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김미래기자
충북 옥천군 군북면의 천상의정원 수생식물학습원은 대청호를 가장 조용하게 바라볼 수 있는 정원 여행지 가운데 하나다. 이름은 수생식물학습원이지만, 실제로는 호수와 숲, 바위정원, 산책로, 카페, 작은 교회당이 어우러진 사색형 정원에 가깝다. 북적이는 관광지보다 천천히 걷고 오래 바라보는 여행을 원하는 사람에게 잘 맞는 곳이다.
이곳은 대청호 자락을 따라 들어가는 길 끝에 있다. 막다른 길처럼 느껴지는 곳에서 갑자기 호수와 정원이 열린다. 한국관광공사는 수생식물학습원을 “대청호 품에 안긴” 곳으로 소개하며, 2020년 가을 비대면 관광지로 선정된 뒤 옥천 대표 명소로 알려졌다고 설명한다. 학습원은 쾌적한 관람을 위해 예약제로 운영되고, 하루 입장객도 제한된다.
최근 이곳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사진 한 장’ 때문이다. 대청호를 배경으로 걷는 산책길, 유럽풍 카페 건물과 계단, 호수를 향한 그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으로 알려진 작은 예배당까지, 정원 안에 사진을 남기기 좋은 지점이 많다. 그러나 이곳의 진짜 매력은 화려한 포토존보다 조용한 속도에 있다. 빨리 보고 나가는 곳이 아니라, 걸음을 늦출수록 풍경이 더 또렷해지는 정원이다.

좁은문을 지나야 시작되는 정원
천상의정원 관람은 ‘좁은문’에서 시작된다. 허리를 숙여야 통과할 수 있는 작은 문은 이 정원의 분위기를 상징한다. 관광객을 크게 맞이하는 입구가 아니라, 자연 앞에서 몸을 낮추게 하는 문이다. 이 문을 지나면 한 사람 정도가 지나갈 수 있는 좁은 오솔길이 이어지고, 곧 카페 앞마당과 정원 동선이 열린다.
한국관광공사는 이 좁은문과 좁은길이 자연 앞에 겸손한 마음을 갖자는 뜻을 담고 있다고 설명한다. 수생식물학습원은 2009년 문을 연 뒤 도시인이 농촌과 정원을 경험하는 공간에서 출발해, 지금은 사색과 성찰의 정원으로 자리 잡았다고 소개돼 있다.
정원의 동선은 크게 오른쪽의 천상의 바람길과 왼쪽의 전망대·작은 교회당 방향으로 나뉜다. 처음부터 모든 지점을 급히 돌기보다 바람길을 먼저 걸으며 대청호 풍경을 보고, 다시 카페 앞마당으로 돌아와 교회당 쪽으로 이동하는 방식이 자연스럽다.
천상의 바람길, 대청호를 가장 가까이 걷는 시간
천상의 바람길은 이 정원의 중심 산책로다. 검은 바위와 꽃, 나무, 짧은 문장이 길 위에 놓여 있다. “바람보다 앞서가지 마세요” 같은 문구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이곳을 걷는 방식에 대한 안내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이 정원에서는 빠르게 걷기 어렵다. 길은 좁고, 풍경은 자주 멈춰 서게 만든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대청호가 점점 가까워진다. 호수는 넓게 펼쳐지지만, 풍경은 요란하지 않다. 산과 물, 하늘이 겹겹이 놓이고, 날씨에 따라 정원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햇빛이 강한 날에는 물빛과 식물의 색이 또렷하고, 흐린 날이나 안개가 내려앉은 날에는 정원이 훨씬 고요해진다.
사진을 찍을 때는 욕심을 줄이는 편이 좋다. 대청호 전체를 한 장에 가득 넣으려 하기보다, 수평선을 안정적으로 잡고 인물을 작게 배치하면 정원의 조용한 분위기가 살아난다. 호수와 산자락은 이미 충분히 크다. 사진 속 사람은 그 풍경을 설명하는 작은 기준점이 되는 편이 좋다.
카페와 계단, 움직임을 담기 좋은 포토존
천상의 바람길을 한 바퀴 돌면 다시 카페 앞마당으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서 보이는 카페 건물과 계단도 사진 명소다. 오래된 유럽풍 건물을 연상시키는 외관과 돌계단, 주변의 식물들이 어우러져 정원의 또 다른 표정을 만든다.
인물 사진을 찍는다면 정면으로 서서 포즈를 잡는 것보다 계단을 오르거나 내려가는 순간을 담는 것이 자연스럽다. 뒷모습이나 옆모습을 활용하면 공간의 분위기가 더 잘 살아난다. 조리개 값을 높이면 인물과 건물, 주변 정원까지 선명하게 담을 수 있고, 반대로 배경을 부드럽게 흐리게 하고 싶다면 조리개를 더 열어 인물에 초점을 맞추면 된다.
카페는 관람의 끝이 아니라 정원을 잠시 멈춰 보는 자리다. 걷다가 쉬고, 차를 마시며 호수와 정원을 다시 바라보면 이 공간이 왜 ‘학습원’이면서도 ‘정원’으로 불리는지 이해된다. 수생식물을 전시하는 기능과 휴식형 정원의 기능이 함께 있는 곳이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 대청호를 배경으로 한 고요한 장면
카페를 지나 안쪽 산책로로 들어가면 작은 교회당이 나타난다. 한국관광공사는 이 교회당을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으로 소개하며,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면 십자가가 놓여 있다고 설명한다. 교회당은 매우 작지만, 대청호를 배경으로 한 위치 때문에 오래 기억되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종교와 무관하게 마음이 차분해진다. 작은 내부, 목조 십자가, 창밖의 물빛이 함께 놓인다. 사진을 찍을 때는 십자가를 화면 중앙에 두고 바깥 물빛이 은은하게 들어오도록 노출을 맞추면 좋다. 강한 빛을 모두 살리려 하기보다 실내의 어둠과 바깥 호수의 밝기가 대비되도록 두면 장면에 깊이가 생긴다.
교회당 주변은 조용히 머무는 공간이다. 사진을 남기더라도 오래 점유하지 않고, 다른 방문객이 차분히 둘러볼 수 있도록 배려하는 편이 좋다. 천상의정원은 입장객을 제한하는 곳인 만큼, 정원의 고요함 자체가 중요한 관람 요소다.
예약제 운영, 방문 전 확인은 필수
천상의정원 수생식물학습원은 예약 없이 즉흥적으로 들르기 어려운 곳이다. 공식 예약 안내에는 실시간 예약제로 운영되며 제한된 인원만 방문할 수 있다고 안내돼 있다. 한국관광공사도 학습원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 입장할 수 있고, 하루 입장객은 최대 240명으로 제한한다고 소개한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동절기에는 오후 5시까지로 안내된다. 일요일은 휴무다. 입장료는 성인 6,000원, 청소년 4,000원으로 현장 결제 방식이다. 다만 운영시간, 입장료, 휴무일은 계절과 운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방문 전 공식 예약 페이지를 확인해야 한다.
정원은 대청호 안쪽에 있어 대중교통 접근이 쉽지는 않다. 자가용 이동이 가장 편하고, 주말에는 예약이 빠르게 마감될 수 있다. 사진 촬영을 목적으로 방문한다면 사람이 적은 오전 시간대가 좋다. 흐린 날에는 색감이 차분하고, 맑은 날에는 호수와 하늘의 대비가 선명하다.
아름다운 민간정원 30선에 오른 호수 위 정원
천상의정원은 2024년 산림청이 선정한 아름다운 민간정원 30선에도 이름을 올렸다. 산림청은 전국 등록 민간정원을 대상으로 대국민 온라인 선호도 조사와 전문가 현장심사를 거쳐 30곳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정원누리 자료에도 천상의정원은 민간정원30선으로 표시돼 있으며, 주소는 충북 옥천군 군북면 방아실길 255로 안내된다.
정원누리는 천상의정원을 “호수 위의 정원”이라는 의미로 소개하고, 대청호 풍경과 수생식물학습원이 결합된 공간으로 설명한다. 자료에는 정원면적 17,287㎡, 녹지면적 13,784㎡로 표시돼 있으며, 소나무와 관목, 초본류 등이 식재돼 있다고 안내돼 있다.
이런 이력은 천상의정원이 단순한 카페형 관광지가 아니라, 민간이 오랜 시간 가꾸고 개방한 정원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정원은 한 번에 완성되는 시설물이 아니다. 계절마다 식물이 바뀌고, 길은 손질되고, 호수와 날씨는 매일 다른 표정을 만든다. 그래서 이곳은 사진 명소이면서 동시에 시간을 들여 걸어야 하는 정원이다.
옥천 여행과 함께 묶으면 더 좋다
천상의정원만 보고 돌아와도 충분하지만, 옥천 여행으로 확장하면 하루 코스가 더 풍성해진다. 한국관광공사는 수생식물학습원과 청풍정, 이원양조장을 묶는 당일 여행 코스와, 부소담악·장령산자연휴양림·정지용문학관 등을 연결하는 1박 2일 코스를 예시로 제시한다.
옥천은 대청호 주변 풍경과 문학, 전통주, 자연휴양림을 함께 가진 지역이다. 정지용문학관에서는 옥천 출신 시인 정지용의 문학을 만날 수 있고, 장령산자연휴양림은 계곡과 숲길이 좋은 산림휴양지다. 부소담악은 대청호에 병풍처럼 이어지는 절벽 풍경으로 알려져 있다.
천상의정원은 옥천 여행의 속도를 낮춰주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좁은문을 지나고, 바람길을 걷고, 호수를 바라보고, 작은 교회당 앞에 서는 시간은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 남는다. 한 장의 사진을 남기기 위해 찾았다가, 사진보다 더 오래 마음에 남는 풍경을 가지고 나오는 곳이다.
여행레저신문 Copyrights ⓒ The Travel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he Travel News Special Series] Saipan Tourism at the Edge: Conditions for Revival Resort and pool scene symbolizing the golden era of Saipan tourism](https://img.thetravelnews.co.kr/2026/04/ChatGPT-Image-2026년-4월-20일-오후-10_28_38-1-1-100x70.jpg)


