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김만재기자
강원관광재단이 강릉과 평창을 하나의 1박 2일 여행권으로 묶은 체류형 관광상품을 선보였다. 강릉의 바다와 평창의 산, 미식, 인문학 해설, 반려견 동반 여행, 철도 연계 상품까지 결합해 ‘스쳐 가는 여행’보다 ‘머무는 여행’에 초점을 맞춘 구상이다.
강원관광재단은 지난 6월 1일 강릉시·평창군과 함께 1박 2일 체류여행 프로그램 ‘대관령 너머, 산해진미’를 출시했다. 상품명에는 산의 평창과 바다의 강릉에서 ‘진짜 아름다움’을 찾는 여행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기존에 시군 단위로 따로 운영되던 관광자원을 공동 기획 상품으로 묶은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강릉과 평창은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관광 이미지는 뚜렷하게 다르다. 강릉은 바다, 커피, 문화유산, 미식이 강하고, 평창은 대관령, 숲, 사찰, 올림픽 유산, 고원 자연이 강하다. 이번 상품은 이 차이를 따로 파는 대신 하나의 여정 안에 넣었다. 대관령을 사이에 두고 산과 바다가 이어지는 강원 여행의 장점을 상품화한 셈이다.

강릉·평창 숙박 균등 배분, 지역상품권으로 소비 연결
이번 상품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지역 상생 장치다. 강원관광재단은 숙박을 강릉과 평창에 균등하게 배분하고, 참가비 일부를 강릉페이와 평창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관광객이 한 지역만 지나가거나 한쪽에만 소비를 집중하는 것을 줄이고, 두 지역 상권이 함께 효과를 얻도록 한 설계다.
지역 관광에서 가장 자주 지적되는 문제는 방문객 수와 실제 지역 소비가 따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관광객이 사진만 찍고 떠나거나, 숙박과 식사가 특정 지역에만 몰리면 주변 지역은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 이번 상품은 숙박과 상품권을 통해 여행객의 체류 시간과 소비를 강릉·평창 양쪽으로 나누려는 시도다.
특히 2026 강원 방문의 해를 맞아 강원 관광은 단순 방문객 수보다 체류 시간, 지역 소비, 재방문 가능성을 함께 봐야 하는 시점이다. 강원 방문의 해와 연계한 숙박·관광소비 프로모션도 함께 운영되고 있어 이번 상품은 강원 체류여행 확대 흐름과 맞물려 있다.
미인투어, 인문학·커피·숲길·미식을 한 여정에
먼저 출시된 상품은 ‘미인투어’와 ‘댕댕원정대’다. 미인투어는 이름 그대로 맛과 사람, 여행의 아름다움을 결합한 코스다. 강릉의 오죽헌과 선교장에서 인문학 해설을 듣고, 테라로사에서 바리스타 체험을 한 뒤, 평창 월정사 전나무숲길 명상과 지역 미식으로 이어지는 일정이다.

이 상품은 강릉과 평창의 대표 자원을 단순히 나열하지 않고 여행의 흐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강릉에서는 역사와 커피문화를 경험하고, 평창에서는 숲과 사찰, 산채 미식을 만난다. 주문진 해산물과 평창 산채정식이 한 일정에 들어가면서 강원 영동과 고원의 맛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강릉은 최근 커피와 바다, 문화유산을 결합한 여행지로 자리 잡았고, 평창은 월정사 전나무숲길과 대관령 일대의 자연 체험 자원이 강하다. 미인투어는 두 지역의 강점을 한 번에 묶어 중장년층, 미식 여행객, 인문학 여행 수요를 함께 겨냥할 수 있다.
댕댕원정대, 반려견과 함께 강릉 바다·대관령 초원을 누빈다
댕댕원정대는 반려견 동반 여행 수요를 겨냥한 상품이다. 강릉 생태저류지 뱃놀이, 안목해변 산책, 대관령 양떼목장 방문 등을 연결해 반려견과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일정을 구성했다. 참가자는 ‘댕댕여권’에 스탬프를 모으며 여행을 즐기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반려견 동반 여행은 국내 여행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다. 그러나 숙박, 식당, 이동, 체험시설을 한 번에 연결하기가 쉽지 않아 실제 상품화에는 운영 난도가 따른다. 반려견 동반 가능 여부를 장소마다 확인해야 하고, 이동 시간과 휴식 공간도 세심하게 짜야 한다.
댕댕원정대는 이런 불편을 상품 안에서 줄이려는 시도다. 강릉 해변 산책과 평창 대관령 초원 체험은 반려견 여행 이미지와 잘 맞는다. 여기에 스탬프형 여행 요소를 넣어 참가자에게 작은 성취감도 준다. 단순한 이동형 관광이 아니라, 반려견과 함께 추억을 남기는 체험형 여행으로 구성한 점이 강점이다.
가족배움투어·프리미엄 레일투어도 순차 운영
강원관광재단은 7월부터 가족배움투어도 순차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올림픽 유산시설에서 스포츠 과학을 배우는 가족형 교육 여행으로 기획됐다. 평창은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라는 자산을 갖고 있는 만큼, 스포츠 체험과 교육 콘텐츠를 결합하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코레일관광개발과 협업한 프리미엄 레일투어도 준비 중이다. 부산·울산·경남에서 출발하는 1박 2일 상품으로, 남부권 여행객을 강원으로 끌어오는 데 초점을 맞춘다. 수도권 중심의 강원 여행 수요를 넘어 영남권에서 강릉·평창으로 들어오는 동선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철도 연계 상품은 지역 체류여행에서 활용도가 높다. 장거리 이동 부담을 줄이고, 여행사와 지역 운영자가 사전에 동선을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1박 2일 상품은 이동 시간이 길면 현지 체류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교통 연계가 상품 만족도를 좌우한다.
11월까지 20회 이상 운영, 1,000명 모객 목표
강원관광재단은 ‘대관령 너머, 산해진미’를 오는 11월까지 총 20회 이상 운영하고 1,000명 이상 모객을 목표로 잡았다. 참가 신청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여기어때, 이벤터스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가능하다. 강원생활도민증 소지자에게는 추가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이번 상품은 공공기관이 만든 단순 이벤트성 관광상품이 아니라, 여러 판매 채널을 통해 실제 모객과 운영을 전제로 한 체류상품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온라인 플랫폼 판매는 접근성을 높이고, 강원생활도민증 할인은 기존 강원 관심층을 실제 방문으로 연결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최성현 강원관광재단 대표이사는 “대관령은 예로부터 영동과 영서를 잇는 큰 관문이었다”며 “2026 강원 방문의 해를 맞아 이 길 위에서 강릉과 평창이 손잡고 ‘스쳐가는 관광’에서 ‘머무는 관광’으로의 전환을 이끌어, K-글로벌 관광수도 강원의 새로운 상생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대관령 너머, 산해진미’는 강원 관광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지역 관광은 더 이상 한 도시의 유명 관광지만으로 완성되기 어렵다. 가까운 시군이 자원을 나누고, 숙박과 소비를 함께 설계하며, 여행객이 실제로 머무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 강릉의 바다와 평창의 산을 한 여정으로 묶은 이번 상품은 강원 체류여행의 실험이자, 지역 상생형 관광상품의 하나의 모델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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