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이 내려앉으면 산 아래 마을 불빛부터 희미해진다. 주변 도시의 불빛도 멀어지고 대신 능선 위 하늘이 넓어진다. 그 하늘을 촬영하려고 밤마다 삼각대와 카메라를 들고 올라오던 사람들이 있던 산이 경남 의령의 한우산이다.
이제 별을 보고 다시 산 아래까지 내려갈 필요가 없어졌다.
해발 800m가 넘는 한우산 정상부 가까이에 숙박과 천체관측을 한 장소에서 해결하는 ‘한우산 별천지’가 문을 열었다. 총사업비는 54억 원. 의령군 공식 자료 기준 숙박객실은 10실이며 가족관측실과 루프톱 전망시설까지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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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보고 다시 내려가던 산에 숙소가 들어섰다
한우산은 새로 알려진 별 관측지가 아니다. 빛 공해가 적고 사방이 트여 있어 오래전부터 천문 동호인과 사진작가들이 찾았다. 정상 가까운 곳까지 차량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다른 고산 관측지와 구별된다.
산 자체의 높이는 해발 836m다. 한우산이라는 이름은 산이 깊고 수목이 울창해 한여름에도 찬비가 내리는 것처럼 서늘하다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이곳의 약점은 밤이었다. 별이 가장 선명해지는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촬영을 마치면 다시 구불구불한 산길을 내려와야 했다.
별천지는 바로 그 지점에서 여행 방식을 바꿨다. 늦은 밤까지 머물고 바로 잠들 수 있는 공간을 산 정상부에 넣었다.
해발 800m 한우산 정상부 인근에 조성된 한우산 별천지. 숙박과 별 관측을 한 장소에서 할 수 있는 체류형 산림휴양시설이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54억 원 들여 3년 넘게 만들었다
사업은 2023년 4월 시작됐다. 기존 한우산 생태주차장 부지에 시설을 짓기 시작해 2025년 12월 건축공사를 마쳤고 올해 2월 준공했다.
총사업비는 54억 원이며 이 가운데 국비 20억 원이 투입됐다.
개장 전에는 객실과 위생·안전시설, 이용 동선, 편의시설을 다시 점검했고 실제 숙박 상황을 가정한 시범 숙박도 진행했다.
운영은 8월 20일 시작됐다. 개장과 함께 공개된 첫 숙박기간에는 예약 수요가 몰리면서 객실 확보 경쟁도 나타났다.

객실은 10실, 핵심은 방보다 밤에 있다
공식 발표 기준 한우산 별천지의 숙박객실은 10실이다. 객실 숫자만 보면 대형 휴양림이나 리조트와 비교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 시설의 목적은 많은 객실을 채우는 데 있지 않다. 가족관측실과 루프톱 전망시설이 따로 있고 천문 교육 공간까지 마련돼 있다.
낮에는 숲과 한우산 능선을 걷고 해가 떨어진 뒤 다시 밖으로 나와 별자리를 본 뒤 객실로 돌아오는 구조다.
건물은 밤하늘의 우주선을 형상화해 설계했다. 원형에 가까운 외관과 넓은 창 때문에 일반적인 자연휴양림 숙박동과 인상이 크게 다르다.

해발 800m라서 밤보다 낮 풍경도 먼저 봐야 한다
숙박만 하고 돌아오기에는 주변 동선이 아깝다. 별천지 입구 방향에는 생태숲 홍보관이 있고 정상으로 향하는 길에는 한우정과 꽃바람쉼터, 도깨비 설화원 등이 이어진다.
정상 전망대에 올라서면 의령 산군이 사방으로 펼쳐진다.
특히 한우산은 정상부 가까이까지 차량이 올라간다. 긴 산행을 하지 않고도 고지대 풍경에 접근할 수 있어 가족이나 사진 여행에서도 동선을 짜기 쉽다.
체크인 전에 정상부와 설화 공간을 먼저 걷고 저녁에 별천지로 돌아오는 순서가 자연스럽다.
별이 목적이라면 달부터 확인해야 한다
은하수 명소라는 말만 보고 아무 날이나 올라가면 기대했던 하늘을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보름달 전후에는 달빛 때문에 하늘이 밝아져 별이 상대적으로 덜 보인다. 은하수 촬영이 주목적이라면 월령과 구름량, 습도까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
고지대인 만큼 8월 말에도 밤에는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가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 얇은 겉옷 하나는 준비하는 편이 낫다.
산 아래가 맑더라도 정상부에 안개와 구름이 붙으면 시야가 갑자기 막힐 수 있어 당일 기상 확인이 중요하다.
첫 예약부터 객실 10실이라는 숫자가 체감됐다
한우산 별천지는 개장과 함께 숙박 예약을 시작했다. 첫 숙박기간에는 빠르게 예약이 마감될 만큼 초기 수요가 몰렸다.
객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인기 날짜는 취소 객실이나 다음 예약 일정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숙박단지라기보다 밤하늘을 보기 위해 제한된 인원이 산 위에서 머무는 시설에 더 가깝다.
한우산 별천지만 보고 내려오기는 아쉽다
다음 날 아침에는 한우산 정상과 한우정 주변을 다시 보는 편이 좋다. 밤에는 보이지 않던 능선과 의령 산줄기가 아침에는 전혀 다른 장면으로 열린다.
더 긴 일정이라면 벽계관광지와 의령예술촌, 일붕사 등으로 이어지는 산악 드라이브 코스를 묶을 수 있다.
이번 별천지 개장은 한우산에 건물 하나가 추가됐다는 의미에 머물지 않는다. 오랫동안 사진가들이 별을 찍고 내려오던 산에서 이제는 밤까지 머무는 여행이 가능해졌다.
TRAVEL GUIDE
장소: 의령 한우산 별천지
주소: 경남 의령군 궁류면 한우산길 740
한우산 높이: 해발 836m
별천지 위치: 정상부 인근 해발 800m대
운영 시작: 2026년 8월 20일
사업비: 54억 원
주요 시설: 숙박객실 10실, 가족관측실, 루프톱 전망시설, 천문 교육 공간
숙박료: 객실·시기에 따라 약 10만~19만원대, 예약 시 최종 확인
추천 동선: 생태숲 홍보관 → 한우산 별천지 → 한우정 → 도깨비·호랑이 설화 공간 → 한우산 정상 전망대
준비물: 얇은 방풍 재킷, 편한 신발, 야간 촬영 시 삼각대
주의: 고지대 안개·강풍·구름량 사전 확인
문의: 의령군 산림휴양과 055-570-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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