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보면 마음이 조용해진다…바다·주상절리가 4시간 내내 이어지는 해안길

걷기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 번 걸으면 다시 찾게 된다”는 길이 있다. 울산 정자항에서 경주 나아해변까지 이어지는 해파랑길 10코스다. 약 13km 구간 동안 바다와 주상절리, 몽돌해변과 해안마을 풍경이 계속 바뀌며 단순한 산책 이상의 여행 경험을 만든다.

해파랑길 10코스 해안 절벽과 바다 산책길 풍경
해파랑길 10코스는 바다와 절벽 풍경이 이어지는 동해안 대표 걷기길이다.

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기자

걷다 보면 생각이 조금씩 느려지는 길이 있다. 풍경이 계속 달라져 지루할 틈이 없고, 어느 순간에는 파도 소리에 걸음을 멈추게 된다. 울산 정자항에서 경주 나아해변까지 이어지는 해파랑길 10코스가 그렇다. 걷기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동해안에서 가장 변화가 풍부한 길’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해파랑길 10코스는 울산 북구 정자항에서 출발해 강동화암 주상절리, 관성해변, 하서해안공원, 읍천항을 지나 경주 나아해변까지 이어지는 약 13km 코스다. 평균 4시간 정도 걸리지만 실제로는 중간마다 풍경을 바라보느라 예상보다 시간이 더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바다 냄새와 함께 시작되는 정자항

출발점인 정자항은 해파랑길 특유의 분위기를 만드는 장소다. 이른 오전 항구에는 작은 어선들이 정박해 있고, 파도는 방파제를 천천히 두드린다. 길은 항구 옆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데, 처음부터 속도를 내기보다 천천히 몸을 풀어가듯 걷게 된다.

강동화암 주상절리와 동해 바다 풍경
강동화암 주상절리는 해파랑길 10코스에서 가장 인상적인 절경 구간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초반 구간은 걷기 리듬을 만들기 좋다. 도시 소음은 점점 멀어지고 대신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가 귀를 채운다. 정자항에서 강동화암 주상절리까지 약 2.8km 구간은 경사가 심하지 않아 부담도 적다.

동해안에서 만나는 가장 강렬한 바위 풍경

길의 분위기가 가장 크게 바뀌는 곳은 강동화암 주상절리 구간이다. 검은 바위기둥이 층층이 솟아오른 풍경은 마치 거대한 조형물처럼 보인다. 동해 바다와 대비되는 강한 색감 덕분에 해파랑길 10코스의 대표 장면으로 꼽힌다.

전망대에 서면 아래로 절벽과 파도가 한눈에 펼쳐진다. 파도가 강한 날에는 바위 사이로 부딪히는 소리가 훨씬 크게 들려 풍경 자체가 더 입체적으로 느껴진다.

몽돌 소리 들으며 걷는 해안길

주상절리를 지나면 길 분위기는 조금 더 부드러워진다. 하서해안공원과 관성해변 구간에서는 몽돌해변과 소나무숲이 이어진다. 바람이 불 때마다 몽돌이 굴러가는 소리가 잔잔하게 들리는데, 이 소리 때문에 일부러 속도를 늦추게 된다는 사람들이 많다.

해파랑길 바다 산책길과 몽돌해변 풍경
몽돌 소리와 바닷바람이 이어지는 해파랑길 산책 구간.

특히 초여름과 가을에는 풍경 만족도가 높다. 짙어진 소나무숲과 푸른 동해 바다가 겹치며 걷는 재미가 살아난다.

마지막 풍경, 나아해변

마지막 도착지 나아해변에서는 긴 길 끝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바다와 바람, 숲과 돌, 그리고 걷는 사람의 호흡이 자연스럽게 남아 사진보다 기억이 오래가는 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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