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분석팀 ㅣ 여행레저신문
한류 수출 효과가 K-푸드·K-뷰티·방한관광 성장의 실물 변수로 측정되기 시작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KCTI 인사이트는 영상·음악 콘텐츠 수출액을 바탕으로 한류 지표를 만들고, 이 지표가 농식품·수산식품·화장품 수출과 방한 관광객 증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했다.
그동안 한류는 해외 팬덤, 검색량, 설문조사, SNS 반응 등으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자료는 한류를 문화 호감도나 이미지 홍보 차원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실제 수출과 관광 증가분을 설명하는 변수로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영상·음악 콘텐츠 수출액으로 한류 지표 산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한류의 핵심 범위를 영상과 음악 콘텐츠 부문으로 설정하고, 영상·음악 콘텐츠 수출액을 기반으로 한류 지표를 생산했다. 이후 이 지표가 연관 소비재 수출, 농산식품 수출, 수산식품 수출, 화장품 수출, 방한 관광객 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추정했다.
분석 결과 콘텐츠 수출액 기반 한류 지표가 1% 상승할 경우 연관 소비재 수출은 0.082%, 농산식품 수출은 0.073%, 수산식품 수출은 0.093%, 화장품 수출은 0.076%, 방한 관광객 수는 0.09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분기, 4분기, 8분기, 12분기 이후의 복합 시차 효과를 종합한 결과다.
방한 관광객 증가율의 30.79%, 한류와 연결
이번 분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기여율이다. 연구원은 지난 15년간 연관 소비재 수출 성장률의 13.14%가 한류에 의해 설명된다고 계산했다. 세부적으로는 농산식품 수출 성장률의 20.77%, 수산식품 수출 성장률의 16.21%, 화장품 수출 성장률의 7.19%, 방한 관광객 증가율의 30.79%가 한류와 연결되는 것으로 제시됐다.
이 수치는 단순히 K-팝이나 K-드라마가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한국 상품이 팔렸다는 식의 홍보 문구와는 다르다. 문화 콘텐츠를 접한 해외 소비자가 한국 상품을 인지하고, 구매를 고려하고, 실제 소비한 뒤 반복 구매로 이어지는 과정에는 시간이 걸린다. 연구원은 이처럼 한류 효과가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누적 경로를 통해 산업 수출과 관광 수요에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K-푸드·K-뷰티·관광을 따로 볼 수 없는 단계
관광업계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방한 관광객 수다. 한류가 관광객 증가율의 30.79%를 설명한다는 결과는 K-콘텐츠 소비가 한국 방문 동기와 직접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K-팝 공연, 드라마 촬영지, 음식, 뷰티 체험, 쇼핑이 결합되면서 한국 여행은 단순한 도시 관광을 넘어 문화 소비와 라이프스타일 체험으로 확대되고 있다.
K-푸드와 K-뷰티 역시 관광과 분리하기 어렵다. 해외에서 라면, 김치, 과자, 소스류, 화장품을 접한 소비자는 한국 여행 중 해당 브랜드와 문화를 다시 경험한다. 반대로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은 귀국 후에도 한국 음식과 화장품을 반복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콘텐츠, 상품, 여행 경험이 하나의 순환 구조를 만드는 셈이다.
과장보다 정밀한 해석이 필요하다
다만 이번 결과를 해석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한류가 모든 수출 증가를 만든 것은 아니다. 가격 경쟁력, 유통망, 현지 마케팅, 환율, 품질 개선, 플랫폼 확산도 함께 작용한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한류가 수출과 관광 증가분의 일부를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을 행정데이터 기반으로 확인했다는 데 있다.
따라서 정책과 업계 전략도 더 정밀해질 필요가 있다. 한류 정책이 콘텐츠 제작 지원이나 해외 홍보 행사에 머무른다면 파급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콘텐츠 수출, 현지 유통, 농식품 판촉, 화장품 브랜드 전략, 관광 상품 개발이 함께 움직일 때 한류의 산업 효과는 커진다.
관광정책도 한류 데이터와 결합해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향후 과제로 한류 지표의 범위 확대, 연관 산업 효과의 심화 분석, 국내 경제 파급효과 분석, 한류 측정 체계의 제도화와 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제안했다. 이는 관광정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방한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항공 노선, 숙박, 지역 관광 인프라만 보는 시대는 지났다. 어느 국가에서 어떤 K-콘텐츠가 소비되고, 그 소비가 어떤 상품 구매와 한국 방문으로 이어지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한류는 이제 문화 현상만이 아니라 여행·레저·관광산업의 수요를 설명하는 데이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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