견뎌야 하고 핵심 구간에서는 암봉 사이를 계속 오르내려야 한다.

마등령에서 희운각으로 이어지는 길은 평탄한 능선이 아니다. 급한 계단과 바윗길, 좁은 통과 지점이 반복되고 무릎 높이 이상으로 다리를 들어야 하는 구간도 만난다.

바위 구간에서는 앞선 탐방객의 이동을 기다려야 하고 젖은 바위와 낙엽이 쌓인 길에서는 의도적으로 속도를 낮춰야 한다. 사진과 휴식시간까지 포함하면 계획보다 산행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최근 장거리 산행을 여러 차례 무리 없이 마친 경험이 없다면 비선대와 천불동계곡, 울산바위 같은 코스에서 자신의 체력과 하산 능력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사람 얼굴처럼 보이는 설악산 공룡능선 킹콩바위와 산줄기
공룡능선 곳곳에는 독특한 형태의 기암이 솟아 있지만 전망을 위해 안전선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비선대에서 마등령까지 체력을 아껴야 핵심 구간을 통과할 수 있다

소공원에서 비선대까지는 계곡을 따라 비교적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 초반 걸음이 가볍다고 속도를 높이거나 사진 촬영에 체력을 쓰면 마등령 오르막에서 피로가 빠르게 쌓인다.

비선대 이후 마등령 방향으로 들어서면 평탄하게 숨을 고를 곳이 많지 않은 긴 오르막이 시작된다. 보폭을 줄이고 일정한 호흡을 유지해야 한다.

마등령 도착은 산행의 목표가 아니라 공룡능선 시작점에 가깝다. 예상보다 늦게 도착했거나 일행 가운데 경련과 어지럼증이 나타난다면 진입을 다시 판단해야 한다.

공룡능선 안쪽에는 짧게 빠져나갈 탈출로가 거의 없다. 마등령에서 희운각까지 이동할 시간과 일몰, 식수와 체력을 모두 계산한 뒤 진입해야 한다.

울창한 숲 위로 날카로운 암봉이 이어지는 설악산 공룡능선
마등령에서 희운각으로 이어지는 핵심 구간은 짧고 가파른 오르내림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마등령에서 희운각까지가 공룡능선의 실제 핵심이다

마등령에서 희운각으로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내설악의 깊은 계곡과 외설악 천불동계곡, 설악산 주능선을 한꺼번에 바라볼 수 있다.

조망이 뛰어난 지점일수록 바위 끝과 급경사가 가깝다. 사진을 찍기 위해 안전선을 넘거나 바위 가장자리에 서면 강풍과 미끄럼에 의해 균형을 잃을 수 있다.

1275봉 일대에서는 이미 여러 차례의 오르내림을 통과한 뒤 다시 급경사를 만나 체력과 집중력이 함께 떨어진다. 발을 급하게 내리거나 앞사람을 따라 속도를 올려서는 안 된다.

안개가 들어오면 조금 전까지 보이던 암봉이 빠르게 사라진다. 시야가 짧아졌을 때는 탐방로 표식과 안전시설을 따라 속도를 낮추고 비공식 길로 진입하지 않아야 한다.

설악산 바위 협곡을 따라 설치된 철제 탐방로와 계곡
공룡능선 이후 천불동계곡으로 내려오는 길에도 철제 데크와 젖은 바위 구간이 이어진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희운각에 도착해도 긴 하산이나 다시 오르는 길이 남는다

희운각대피소는 공룡능선의 중요한 중간 지점이지만 산행이 끝나는 장소는 아니다. 천불동계곡을 따라 소공원으로 내려가거나 소청과 대청봉 방향으로 다시 올라야 한다.

대청봉을 포함하면 희운각에서 소청까지 가파른 오르막과 정상부 이동, 이후 긴 하산까지 감당해야 한다. 공룡능선을 통과한 뒤 남은 체력이 부족하면 대청봉을 제외해야 한다.

천불동계곡 하산도 짧지 않다. 양폭과 비선대를 지나 소공원까지 돌계단과 철제 데크, 젖은 바위가 반복돼 마지막까지 집중력이 필요하다.

대피소 숙박을 계획한다면 국립공원 예약시스템에서 예약을 확인해야 한다. 현장에서 판매하는 생수와 행동식은 품절될 수 있으므로 출발할 때부터 필요한 물과 식량을 준비해야 한다.

운해와 짙은 구름 사이로 암봉이 솟은 설악산 공룡능선
공룡능선은 안개와 구름이 빠르게 들어와 시야가 짧아질 수 있으므로 당일 기상 확인이 필수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헤드랜턴과 식수보다 먼저 준비할 것은 철수 판단이다

공룡능선에서는 계획보다 산행이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앞선 탐방객 정체와 휴식, 사진 촬영과 날씨 변화가 겹치면 해가 진 뒤까지 산행이 이어질 수 있어 헤드랜턴과 여분 배터리가 필수다.

식수는 현장에서 구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출발할 때부터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대피소 판매와 샘물은 비상 보충 수단으로만 생각해야 한다.

비와 낙뢰, 강풍과 짙은 안개가 예보됐다면 산행을 취소해야 한다. 젖은 화강암과 철제 계단은 미끄럽고 강풍은 능선에서 몸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국립공원 공식 통제정보와 일일 산행 기상을 출발 직전 다시 확인하고 통제 시에는 진입하지 않아야 한다. 완주보다 안전한 하산이 산행의 우선 목표다.

여행정보

장소 설악산국립공원 공룡능선

대표 동선 설악동 소공원→비선대→마등령→공룡능선→희운각대피소→천불동계곡

선택 동선 희운각→소청→대청봉→오색 또는 다른 하산지

국립공원 주소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설악산로 833

대청봉 높이 해발 1,708m

난이도 국내 최상급 장거리 암릉 코스

예상시간 선택 동선과 체력에 따라 하루 12시간 이상 필요

필수 장비 등산화, 헤드랜턴, 방풍·방수 재킷, 식수, 행동식, 보조배터리, 구급용품

확인사항 입산시간지정제, 탐방로 통제, 당일 산행 기상, 대피소 예약

대안 코스 비선대, 금강굴, 천불동계곡, 울산바위

문의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033-801-0900

주의사항 통제 시 진입 금지, 악천후 예보 시 취소, 단독 산행 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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